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귀향한 제돌이 이젠 자유재롱 부려

남종영 2014. 07.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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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와 함께 요트 옆 파도타기, 김녕항 오전 10~11시, 오후 4~5시 자주 나와

요트 겁내지 않고 몸 뒤집기 재롱도, 동물복지 고려한 고래 관광 새 가능성 보여


je1.jpg » 지난 6월18일 김녕 앞바다에 나타난 제돌이(맨 오른쪽).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동쪽에서 30여 마리의 무리와 함께 도착해, 필자가 자리를 뜬 오후 1시까지도 무리와 함께 근처를 유영했다. 제돌이의 등지느러미에는 1번이 표시되어 있다. 사진=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제돌이가 고향인 제주 앞바다로 돌아간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지난해 7월18일, 제돌이는 춘삼이와 함께 제주시 김녕 앞바다의 가두리를 빠져나가 다시 야생생활을 시작했다. 


그보다 약 한달 전인 6월22일에는 삼팔이(D-38)가 야생적응 훈련용 가두리의 찢어진 그물 틈으로 먼저 야생 바다로 빠져나갔다. 이 세 마리는 제주 앞바다에 살다가 그물에 걸려 수족관업체에 팔려갔고, 제돌이는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춘삼이와 삼팔이는 제주 서귀포시 퍼시픽랜드에서 공연을 했다.  


한때 쇼돌고래로 살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 제돌이와 춘삼이는 2009년 불법 혼획돼 이후 수족관 생활을 4년 했고, 삼팔이는 2010년에 잡혀 3년을 인간과 함께 있었다. 


주 바다로 돌아간 지난 1년 동안 이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야생 무리로 무사히 돌아갔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잘 살고 있다. 세 돌고래를 추적 모니터링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100% 적응했다고 입을 모은다. 


je2.jpg » 지난해 7월 김녕 앞바다의 야생적응 가두리에서 헤엄치고 있는 제돌이(1번)와 춘삼이(2번). 나란히 인공위성 위치 추적장치(GPS)를 달았다. 야생방사 뒤 모니터링을 위해 부착됐던 이 장치는 얼마 안 돼 떨어졌다. 사진=제돌이시민위원회


7월18일 방류 직후, 제돌이와 춘삼이는 각각 다른 길을 갔다. 지난해 5월부터 약 두 달 동안 제주 성산항과 김녕 앞바다 가두리에서 세 마리의 야생적응 과정을 지켜본 서울대공원 사육사들은 제돌이가 춘삼이, 삼팔이와 친하게 어울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세 마리 모두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무리 110여 마리의 일원이었지만, 각각 서울대공원과 퍼시픽랜드에서 따로 지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왕따' 정도는 아니었지만, 야생방사 직후 제돌이와 춘삼이가 '제 갈 길을 간 것'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던 거 같다. 


야생방사 직후에는 제돌이와 춘삼이는 제주 동부 바다에서 따로 지냈다. 제돌이는 아마도 계속 혼자 다닌 것 같고, 춘삼이는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어미와 함께 지낸 것으로 관찰됐다. 


며칠 동안은 그렇게 야생 무리에 '완전히' 합류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8월3일 최초로 야생무리 속에서 헤엄치는 제돌이가 발견된다. 


춘삼이도 그 무리에 있었다. 목시조사로 측정되기로는 약 100마리 이상의 돌고래떼로, 제주 남방큰돌고래 전원이 모인 자리 같았다. 8월27일 차귀도 바다에서는 제돌이와 삼팔이가 함께 목격되기도 했다. 


그뒤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는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 세 돌고래의 방류 후 모니터링을 하는 이들은 김병엽 제주대 해양과학대 교수, 장수진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연구원 그리고 김현우 고래연구소 연구원 등인데, 이들은 조사기간 때마다 이들 '쇼돌고래' 출신 '야생돌고래'를 목격하고 있다. 돌고래들이 어선이나 사람을 따르지 않을까 일부에서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전혀 그런 적도 없다고 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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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4.jpg » 제주시 김녕 앞바다의 고래관광 요트에서 발견된 제돌이(1번)와 춘삼이(2번)의 모습. 제돌이와 춘삼이는 다른 돌고래들과 마찬가지로 곧잘 요트에 붙어 유영을 한다. 하지만 다른 돌고래에 비해 더 자주 보트에 붙거나 인간을 따르는 건 아니다. 사진=김녕요트투어


어떻게 하면 제돌이를 볼 수 있을까? 일반인은 제주 김녕앞바다에서 이뤄지는 고래관광을 통해 돌고래를 볼 수 있다. 


