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머리 갑옷공룡, 우리 연구자가 복원

조홍섭 2019.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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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서 발굴, 육식공룡 공격 막으려 볼과 뒤통수에 ‘뿔’ 솟아

dr1.jpg » 한-몽 국제 공룡 탐사대가 2007년 발견된 새로운 탈라루루스 속 공룡의 복원된 머리뼈 화석을 바탕으로 그린 상상도. 용의 머리를 떠올리게 한다. 제드 테일러 제공.

육식공룡의 공격을 막기 위해 머리가 여러 개의 뼛조각으로 덮인 갑옷공룡의 거의 완벽한 모습이 우리나라 공룡 연구자에 의해 복원됐다. 마치 용의 머리처럼 보이는 이 공룡 뼈 화석은 2007년 한국-몽골 국제 공룡 탐사에서 발견된 것들이다.

2007년 경기도 화성시의 지원으로 몽골 동 고비 사막에서 벌어진 공룡 탐사에는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를 비롯해 캐나다, 일본, 몽골, 포르투갈의 고생물학자가 참여해 탈라루루스 속 공룡 3개체의 잘 보존된 머리뼈 화석 등을 발굴했다. 

발굴된 화석은 화성시에 있는 공룡 알 화석지 방문자 센터로 옮겨져 암석에서 분리하는 작업과 정밀한 분석을 거쳐 이번에 과학저널 ‘백악기 연구’ 최근호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주 저자인 박진영 서울대 고생물학 연구실 박사과정생은 “초식공룡의 하나인 탈라루루스 공룡은 1952년 처음 발견됐지만, 보존 상태가 나빠 머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었다”며 “이번에 잘 보존된 표본 3개체를 토대로 이 갑옷공룡의 머리를 거의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dr2.jpg » 프라하 박물관에 전시된 탈라루루스 공룡의 모형. 짧은 다리와 뚱뚱한 몸집이 하마와 비슷한 형태이다. 라딤 홀리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공룡화석이 발굴된 몽골 동 고비 사막의 바얀시레 층은 약 1억년∼7830만년 전 형성된 퇴적층으로 거북, 연체동물, 어류를 비롯해 다양한 공룡화석이 출토돼 중생대 백악기 말의 하천변 환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갑옷공룡은 머리와 등, 꼬리가 여러 개의 뼛조각으로 덮인 초식공룡으로, 탈라루루스는 갑옷공룡 가운데 원시적인 특징과 진보적인 특징을 모두 갖춘 특이한 공룡이다. 박씨는 “머리뼈에 덮인 뼛조각의 일부가 볼과 뒤통수에 뿔처럼 솟아 신화 속 동물인 용의 머리처럼 보인다”며 “거대한 육식공룡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갑옷공룡은 눈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눈꺼풀 뼈가 생긴 종도 있고, 아시아의 갑옷공룡은 진화하면서 머리 뿔들이 뾰족해지고 날카로워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아마도 뿔이 솟아 나온 머리가 이성의 인기를 끌어 ‘성 선택’이 이뤄진 결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dr4.jpg » 세 개체의 탈라루루스 공룡 머리뼈 화석과 복원도. 박진영 외 (2019) ‘백악기 연구’ 제공.

주둥이 구조를 정교하게 분석한 결과 당시의 생태를 짐작하는 성과도 거뒀다. 탈라루루스와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는 다른 갑옷공룡인 자간테기아 공룡이 살았는데, 이들은 주둥이 끝이 납작한 탈라루루스와 대조적으로 주둥이가 길쭉했다. 

연구자들은 “남아프리카에서 흰코뿔소와 검은코뿔소가 같은 장소에서 공존할 수 있는 까닭은 납작한 입의 흰코뿔소는 땅바닥 식물을, 길쭉한 주둥이의 검은코뿔소는 키 큰 식물을 먹기 때문”이라며 “마찬가지로 당시 탈라루루스는 땅바닥 식물, 자간테기아는 키 큰 식물을 먹으며 공존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에 보고한 탈라루루스 공룡은 다리가 짧고 뚱뚱해 길이 5∼6m의 하마와 비슷한 크기의 몸집이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했다. 

우리나라에도 다수의 공룡 관련 화석이 나오는데 몽골 화석지를 찾아 공룡을 연구하는 이유는 뭘까. 이융남 교수는 “중생대 백악기에 우리나라는 중국, 몽골, 일본과 같은 땅덩어리에 속해 있었고 공룡이 널리 퍼져 살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공룡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이들 나라의 공룡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12.jpg » 국제 공룡 탐사가 벌어진 몽골 동 고비 사막의 바얀시레 층에서 출토된 다양한 공룡. 왼쪽 갈색이 탈라루루스 공룡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 교수는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공룡 뼈 화석은 12인승 차량에 전부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적고, 발자국이 많다”며 “정확히 어떤 공룡이 살았는지 알려면 다양한 공룡 뼈 화석이 다량 출토되는 몽골 등을 연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몽골과 중국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 등 잘 알려진 공룡의 조상 화석과 깃털공룡 등이 발견되고 있으며 보존 상태도 뛰어나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Park, J.-Y., Lee, Y.-N., Currie, P.J., Kobayashi, Y., Koppelhus, E., Barsbold, R., Mateus, O., Lee, S., Kim, S.-H., Additional skulls of Talarurus plicatospineus (Dinosauria: Ankylosauridae) and implications for paleobiogeography and paleoecology of armored dinosaurs, Cretaceous Research, https://doi.org/10.1016/j.cretres.2019.104340.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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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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