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찌는데 안은 '덜덜'… 대형 건물 절반이 과잉냉방

조홍섭 2011. 0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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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시민연대 전국 753개 건물 조사, 51.8%가 권장 온도 넘겨

에어컨 낮추고 선풍기 함께 켜면 60% 절약, 실행은 30% 그쳐


                                                                    ▶관련기사: 여름철 땀은 내 몸 안 '천연 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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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분당에 있는 국민은행 분당시범단지 지점의 실내온도는 18.6도로 춥게 느껴질 정도였다. 바깥 온도는 26.3도로 7.7도의 온도 차가 났다.


바깥 온도가 34.8도까지 치솟던 날 피자헛 서울 구로공단점의 실내온도는 21.1도를 가리켰다. 바깥과 무려 13.7도나 차이가 났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실내 온도가 24도 이하이거나 바깥과 10도 가량 차이가 나면 춥다고 느낀다. 온도 차이가 5도 이상 차이가 가 나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과도한 냉방은 여름철 에너지 낭비의 주범이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 7월 1~10일 동안 전국의 관공서, 백화점, 대형마트, 은행, 호텔 등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 업종의 대형건물 753곳의 냉방실태를 점검했더니 둘 가운데 하나꼴로 과잉냉방을 하고 있다는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시점은 본격적인 혹서기에 접어들기 전이고 아직 장마가 한창이어서 온도가 그다지 높지 않던 때였다.


권장 냉방온도를 지킨 곳은 390곳으로 조사 대상의 51.8%였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은 건물의 냉방온도를 26도 이상, 공항과 판매시설은 25도, 관공서는 28도 이상으로 권장하고 있다.


준수율이 가장 낮은 업종은 호텔로 36.4%에 그쳤고 관공서(39%), 영화관(40.6%), 음식점(43.5%)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미 준수 사업장에서 실제로 측정한 평균온도를 보면, 백화점과 마트가 23.8도로 가장 낮았고 이어 음식점(23.4도), 은행(24.7도), 영화관(24.8도) 순으로 낮았다.


높은 기준이 적용되는 관공서는 기준을 지킨 곳의 평균 온도가 29도, 지키지 않은 곳이 26.8도에 이르는 등 다른 조사 대상보다 온도가 훨씬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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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은 선풍기보다 30배 많은 전기를 소모한다. 또 선풍기로 공기순환을 빠르게 하면 냉방효과도 커진다. 따라서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선풍기를 가동하면 에너지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에어컨과 선풍기의 동반사용 비율은 29.6%에 지나지 않았다. 관공서의 동반 사용 비율이 66.1%에 이르는 반면 백화점 등 대형 유통시설과 음식점에서 그 비율은 7~8%에 그쳤다.


 조사에 참여한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일부 매장에선 손님을 끌려고 일부러 문을 열어놓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곳도 있었다"며 "좀 불편하더라도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가정에서 불가피하게 에어컨을 가동한다면 그만큼 다른 전기 사용을 줄이는 지혜를 발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냉방 전기수요는 지난해 20.4% 늘었고 올해에는 다시 12.4%가 늘어 1729만㎾에 이르러, 전체 전력 수요의 23.1%를 차지할 것으로 지식경제부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상되는 올 여름 냉방부하로 인한 전력피크 때 예상되는 예비전력은 420만㎾로 전력예비율이 5.6%에 그쳐, 자칫 대규모 정전사태 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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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줄이기 위해 냉방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보다는 적당히 땀을 흘리고 더위를 이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에어컨 냉방에 관한 진실>


1. 냉방온도를 1도 높이면 연간 7%의 전력 소비를 줄여, 7만명이 사용하는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2. 냉방 강도를 강 중 약으로 단계를 바꾸는 데 따라 30%씩 전기 소비량 차이가 난다.


3.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전기 사용량을 60% 줄일 수 있다.


4. 지나친 냉방은 사람들을 점점 더위에 약하게 만들어 냉방기구에 의존하게 만든다. 적당히 땀을 흘려 몸을 식히는 등 더위와 함께 하는 지혜와 여유가 더 효과적이다.


<자료=에너지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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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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