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먹는 하마, 물고기에 밥으로 ‘보답’한다

조홍섭 2015. 04. 28
조회수 65597 추천수 0

 밤새 먹은 50kg 풀, 물에서 쉬며 배설
 배설물 속 유기물질, 주요 영양분으로


hippo1.jpg » 물에 돌아가 배설물을 흩뿌리는 하마. 강 생태계에 중요한 영양분 공급원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체중이 1500㎏인 하마는 코끼리와 코뿔소에 이어 육상에서 세 번째로 큰 포유류이다. 하루 16시간까지 강이나 웅덩이에서 머물다가 밤이 되면 물가로 나와 키 작은 풀을 한 번에 40~50㎏씩 먹어치운다. 동이 트면 하마는 다시 물에 돌아와 쉬면서 밤새 먹은 풀을 소화시킨 뒤 배설한다.
 
해마다 수백만톤에 이르는 하마의 배설물이 아프리카 담수 생태계에서 큰 구실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글러스 매콜리 미국 샌타바버라대 교수 등 연구진은 과학저널 <에코스피어>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하마가 내놓는 유기물질이 강에 사는 다양한 물고기와 물속 곤충의 중요한 영양원이 된다고 밝혔다.

 

hippo2_Gusjer -800px-Hippo_at_dawn.jpg » 하마는 해가 지고부터 해뜰 때까지 물가를 다니면서 다량의 키 작은 풀을 뜯어먹는다. 사진=Gusjer, 위키미디어 코먼스

 

매콜리 교수는 “하마 배설물의 생태적 중요성을 많은 이들이 짐작은 했지만 이 연구는 화학적 도구를 이용해 하마의 배설물을 다른 수서동물이 직접 이용하고 있음을 보였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하마는 육상의 영양분과 에너지를 강으로 이동시켜 두 생태계를 연결하는 구실을 한다. 연구자들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배설물 속 화학물질이 물고기와 곤충의 살이 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hippo3_Brian.gratwicke_1280px-Labeobarbus_capensis.jpg » 하마의 배설물이 주식인 잉어과 물고기. 지역 주민의 주요한 단백질 원이기도 하다. 사진=Brian.gratwicke, 위키미디어 코먼스
 
연어도 하마처럼 육지와 물 생태계를 잇지만, 그 방향은 반대다. 연어는 바다에서 영양분을 섭취한 뒤 하천 상류에서 번식을 하고 죽어 그 사체를 하천생태계와 육상동물에게 전달한다.
 
특히, 하마 배설물은 가물어 강의 수위가 낮을 때 담수생태계에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수 때는 배설물이 쓸려나가고 희석돼 섭취되는 비중이 떨어졌다.
 
하마의 서식지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하마 배설물에 의존하는 물고기 가운데는 동아프리카에서 중요한 단백질원으로 해마다 수백톤씩 어획되는 종도 있다.

 

hippo4_Brian Snelson -Hippopotamus_amphibius_-San_Diego_Zoo,_California,_USA_-under_water-8a.jpg » 물속에서 쉬는 하마. 배설물과 기생충을 먹으러 접근하는 물고기가 많다. 사진=Brian Snelson, 위키미디어 코먼스
 
연구자들은 “하마의 개체수는 줄고 있고 개발과 기후변화로 하천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 하마가 생태계에서 어떤 기여를 하는지 이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다. 하마의 운명은 전체 생태계의 기능과 먹이그물의 운명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한편, 하마가 얼마나 많은 양의 유기물질을 하천 생태계로 보내는지 정량적으로 연구한 결과도 있다. 아만다 수발루스키 미국 예일대 대학원생 등 연구자들은 동물원의 하마 우리에서 측정한 배설물 성분을 바탕으로 케냐 마라 강의 하마 무리가 수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hippo5_Paul Maritz -1024px-Hippo_pod_edit.jpg » 강물에 모여있는 하마 무리. 이들의 배설물이 하천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aul Maritz, 위키미디어 코먼스
 
과학저널 <담수 생물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마라 강 하마의 하루 배설량을 하루 3만 6200㎏으로 추정했다. 마른 중량으로는 8563㎏으로, 구성 성분은 탄소 3499㎏, 질소 492㎏, 인 48㎏ 등으로 나타났다. 하마의 배설물 영향으로 마라 강의 물속에서 상류에서보다 부유물질은 7배, 질소는 27%, 인은 2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cCauley, D. J., T. E. Dawson, M. E. Power, J. C. Finlay, M. Ogada, D. B. Gower, K. Caylor, W. D. Nyingi, J. M. Githaiga, J. Nyunja, F. H. Joyce, R. L. Lewison, and J. S. Brashares. 2015. Carbon stable isotopes suggest that hippopotamus-vectored nutrients subsidize aquatic consumers in an East African river. Ecosphere 6(4):52. http://dx.doi.org/10.1890/ES14-00514.1
 
Amanda L. Subalusky et. al., The hippopotamus conveyor belt: vectors of carbon and nutrients from terrestrial grasslands to aquatic systems in sub-Saharan Africa, Freshwater Biology (2015) 60, 512.525, doi:10.1111/fwb.12474.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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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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