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 거대 철갑상어, 양쯔강서 댐 건설로 멸종 위기

조홍섭 2018. 11. 13
조회수 12828 추천수 0
한국 등 동아시아 살던 세계 최대 철갑상어, 성체 156마리 남아
유일 번식지 양쯔강 서식지 감소·수온 상승…“10∼20년 안 멸종”

c1.jpg » 동아시아 최대 민물고기인 철갑상어. 남획에 이어 댐 건설로 멸종을 코앞에 두었다. CEphoto, Uwe Aranasx,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게 자라는 민물고기는 잉어나 메기가 아니라 철갑상어다. 최대 5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이 물고기는 동아시아 고유종으로 1990년대 초반까지 종종 큰 강 하구에서 잡혔다. 가장 마지막 기록은 2014년 4월7일 울산 방어진 앞바다에서 141㎝ 길이의 철갑상어 한 마리가 자망에 걸린 것이다.

바다에서 성장한 뒤 고향인 강으로 거슬러 올라 번식하는 이 물고기가 번식하는 곳은 이제 중국 양쯔강이 유일하다. 성체를 모두 합해 15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이 물고기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위급 종’으로 지정했고, 중국에서도 자이언트 판다와 함께 최상위 보전 대상이지만 복원 노력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철갑상어가 멸종의 길로 접어든 이유는 양쯔강에 잇달아 건설된 대형 댐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10∼20년 안에 멸종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리 황 중국 수자원 및 수력 자원 연구소 연구원 등은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양쯔강에 건설된 일련의 대형 댐이 철갑상어의 번식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c2.jpg » 거저우바 댐(오른쪽 끝)을 시작으로 양츠강에 들어선 대형 댐. 철갑상어 산란지(점선 부분)의 94%가 줄었다. 전리 황 외 (2018) ‘커런트 바이올로지’ 제공.

상어와는 다른 경골어류의 오래 된 계통에 속하는 철갑상어는 수명이 20년 가까운 대형 어류로 연어처럼 담수와 바닷물을 오가며 산다. 기수나 연안에서 자라 수컷은 8살, 암컷은 14살이 돼 성숙하면 큰 강을 거슬러 올라 번식에 나선다. 현재 유일한 번식지인 양쯔강에서 수컷은 250㎝·150㎏, 암컷은 400㎝·350㎏에 이르면 비로소 번식여행길에 오른다.

양쯔강 하구에 6∼7월에 도달한 철갑상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 9∼10월 강 중류에 이르면 여행을 중단하고 겨울을 난다. 이듬해 다시 상류로 올라 10∼11월 바닥에 잔돌이 깔린 협곡 여울에 산란한 뒤 곧장 바다로 돌아간다. 몸무게 500㎏, 길이 5m까지 자라는 세계 최대의 물고기는 2500∼3300㎞ 이르는 장거리 여행을 평생 3∼4번 거듭하며 강과 바다를 오간다.

1960년대까지 주요 상업 어획 대상이던 철갑상어는 남획으로 1970년대 들어 연간 어획량이 500마리에 그치는 등 급격히 줄어들었다. 1981년 양쯔강 중류에 건설된 거저우바댐은 치명타였다. 연구자들은 “이 댐 건설로 철갑상어의 이동 거리는 1175㎞ 단축됐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이 물고기는 상류 번식지로 이동하면서 차츰 생식샘이 성숙한다. 그런데 이동 거리가 줄어들면서 성적 성숙까지 37일이나 남아 있는데 더는 상류로 가지 못하고 번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연구자들은 이로 인해 번식 집단의 크기는 24.1%로, 번식 장소는 6.5%로 줄었다고 밝혔다.

양쯔강의 거저우바댐 상류에도 댐 건설이 이어져 2003년 삼협댐 등 2000년대 이후 3개의 대형 댐이 들어섰다. 연구자들은 추가로 들어선 댐은 수온을 상승시켜 그나마 줄어든 철갑상어의 산란 환경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이 계산한 번식 개체군은 0∼4.5%로 사실상 번식을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쯔강의 철갑상어 번식 개체 수는 1981년 이전 1727마리였고 바다에 있는 어린 개체를 포함하면 3만2260마리로 추정됐다. 그 수가 2015년에는 성숙 개체수 156마리와 바다의 어린 개체 수를 포함해 2569마리로 줄었다. 연구자들은 “이대로라면 철갑상어는 10∼20년 안에 멸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당국이 추진 중인 인공 증식 계획은 적절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으며, 무엇보다 번식에 적절하도록 강물의 수온을 조절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논문에서 지적했다.

c3.jpg » 베이징의 수족관에 전시된 철갑상어. 1960년대까지는 남획으로 1980년대 이후에는 댐 건설로 멸종의 길로 접어들었다. 시자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국제자연보전연맹은 동아시아의 철갑상어가 양쯔강을 뺀 한반도와 일본에서는 절멸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완옥 전남대 수산과학연구소 연구교수는 “우리나라는 양쯔강처럼 긴 강이 없어 철갑상어가 번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한강, 금강 등 큰 강 하구에 살던 종어처럼 깊은 강물 바닥에서 새우나 게 등을 잡아먹으며 살다가 하구둑 건설과 수질 오염 등으로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서식하던 철갑상어가 완전히 멸종했는지, 중국 양쯔강 집단과 어떤 관계인지 등은 밝혀진 바 없다. 최근 한강 등에서 발견된 철갑상어는 외국에서 들여왔거나 양식하던 것이다. 단지 국내에서 잡힌 다수의 철갑상어가 표본으로 남아 있어 서식 사실을 짐작할 수는 있다. 정혜경 제주해양동물박물관 대표는 “1990년 초반만 해도 인천 등에서 철갑상어가 잡혔다는 연락을 받곤 했지만 이후로는 그런 소식이 끊겼다”며 “길이 3.5m 개체를 포함해 국내에서 채집한 철갑상어 표본 30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Huang & Wang, Yangtze Dams Increasingly Threaten the Survival of the Chinese Sturgeon, Current Biology, 2018, 28, 1–8
https://doi.org/10.1016/j.cub.2018.09.032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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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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