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어린 두꺼비, 위험한 연례 이동 시작했다

구대선 2013. 0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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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산란지 대구 망월지서, 200만마리 새끼 두꺼비떼 대이주 시작
비오는 날 떼지어 숲으로 숲으로…청주 등지에선 봄철 이상고온으로 자취 감추기도


bulfo.jpg » 두꺼비 새끼들이 웅덩이에서 올챙이 생활을 마치고 길을 건너 산으로 대이동을 하고 있다. 이동은 주로 비오는 날 한다. 이 사진은 2007년 촬영한 것이다. 사진=구대선 기자

 

전국 최대 규모의 두꺼비 산란지로 유명한 대구 수성구 욱수동의 망월지에서 새끼 두꺼비떼가 이동을 시작했다.
 

망월지에서 태어난 새끼 두꺼비들은 지난 19일 새벽 5시부터 수천여 마리가 떼를 지어 인근 욱수골 숲속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끼 두꺼비들은 올해 들어 첫 이동을 시작했으며, 6월 초순까지 비 오는 날이나 습기가 많은 새벽 또는 밤 시간을 이용해 3~4차례에 걸쳐 대략 200여만마리가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마다 2~3월이 되면 어른 두꺼비들이 욱수골에서 망월지로 내려와 알을 낳은 뒤 새끼들이 몸길이가 2~3㎝로 자라나는 5월 중순~6월 초순이 되면 다시 떼를 지어 골짜기로 돌아가는 생태 순환이 되풀이된다.
 

망월지새끼두꺼비대이동(3).jpg » 지난 19일 이동을 시작한 어린 두꺼비 무리. 사진=대구경북녹색연합

 

망월지는 2007년 5월 대구경북 녹색연합에 의해 두꺼비 산란지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재혁 대구경북 녹색연합 운영위원장은 “망월지는 인구 250만명의 대구시 도심지에 자리잡은 두꺼비 서식지로, 의미가 남다르며 반드시 보존돼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대구 망월지 두꺼비 보존협회’(공동회장 박희천 전 경북대 교수, 송준기 치과의사)를 꾸린 뒤 대구시 및 수성구 등과 공동으로 수질정화, 로드킬 방지 담장 설치, 캠페인, 세미나 등 보존활동을 펴고 있다. 보존협회 쪽은 “올해는 생태통로 보완 사업과 망월지 주변 텃밭 철거, 청소년 생태교육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망월지새끼두꺼비대이동(1).jpg » 망월지에서 인근 산으로 이동하는 새끼 두꺼비들. 사진=대구경북녹색연합

 

망월지는 2만여㎡ 크기의 저수지로 25명이 소유권을 나눠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때 망월지를 택지로 바꾸려 했다가 법원이 “저수지 상태로 보존하라”는 판결을 내리는 바람에 무산됐다.
 

김부섭 대구시 환경녹지국장은 “60억원을 들여 대구시에서 저수지를 사들이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매입계획을 보류하고 현 상태에서 두꺼비를 보존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00198379_P_0_장철규.jpg » 성체 두꺼비. 봄 번식을 마치면 한달쯤 봄잠을 자고 겨울엔 동면을 한다. 사진=장철규 기자
 

양서파충류 전문가로 알려진 대구보건대 김구환 교수는 “망월지 주변에 찜질방 등이 들어서면서 2009년 250만마리를 웃돌던 새끼 두꺼비들이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욱수골 중간중간에 물길을 따라 두꺼비들이 알을 낳을 수 있는 자그마한 보를 만들어 ‘확장습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010년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망월지를 선정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망월지 외에도 청주 원흥이 방죽, 서울 우면산, 인천 계양산 등이 두꺼비 서식처로 손꼽힌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청주 일대 새끼 두꺼비 자취 감춰, 수만마리에서 100마리 이내로

봄철 이상고온이 직격탄, 서식지 환경 악화와 항아리곰팡이병 감염도 의심

 

03929633_P_0.jpg » 충북 청주 낙가산 늪지대에서 깨어난 어린 두꺼비 무리 수십만 마리가 주변 야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1년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류우종 기자

 

해마다 이맘때 방죽을 떠나 서식지인 산으로 오르던 새끼 두꺼비가 올해는 눈에 띄게 줄어 환경단체와 학계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경 시민모임 ‘두꺼비와 친구들’은 20일 “지난해 봄부터 줄기 시작하던 새끼 두꺼비의 ‘산란 대장정’이 올해는 눈에 띄게 줄었다. 재작년 수만마리가 떼 지어 장정에 나섰지만 올해는 100마리 안쪽으로 줄었다. 일부 방죽에서는 아예 자취를 감춘 곳도 있다”고 밝혔다.
 

두꺼비와 친구들은 최근 청주 용정동 낙가동 소류지, 성화동 농촌 방죽, 청원 문의 방죽, 청주 지북동 방죽 등 8곳에서 두꺼비 산란·이동 모니터링을 했다. 박완희 사무국장은 “청주 일대 방죽 38곳 가운데 8곳을 조사했는데 농촌 방죽 일대 30여쌍을 빼고는 두꺼비들의 이동 모습뿐 아니라 로드킬(이동하다 자동차에 치여 죽는 것)도 거의 찾을 수 없다. 학계에 원인 분석을 맡겼으며, 청주시와 금강유역환경청 등에 공동 조사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3929730_P_0.jpg » 두꺼비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 시민활동이 활발하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서식지 교란 등이 겹쳐 두꺼비를 위협하고 있다. 2011년의 이동 모습이다. 사진=류우종 기자

 

이들은 지난 3월 일부 서식지에서 흰곰팡이가 낀 듯한 두꺼비 알 등을 수거해 충북대 수의학과에 정밀 검사를 맡겼다. 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나기정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벌인 일반 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병리·조직 검사 등을 주목하고 있는데 결과는 2~3일 정도 뒤에 나올 것이다. 지난해 검사에서 봄철 이상 고온에 의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왔던 터라 두꺼비 산란기인 올봄의 이상 고온을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식지의 환경 변화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성하철 전남대 생물학과 교수는 “청주 주변 방죽 등의 서식 환경 변화에 따라 두꺼비 자체의 개체수가 급감했거나 다른 곳으로 옮겼을 수도 있다. 장·단기적 서식 환경을 모두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서류의 천적으로 불리는 항아리곰팡이병 감염 의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항아리곰팡이병은 1993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감염 양서류 90% 이상을 죽게 하는 병이다. 나 교수는 “아니길 바라지만 요즘 기온변화 등 서식 환경이 워낙 들쭉날쭉해 항아리곰팡이병도 의심은 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서도 병원체는 발견된데다 이웃 일본까지 감염돼 걱정된다”고 말했다.

 

성 교수도 “보지 않아 알 수 없지만 흰곰팡이 같은 것이 끼었다면 항아리곰팡이병을 조심스레 의심해 볼 수 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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