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서 신종 ‘노랑배청개구리’ 발견

조홍섭 2020. 0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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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청개구리와 ‘사촌’, 군산·완주선 이미 절멸…북한에도 수원청개구리 살아


n1.jpg » 금강 유역에서 발견된 신종 노랑배청개구리(Dryophytes flavivientris). 빙하기 황해 해수면 변동이 초래한 청개구리 종 분화의 산 증거이다. 장이권 이대 교수 제공.

익산, 부여, 논산 등 금강 유역의 습지와 논에 분포하는 청개구리가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사는 신종으로 밝혀졌다. ‘노랑배청개구리’란 이름이 붙은 이 개구리의 발견 사실은 25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논문으로 실렸다.


노랑배청개구리는 시민과학자들의 참여로 2016년 처음 발견된 뒤 인근 지역에서 잇달아 발견됐지만, 당시에는 수원청개구리로 알려졌다. 이번 발견으로 우리나라의 청개구리 속은 청개구리, 수원청개구리, 노랑배청개구리 등 3종으로 불어나게 됐다. 그러나 수원청개구리가 이미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데다, 이보다 서식지가 좁은 노랑배청개구리는 이미 군산과 완주에서 절멸해 시급한 보호조처가 요청된다.


n2.jpg » 수원청개구리가 오후 늦게부터 오는 데 견줘 노랑배청개구리는 한낮부터 운다. 소리도 약간 다르다. 장이권 교수 제공.

한국, 중국, 북한 연구자가 모두 참여한 이번 연구에서는 청천강 하구인 평안남도 문덕에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또 중앙아메리카에서 기원한 청개구리 조상이 1800만년 전 육지로 연결된 베링 해를 건너 동북아로 온 뒤, 빙하기 때마다 육지로 드러난 황해 주변에서 중국 양츠강 유역의 민무늬청개구리, 한반도의 수원청개구리, 노랑배청개구리 등으로 분화해 진화한 과정을 규명했다.


논문 교신저자의 하나인 아마엘 볼체 중국 난징 임업대학 교수는 “(열대가 아닌) 구북구 지역에서 양서류 신종을 기재하기는 드문 일이며 수원청개구리의 계통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했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이메일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 문덕지역을 방문해 수원청개구리 7마리의 울음소리를 확인한 바 있는데, “북한의 습지는 남한이나 중국보다 훨씬 잘 보전돼 있으며 양서류 개체수도 훨씬 많았다”고 밝혔다.


n3.jpg » 다양한 색깔의 노랑배청개구리 표본(A, B, C)과 살아있는 개체(D), 짝짓기 모습(E). 아마엘 볼체 외 (2020) ‘플로스원’ 제공.

노랑배청개구리는 수원청개구리와 유전적으로 차이가 났으며 성체 외형도 수원청개구리보다 몸과 다리가 약간 길었다. 울음소리도 앞부분이 길고 굵고 강해 수원청개구리와 구별됐다. 노랑배청개구리란 이름은 번식기 때 수컷에 나타나는 진한 노랑 무늬와 암컷의 노란 배 색깔에서 왔다.


연구자들은 노랑배청개구리가 97만년 전 수원청개구리로부터 분화했으며, 칠갑산이 두 종을 격리해 각각 다른 종으로 진화하게 하는 장벽 구실을 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청개구리가 황해를 중심으로 중국 동부에서 민무늬청개구리로 분화한 뒤 시계 방향으로 황해 연안을 이동하면서 수원청개구리와 노랑배청개구리로 차츰 달라지면서 고리 형태의 진화를 이룩한 독특한 양상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n4.jpg » 청개구리 속 개구리 4종의 진화 계통과 분포 지도. 황하가 빙하기 때 육지가 되면서 황해 연안을 따라 청개구리가 다양하게 종분화해 마지막으로 노랑배청개구리가 출현했다. 아마엘 볼체 외 (2020) ‘플로스원’ 제공.

그동안 중국 등 일부 연구자들이 민무늬청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가 동일한 종이라는 주장을 해 논란이 벌어졌는데, 이번 연구로 두 종은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성체와 올챙이의 외형과 울음소리 특성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번 연구로 수원청개구리와 신종으로 밝혀진 노랑배청개구리의 보존이 더욱 절실한 과제로 떠올랐다. 수원청개구리 서식지는 경기도 파주에서 전북 익산에 이르는 서해안의 일부 습지와 논인데, 노랑배청개구리의 서식지로 밝혀진 금강 이남의 분포지가 줄어든 셈이다.


n5.jpg » 습지가 줄어들면서 애초 습지에 서식하던 수원청개구리(왼쪽)는 청개구리와 잡종을 형성해 정체성을 잃고 있다. 그러나 노랑배청개구리(오른쪽)는 잡종화 위험은 덜하지만 서식지 파괴에 직면해 있다. 장이권(왼쪽), 아마엘 볼체 외 (2020) ‘플로스원’ 제공.

장 교수는 “애초 청개구리는 주로 산 근처 습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산으로 이동해 겨울잠을 잔 반면 수원청개구리는 번식과 월동을 습지 안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서식지가 격리됐다”며 “그런데 습지가 사라지고 논이 늘면서 논에서 청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가 만나는 일이 늘면서 두 종 사이의 잡종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멸종위기 1급인 수원청개구리는 서식지 파괴와 개체수 감소로 앞으로 10년 안에 멸종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노랑배청개구리는 다행히 수원청개구리와 같은 잡종화 위험은 적지만 서식지가 워낙 좁고 그나마 줄고 있다. 장 교수는 “군산과 완주 서식지는 습지를 논으로 바꾸었고 외래종인 황소개구리의 영향이 더해 지역적으로 절멸했다”며 “전체 개체수가 1000마리 미만이어서 서둘러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인용 저널: PLOS ONE, DOI: 10.1371/journal.pone.0234299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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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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