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험, 여주 용머리교 가보니

김성만(채색) 2011. 07. 29
조회수 35940 추천수 0
상판에 금 가고 기둥에는 손가락 크기 틈 생겨
신진교, 왜관철교 이어 세 번째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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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휜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한천의 용머리교. 여주군이 형식적으로만 출입금지 띠를 쳐 놓았다.

집중호우가 거의 끝나가던 7월 28일 어제 남한강에 다녀왔습니다. 예상대로 지류하천의 역행침식은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그 중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한천을 확인하다 이곳을 가로지르는 용머리교의 반쪽이 주저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다리는 4월부터 모니터링을 했던 곳이어서, 이번 비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교량 가까이에 가서 확인해 보니 상판 중앙 부분에는 좌우 끝에서 끝까지 금이 가 있었으며, 그 아래 기둥에도 어른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틈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이 교량은 마을 사람들이 자주 이용할 뿐 아니라 여주보 현장을 드나드는 장비들도 오가는 비교적 교통량이 많은 곳입니다. 만약 낮 동안 붕괴가 일어난다면 인명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태였습니다. 상황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바로 여주 군청에 신고를 하여 조처를 요구했습니다. 차량통행을 막고 안전진단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교량이 이렇게 된 까닭은 역행침식이 분명했습니다. 교량 하류 쪽에는 사석(발파석)으로 만들어진 하상유지공이 두 군데나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날 이 하상유지공들은 대부분이 무너져 내려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 합수부와 가까운 곳의 하상유지공은 90%가량 유실되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하상유지공은 본류 준설로 낮아진 하상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상이 높은 지천의 바닥과 제방이 깎이는 역행침식 현상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입니다.

한천에는 이밖에도 두 건의 역행침식 피해가 있었습니다. 제방을 보호하는 콘크리트 블럭이 일부 쓸려내려간 것과 합수부와 가까운 자전거 도로 교량도 붕괴위험에 놓였습니다. 

흐름이 빨라진 물이 콘크리트 안쪽의 흙을 쓸어갔고, 교량 아래 쪽 제방도 쓸려 내려가면서 붕괴 위험에 놓인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문제가 없었을 테지만 유속이 빨라진 것을 염두해 두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판단됩니다.

이곳은 건설업계에서는 정평이 나 있는 건설사에서 시공하고 있는 곳이기에 다른 곳의 하천들은 더욱 염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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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 쪽에서 바라본 용머리교의 모습입니다. 왼쪽에서 다섯번째 교각까지 내려 앉은 모습이 확인됩니다. 가장 왼쪽 교각은 살짝 기운 것으로 판단됩니다. 침하가 되지 않은 6번째 교각 뒤에는 둔치가 발달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침하된 부분은 강한 물살로 아랫부분이 세굴된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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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서 본 모습입니다. 교량의 난간이 휘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건너편 아래쪽 교각은 일부 떨어져 나간 것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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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위에서 7번째 교각 상판의 모습입니다. 상판에 균열이 간 모습이 확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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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은 반대편 끝까지 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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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이 가장 심한 교각입니다. 어른의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벌어져 있습니다.

여주군청에 신고하니 출입금지 선만 쳐 두고 갔습니다. 그 사이에 동네 주민이 그냥 통행하다가 붕괴가 된다면 그대로 인명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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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 촬영한 하류쪽 하상유지공입니다. 80% 이상 쓸려내려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과 비교해보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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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에 촬영한 같은 곳의 하상유지공입니다. 이 때도 반이 무너진 상태지만 나머지 한 쪽의 상태로 원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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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상류에 있는 하상유지공입니다. 7월 28일에 촬영했습니다. 이곳도 하상유지공이 50% 이상 쓸려나가며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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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 5월 13일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50cm 이상 높이의 하상유지공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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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부와 가까운 쪽에 놓여진 자전거 도로용 교량입니다. 건너편 아래쪽이 심하게 세굴되어 조금만 더 세굴된다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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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내린 비에 심하게 무너졌던 제방입니다. 이후 콘크리트 블럭으로 보강을 했고 풀들이 자라며 안정화 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보시는 것처럼 블럭 안쪽의 흙이 쓸려나가면서 주저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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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교 상류 쪽 제방입니다. 이곳도 빠른 유속으로 제방 블럭들이 힘없이 물속으로 떠내려갔습니다. 지나는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니 '이렇게 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천 일대에는 비교적 접근이 쉬워서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사진촬영을 막는 등 모니터링을 하는데 굉장히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는 국책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눈을 가리는 것이고, 이러한 위험이 있다는 것도 숨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희가 발견하지 않았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시민 모니터링을 막지만 말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사고대비를 위해 정부와 시공사는 적극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역행침식은 비단 한천만의 일은 아닌 것이 이미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천의 교량 같은 현상은 작년 남한강 지류 연양천의 신진교 붕괴, 올해 낙동강 본류의 왜관철교 붕괴 등으로  이미 일어났습니다. 이는 분명 4대강 사업 때문이며, 4대강 사업이 '살리기'가 아니라 생태를 파괴하고 인공물도 파괴하는 '죽이기' 사업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번 비는 집중호우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제 얼마나 올 것인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비가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고, 여주 일대는 26일부터 250mm 의 비가 왔을 뿐입니다. 

여주군은 이 사건에 대해서 시급하게 안전진단과 보강공사를 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정부와 시공사는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더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처에 나서야 합니다.

김성만/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녹색연합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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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만(채색) 생태활동가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4대강 현장팀에서 활동했었다. 파괴를 막는 방법은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라 믿고 2012년 3월부터 '생태적인 삶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행을 떠난다. 중국 상하이에서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 자전거로 여행하고 <달려라 자전거>를 냈고, 녹색연합에서 진행한 <서울성곽 걷기여행>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메일 : sungxx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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