김녕요트투어에서 진행하는 고래관광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50분까지 매시간마다 진행된다. 30인승 요트를 타고 김녕항을 나가 주변의 바다를 한시간 동안 둘러본다. 


돌고래가 나타나면 십중팔구 요트에 붙어 파도를 타는 등 놀고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번은 스노클링할 때 돌고래가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김녕 앞바다에서 돌고래들이 자주 목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돌고래들이 이곳에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제주 연안에서 돌고래가 가장 자주 관찰되는 곳은 성산에서 김녕, 함덕까지 제주 동북부 해안이고 그 다음은 애월에서 차귀도까지 제주 서부 해안이다. 


먹이활동을 할 때는 김녕 앞바다에서 몇 시간 머무르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 돌고래들은 재빨리 김녕 앞바다를 통과하기도 한다. 돌고래들은 월정리해수욕장에서 김녕항 그리고 서우봉까지 해안가 1㎞ 안으로 붙어서 이동한다. 굳이 고래관광 요트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해변에서 망원경만 있으면 관찰할 수 있다.

   

je5.jpg » 김녕 앞바다의 남방큰돌고래들. 사진=김녕요트투어


돌고래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보러' 온다는 것을 알까? 고래관광 요트의 선원들은 돌고래가 특별히 배에 대해 경계심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2011년부터 요트에서 가이드를 한 김현선(25)씨는 "돌고래들이 배를 뒤집고 유영을 하곤 한다. 예전에는 그런 적이 자주 없었다"고 말한다. 


돌고래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돌고래들은 요트의 사람들이 자신을 해치지 않는 사실을 알 것이다. 고래관광에서는 이처럼 천천히 유영하는 제돌이와 춘삼이가 핸드폰 카메라로 잡힐 정도로 여러 번 목격됐다.

 

je6.jpg » 김녕항에 세워진 돌고래 출석부. 사진=김녕요트투어


김녕요트투어는 김녕항 앞에 '돌고래 출석부'를 만들어 두었다. 4월에는 10일, 5월에는 13일, 6월에는 15일 돌고래가 나왔다. 


돌고래는 어떤 날은 서너 마리만 나와 천천히 유영하다 가기도 하고 어떤 날은 수십 마리가 물보라를 튀기며 지나갈 때도 있다. 짧게 머무르다 가는 경우도 있고 하루종일 머무는 경우도 있다. 


보통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무리의 경우 보트에서 멀찍이 떨어져 가는 편이고, 10~30마리 정도의 중간 규모의 무리는 파도 타기를 하며 어울려 노는 편이라고 한다. 


김광경 김녕요트투어 대표는 "보통 오전 10시, 11시와 오후 4시, 5시 쯤에 자주 나온다. 그래서 돌고래를 찾는 이들에겐 이 시간대를 안내한다"고 말했다. 한 시간 동안의 요트투어는 자연산 회 등 선상 다과, 갑판에서 바다 보기, 선상 낚시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돌고래가 나타나면 탑승객의 의견을 묻고 선상 낚시 등의 프로그램을 생략하기도 한다. 


je7.jpg » 김녕 앞바다에서 군무를 벌이는 남방큰돌고래. 사진=김녕요트투어


지난 1일에도 제돌이를 포함해 남방큰돌고래 50여 마리가 오전 9시에서 11시까지 김녕 앞바다에 머물다가 갔다. 이날 제돌이는 마치 사람들을 안내하듯이 앞에서 배를 이끌고 미끄러져 나아갔다. 돌고래 출현 소식은 김녕요트투어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gnytour)을 통해 알 수 있다.


제돌이가 서울대공원에 있을 때, 우리는 언제든지 제돌이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제돌이가 야생의 바다로 돌아간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제돌이를 만날 수도 있고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제돌이가 와 주어야 제돌이를 볼 수 있다.

 

je8.jpg » 지난 3월25일 제주 서귀포시 모슬포 앞바다의 제주 해양수산연구원의 수중 카메라에 포착된 제돌이. 사진=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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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영 한겨레신문 기자
2001년부터 한겨레신문사에서 일하고 있다. 《한겨레》와 《한겨레21》에서 환경 기사를 주로 썼고, 북극과 적도, 남극을 오가며 기후변화 문제를 취재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구 종단 환경 에세이인 『북극곰은 걷고 싶다』를 지었고 『탄소다이어트-30일 만에 탄소를 2톤 줄이는 24가지 방법』을 번역했다. 북극곰과 고래 등 동물에 관심이 많고 여행도 좋아한다. 여행책 『어디에도 없는 그곳 노웨어』와 『Esc 일상 탈출을 위한 이색 제안』을 함께 냈다.
이메일 : fandg@hani.co.kr      
블로그 : http://plug.hani.co.kr/isoundmy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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