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최상위 포식자는 눈 밝은 원시 새우였다, 길이 1m짜리
호주 남부서 아노말로카리스 선명한 겹눈 화석 발견, <네이처> 보고
현생 곤충보다 뛰어난 시력, 시각정보 처리할 두뇌도 발달했을 듯
▲5억년 전 바다를 주름잡던 아노말로카리스 상상도. 이번에 겹눈 화석이 발견됐다. 사진=카트리나 케니, 아델레이드 대.
단세포 생물의 오랜 시대가 지나고 약 5억년 전 고생대 캠브리아기 바다에는 삽엽충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이 등장했다. 그 가운데 가장 상위의 포식자는 '괴상한 새우'란 뜻의 아노말로카리스였다.
길이가 1m나 되는 이 절지동물의 조상은 가시가 난 두 개의 앞발과 톱니 같은 입으로 고대 바다를 군림했다. 이 동물에게 물린 흔적이 생생한 삼엽충의 화석이나 배설물 속에 들어있는 삼엽충 조각 등을 통해 아노말로카리스가 당시의 포식동물임이 드러났다.
이제까지의 화석을 통해 이 고대 포식자는 겹눈을 지녔다고 추정됐다. 삼엽충도 겹눈을 지녔다. 그러나 겹눈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단안을 셀 수 있을 정도로 잘 보전된 아노말로카리스의 화석이 발견됐다.
▲새로 발견된 아노말로카리스 화석. 오른쪽이 겹눈 부위의 확대 모습. 사진=존 패터슨, 뉴잉글랜드 대.
존 패터슨 오스트레일리아 뉴잉글랜드대 고생물학자 등 연구진은 8일치 <네이처>에 이 발견 사실을 보고했다. 이 논문을 보면, 아노말로카리스는 무려 1만 6000개의 렌즈로 이뤄진 겹눈을 가졌다.
개미가 1000개 이하, 집파리의 겹눈이 3200개의 렌즈로 구성돼 있는 데 견주면 놀라운 수치이다. <네이처 뉴스>는 "이 발견으로 아노말로카리스가 현생의 곤충과 갑각류 상당수보다 뛰어난 시력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의 절지동물 가운데 가장 뛰어난 시력을 갖춘 잠자리의 겹눈은 2만 8000개의 렌즈로 이뤄져 있으나, 잠자리는 절지동물 가운데 오히려 예외에 속한다.
날카로운 시력은 뛰어난 사냥꾼의 필수 조건이다. 또 두뇌가 발달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콘웨이 모리스 영국 케임브리지대 고생물학자는 <네이처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도의 시력 능력을 보유한 생물은 그렇게 얻은 시각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발달된 두뇌를 지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의 원문 정보
Acute vision in the giant Cambrian predator Anomalocaris and the origin of compound eyes
John R. Paterson,Diego C. García-Bellido, Michael S. Y. Lee, Glenn A. Brock, James B. Jago, & Gregory D. Edgecombe
Nature Volume: 480, Pages: 237–240 Date published: (08 December 2011)
DOI: doi:10.1038/nature10689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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