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혹은 모래 아닌 북극 기후의 산물

조홍섭 2013. 03.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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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북극서 자이언트 낙타 화석 발굴, 혹과 넓은 발은 북극 겨울과 눈 적응 결과

북미 낙타 조상은 멸종, 일부는 '베링 육교' 건너 유라시아에 이주

 

pliocene-camel_05d_4500_lg.jpg » 약 340만년 전 간빙기로 비교적 따뜻해 자작나무 숲이 발달했던 캐나다 북극지방에 서식하던 자이언트 낙타의 상상도. 그림=줄리우스 시소토니

 

낙타는 사막과 같은 건조지대에서 살아남도록 적응한 것처럼 보인다. 단봉 혹은 쌍봉 낙타의 혹은 지방을 저장하고 있어 이것을 분해해 얻은 수분과 영양분으로 물과 먹이가 없는 사막에서도 장기간 생존할 수 있다. 또 넓적한 발은 체중을 분산시켜 모래에 빠지지 않고 이동하게 해 준다. 그런데 과연 낙타는 건조지대에 적응해 진화한 종일까. 이런 의문을 풀려면 낙타의 진화역사를 봐야 한다.
 

현재 북아프리카에서 아시아에 걸쳐 서식하는 낙타와 가장 가까운 친척은 남아메리카의 라마, 알파카, 과나코 등이다. 이들의 공통조상은 약 4000만~5000만 년 전 북아프리카에 살던 토끼만 한 동물이었다.
 

약 3500만 년 전 염소 비슷한 크기로 진화한 낙타의 조상은 약 300만~500만 년 전 일부는 남아메리카로 이동해 라마 등으로 진화했고, 다른 일부는 당시 빙하기 때마다 유라시아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을 이어주던 베링 육교를 건너 아시아로 퍼졌다. 간빙기와 함께 육교는 끊어졌고, 낙타는 원산지인 북아메리카에서 말, 검치호, 매머드 등과 함께 멸종했다.
 

map.jpg » 자이언트 낙타 화석이 발굴된 지점(흰 별표). 갈색 부분은 북극해의 수심 100m 이하 구역으로 빙하기 때 육지가 드러나던 곳이다. 그림=나탈리아 리브진스키 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근 캐나다 자연박물관 지질학자들은 북극에 가까운 캐나다 누나부트 지방의 엘레스미어 섬에서 현생 낙타의 조상이지만 덩치는 30%쯤 큰 자이언트 낙타의 화석을 발굴했다. 발에서 어깨까지 2.7m나 됐던 이 낙타는 약 340만 년 전 이 지역이 자작나무 등 숲으로 뒤덮였던 시기에 서식했다. 연구진은 뼈 속 콜라겐의 유전자 지문 조사 결과 현생 낙타의 직계 조상임을 밝혔다.
 

당시는 빙하기와 간빙기가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던 시기였고, 옛 낙타가 살던 때는 플라이오세 중기로 현재보다 기온이 2~3도 높았다. 화석이 발견된 곳의 연평균 기온은 영하 1.4도였다. 여름엔 온도가 꽤 높았지만 겨울엔 매우 추운 날씨가 계속됐을 것이다. 게다가 북극 지역이어서 해가 뜨지 않는 밤은 6개월까지 계속됐다.
 

bone.jpg » 자이언트 낙타의 뼈(a, e)와 어금니(b, c, d) 화석. 사진=나탈리아 리브진스키 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Martin Lipman.jpg » 2008년 캐나다 북극 지방에서 발굴된 자이언트 낙타의 뼈 화석. 나무처럼 보인다. 사진=마틴 리프먼

 

Martin Lipman4.jpg » 자이언트 낙타 화석이 발굴된 캐나다 북극의 퇴적층. 아래 검은 부분은 숲의 나무가 쌓인 피트 층이다. 사진=마틴 리프먼  

 

연구진은 논문에서 “현재의 낙타는 신 제3기 말 북방 숲에서 사는데 적응한 파라카멜루스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현생 낙타에게서 보이는 일부 형질은 그런 유산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결론 내렸다.
 

연구자들이 예로 든 그런 형질은 숲에 사는데 적합한 형태의 어금니와 북극 서식지를 반영한 혹과 넓은 발 등이다. 지방을 저장하는 등의 혹과 설피처럼 커다란 발은 사막이 아니라, 길고 추운 북극의 겨울과 푹푹 빠지는 눈밭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응한 형질이었던 것이다.

 

이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근호에 실렸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id-Pliocene warm-period deposits in the High Arctic yield insight into camel evolution
Natalia Rybczynski, John C. Gosse, C. Richard Harington, Roy A. Wogelius, Alan J. Hidy & Mike Buckley
NATURE COMMUNICATIONS 4:1550 DOI: 10.1038/ncomms2516 www.nature.com/naturecommunications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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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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