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하루 만에 바다에 ‘풍덩’, 신비의 뿔쇠오리

조홍섭 2012. 07. 03
조회수 21686 추천수 1

국립공원공단, 남해안 백도에서 서식지 발견…국내 4번째

세계적 멸종위기종, 육지서 산란 뒤 바다서 수수께끼 생활

 

duck1.jpg » 어린 뿔쇠오리. 2011년 제주 서귀포 해안에서 발견됐다.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번식기에만 잠깐 무인도에 올 뿐 생애 대부분을 바다에서 작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뿔쇠오리는 조류 연구자나 애호가에게 ‘신비의 새’로 통한다.
 

길이 24㎝가량의 펭귄 비슷한 모습을 한 이 새는 세계에서 일본, 한국 남해안 등 동북아에만 분포하며 개체수를 다 합쳐도 5000~1만 마리에 그치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3일 전남 여수시 삼산면 백도에서 뿔쇠오리의 새로운 번식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백도는 39개의 바위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흑비둘기, 섬휘파람새, 매 등의 희귀조류가 서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공단에 딸린 국립공원연구원은 지난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생태조사를 하던 중 백도에서 뿔쇠오리로 추정되는 새의 주검을 발견해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뿔쇠오리임을 확인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에 이 새의 번식지로 확인된 곳은 전남 신안군 흑산면 구굴도, 독도, 제주 서귀포 등 4곳으로 늘어났다.
 

baekdo.jpg » 뿔쇠오리 번식지로 밝혀진 다도해 백도의 모습.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뿔쇠오리는 개체수가 적은데다 주로 먼바다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주 서식지, 먹이, 생태 등이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또 주로 10마리 아내의 가족 단위로 생활하는데다 잠수로 크릴, 곤쟁이 등 갑각류를 잡아먹기 때문에 잘 눈에 띄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뿔쇠오리의 생태는 베일에 싸여있는데, 새끼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어미가 먹이를 물어 나르는 다른 새와 달리 갓 태어난 새끼를 바다에서 키우는 강인한 ‘바닷새 기질’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창욱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 연구원은 “무인도 절벽에 1~2개의 알을 낳고 새끼가 알에서 깨면 1~2일 뒤 바로 바다로 데려가 사냥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 말했다.
 

뿔쇠오리-성조.jpg » 펭귄을 닮은 뿔쇠오리 어른새. 무인도 절벽에서 번식할 때를 빼고는 바다에서 생활한다.

 

뿔쇠오리의 세계 최대 번식지는 일본 규슈의 무인도 비로지마로 약 3000마리가 모이지만, 번식이 끝난 뒤 어디로 이동하는지는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일본에서 뿔쇠오리는 특히 낚시꾼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낚시꾼이 버린 고기에 이끌린 까마귀나 갈매기가 뿔쇠오리의 알과 새끼를 포식하고 낚싯배가 쥐의 유입을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41호와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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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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