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마, 사람 소리에 먹이 두고 도망쳐

조홍섭 2017. 07. 24
조회수 13082 추천수 0
산에서 맹수를 만났다, 누가 먼저 줄행랑칠까
예상 외로 큰 사람의 자연 영향…새는 도로 횡단 꺼려

K Fink - 옐로스톤 NPS.jpg » 퓨마는 최상위 포식자이지만 사람에 대해 극도의 공포심을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K. Fink, 위키미디어 코먼스

등산길에서 멧돼지와 맞닥뜨려 둘 다 화들짝 놀란 일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알아차리기 전에 동물이 먼저 피한다. 그렇다면 먹이를 갓 잡아놓은 맹수도 사람을 피할까.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자들이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퓨마가 먹이를 잡아놓은 곳에 동작 감지기와 녹음기, 카메라를 설치했다. 

퓨마가 나타나면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이나 청개구리 울음을 틀어놓고 반응을 촬영했다. 퓨마는 사람 소리가 들릴 때 83%에서 즉시 달아났지만 청개구리 소리에는 거의 반응이 없었다. 

사람 소리와 청개구리 소리에 대한 퓨마의 반응 무인 촬영 동영상(샌터 크루즈 퓨마 프로젝트)


게다가 사람 소리를 듣고 다시 먹이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더 걸렸고 먹이를 먹는 시간은 절반으로 줄었다. 연구자들은 “사람에 대한 공포는 맹수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이번 연구에서 퓨마가 사람을 상위 포식자로 인식한다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기척에 식사를 제대로 못한 퓨마는 사냥 빈도를 높여 손실을 벌충했다. 왜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의 퓨마가 사슴 사냥 빈도가 높은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번 연구로 풀렸다. 인간 활동에 따른 두려움이 먹이그물을 타고 생태계에 파급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하늘의 새들도 길 건너기 꺼린다
 
forest.jpg » 날개가 있는 새에게 도로는 아무런 장벽이 될 수 없을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대부분의 동물은 종종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도로를 무서워한다. 가볍게 도로를 날아 건널 수 있는 새는 어떨까. 놀랍게도 새도 도로 근처에 가거나 횡단하기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트레일리아 그리피스대 연구자들은 브리즈번 교외의 2~6차선 도로가 새들의 횡단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조사했다. 도로 양쪽의 식생이 같은 곳을 대상으로 도로 주변과 100m 안쪽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도로변에 출현하는 새의 종류와 개체수가 모두 적었다. 특히 숲에 사는 작은 새는 작은 도로라도 꺼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연구자들은 그 이유로 도로에서 포식자에게 노출될 우려가 있으며, 숲이 끊기는 도로를 영역의 경계로 삼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도로가 새들의 이동을 제약한다면 휴전선은 어떨까.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Smith JA, Suraci JP, Clinchy M, Crawford A, Roberts D, Zanette LY, Wilmers CC. 2017 Fear of the human ‘super predator’ reduces feeding time in large carnivores.
Proc. R. Soc. B 284: 20170433. http://dx.doi.org/10.1098/rspb.2017.0433

Johnson CD, Evans D and Jones D (2017) Birds and Roads: Reduced Transit for Smaller Species over Roads
within an Urban Environment. Front. Ecol. Evol. 5:36. doi: 10.3389/fevo.2017.00036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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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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