눈 사라지는 알프스, 금세기 말까지 70% 감소 전망

조홍섭 2017. 02. 17
조회수 18800 추천수 0

스위스 알프스 12월 강설량 150년 최저 기록, 스키장 폐쇄 사태

알프스 적설량 감소폭 현상유지는 70%, 온실가스 감축 땐 30%


Archiv SLF-s.jpg » 스위스 다보스 스키장의 맨바닥이 드러난 슬로프 모습. 2015년 12월의 모습으로 스위스 쪽 알프스에는 3년 연속 12월에 눈이 거의 오지 않았다. ARCHIV SLF


스위스 알프스에 있는 유명 스키장인 샤르메 스키 리조트는 크리스마스 휴가 대목인 지난해 12월 26일 스키장을 폐쇄했다. 일주일째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아 슬로프의 맨바닥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온은 평년보다 10도나 높았다.


지난해 12월 스위스 쪽 알프스의 강설량은 기상관측을 시작한 150년 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알프스에서 벌써 두드러진다. 문제는 이런 일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알프스 산맥에서 더 흔하게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크리스토프 마르티 스위스 눈 및 눈사태 연구소(SLF) 연구원 등 스위스 연구자들은 16일 유럽지구과학연맹이 발간하는 과학저널 <빙권(cryosphere)>에 실린 논문에서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금세기 말까지 알프스 산에 눈이 얼마나 쌓일지를 예측했다.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정도는 달라지지만 금세기 말까지 적설량의 대폭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나타났다.


1280px-Speikboden_gebiet_Gissa_s.jpg » 알프스 동쪽인 티롤 지방의 스키 리조트 모습. 앞으로 점점 더 이렇게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스키장은 줄어들 것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Gissa


특별한 대책 없이 지금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시나리오에서 알프스의 적설량은 금세기 말까지 70% 사라진다는 계산이 나왔다. 반대로 현재 유엔의 목표 대로 지구 기온상승을 2도 아래로 억제할 경우 줄어드는 적설량은 30%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설량 감소는 고도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지구온난화 영향은 만년설이 덮이는 고지대라고 비켜나지 않는다. 해발 3000m 이상인 곳에서도 현상유지 시나리오에서 적설량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1280px-Matterhorn_from_Domhütte_-_s.jpg » 알프스의 고봉 가운데 하나인 마테호른(4478m). 온실가스를 이대로 방출하면 금세기 말에는 알프스의 3000m 이상 고지대에도 적설량이 절반으로 줄 것으로 예측됐다. 그렇게 되면 마테호른도 다른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는 곳은 많은 스키장이 밀집된 더 낮은 해발고도이다. 해발 1200m 이하의 알프스 산에는 금세기 말까지 적설의 유지가 곤란할 것으로 연구자들은 내다봤다. 이곳에는 알프스 스키장의 4분의 1이 몰려 있다. 


알프스 산간 지역경제의 90%는 겨울 스포츠에 의존한다. 또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알프스를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8천만명에 이른다.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 충분한 자연설이 내리는 기간도 대폭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스키 시즌이 금세기 말까지 반 달에서 한 달까지 늦게 시작돼 1~3달 일찍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자들은 “금세기 중반이면 해발 500~1000m 산악에 눈이 쌓이는 날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금세기 말에는 스키는 해발 2500m 이상에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1280px-Aletschgletscher_mit_Pinus_cembra1-Jo Simon_s.jpg » 알프스 최대 빙하인 알레취 빙하. 스위스 남부에 위치한 이 빙하는 지구온난화로 해마다 후퇴하고 있다. 2006년에는 기록적으로 한 해에 116m나 후퇴했다. 빙하의 후퇴는 강물 유량의 감소 등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Jo Simon


지구온난화는 강수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눈도 더 많이 내리지 않을까. 주 저자인 마르티는 “우리의 연구결과는 겨울철 강수량이 늘어나더라도 기온상승의 강한 효과를 상쇄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유럽지구과학연맹의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장기적으로 알프스 지역의 적설량 감소와 빙하의 후퇴는 강물과 개울의 유량을 줄여 지역 관광업뿐 아니라 생태, 관개, 수력발전, 수운 등 광범한 분야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arty, C., Schlögl, S., Bavay, M., and Michael, L.: How much can we save? Impact of different emission scenarios on future snow cover in the Alps, The Cryosphere, 11, 517-529, doi:10.5194/tc-11-517-2017, 2017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골칫덩이 등검은말벌, ‘치명적 유혹’으로 퇴치한다골칫덩이 등검은말벌, ‘치명적 유혹’으로 퇴치한다

    조홍섭 | 2017. 10. 19

    성호르몬으로 수컷 유인 성공분비량 1천분의 1에도 민감 반응등검은말벌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등 세계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침입종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에선 2000년대 영남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에 퍼지면서 꿀벌과 사람에 대한 피해가 커...

  • 3천m 잠수 부리고래의 비밀 밝혀져3천m 잠수 부리고래의 비밀 밝혀져

    조홍섭 | 2017. 10. 13

    작은 몸집, 산소 고갈되면 무산소호흡으로 버텨수면 돌아와 1시간 이상 휴식, 해군 소나 피해도허파로 숨을 쉬어야만 살아가는 동물 가운데 깊은 바다를 잠수해 먹이를 찾는 종이 여럿 있다. 코끼리물범, 바다사자, 물개 같은 포유류와 황제펭귄, ...

  • 더워지는 바다 ‘니모’ 찾기 힘들어진다더워지는 바다 ‘니모’ 찾기 힘들어진다

    조홍섭 | 2017. 10. 11

    수온 상승이 말미잘 백화현상 불러 흰동가리는 스트레스로 번식률 73% 격감     태평양과 인도양의 산호가 있는 얕은 바다에 사는 흰동가리는 ‘니모를 찾아서’란 애니메이션으로 명성을 얻은 물고기이다. 노랑이나 주황색 몸통에 선명한 줄무...

  • 홍수 땐 몸으로 뗏목 만들고 탑 쌓는 붉은불개미홍수 땐 몸으로 뗏목 만들고 탑 쌓는 붉은불개미

    조홍섭 | 2017. 10. 10

    수십만 마리가 100초만에 모여 방수 뗏목 만들어 수주일 이주육지 닿으면 끊임없이 무너지고 재건하는 ‘살아있는’ 에펠탑 건조부산 감만부두에서 발견돼 물의를 빚고 있는 외래종 불개미(외래붉은불개미, Solenopsis invicta)는 원산지인 남아메리카...

  • 열매 함부로 따지 마라…동물과 ‘밀당’ 중이다열매 함부로 따지 마라…동물과 ‘밀당’ 중이다

    조홍섭 | 2017. 10. 07

    익은 열매엔 식물 무관한 2차 대사물질 듬뿍먹고 씨앗과 함께 배설만 노리는 건 아냐멀리 보내려면 변비, 손상 피하려면 설사 성분독성물질 넣어 오래 머물지 못하게 하기도야생 열매는 과일 아냐, 함부로 먹었다간 큰 코탐스럽고 먹음직하게 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