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개 지천을 콘크리트로 발라야 끝날 4대강 사업-남한강 간매천 사례 연구

김성만(채색) 2012. 0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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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보호공으로 가팔라진 지류 역행침식 못 막아

4대강 준설 본류는 '헛 공사' 해마다 막대한 세금 부담 불가피 

 

지난 1월 3일 생명의 강 연구단에서 남한강의 지천인 경기도 여주군 간매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간매천의 강 바닥과 양쪽 기슭에 사석(산을 조각내어 채취 한 돌)을 채우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콘크리트 지지대도 만들고 있었습니다.

 

굉장히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앞으로의 지천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으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지천에는 사석으로 된 간단한 하상유지공이 설치됐습니다. 이는 본류 준설로 인한 지류의 피해를 막기 위한 장치인데 작년의 비에 다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그래서 다시 설치하는 것인데, 이번엔 완전히 인공 강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하상유지공은 거의 모든하천에서 망실됐으니 이러한 공사도 대부분의 하천에서 진행될 거라 예상가능합니다.

 

문제는 지천이 수백개에 이른다는 사실입니다. 완공 전까지는 시공사에 책임이 있겠지만, 완공 후에는 정부에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어마어마한 세금이 추가로 들어가게 되겠죠. 피해는 온 국민에게 돌아옵니다.

 

상식적으로는 지천에 방지장치를 먼저 한 뒤 본류 준설을 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겉으로 보이는 공정률을 높이기 위해서 그랬을거라 짐작됩니다. 그로 인해 대부분의 지천에서는 역행침식이 급격히 일어났고, 몇몇 지천에서는 교량이 붕괴위험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 중 남한강의 간매천은 자주 모니터링 하던 곳 중 하나입니다. 여주시내와 가깝기 때문입니다. 폭이 2~30m 가량되는 작은 하천입니다만, 작년 한 해 동안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아마 다른 하천들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을 겁니다.

 

사진으로 간매천의 변화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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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13일. 멀리 보이는 다리 아래가 남한강입니다. 하천 일부는 이미 봄에 내린 비에 무너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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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22일. 강 바닥에 일부 사석을 채우고, 하상유지공을 설치했습니다. 사진 중앙에 하천을 가로지르는 보 같은 시설이 하상유지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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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3일. 비가 많이 온 날 물이 세차게 흘러갑니다. 역행침식은 이런 날 가장 뚜렷하게 일어납니다. 이런 물살을 하상유지공이 견뎌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하천 주변 시설들이 안전하게 지켜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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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8일. 하상유지공 오른편의 논이 5~6m 가량 패였습니다. 결국 하상보호시설이 제 역할을 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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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9일. 무너진 부분을 복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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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12일. 물이 다 빠진 뒤의 모습입니다. 반듯하던 하상유지공은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돌이 몇 개가 빠져나간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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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8일. 장마가 거의 끝나가던 때입니다. 하상유지공 위쪽과 아래쪽에 비슷한 높이의 모래가 쌓였습니다. 본류 준설 때문에 가팔라진 하천이 스스로 완만하게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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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8일. 간매천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사진 중앙 모래톱 끝 지점에 있는 세 점이 사람입니다. 모래톱의 규모를 알 수 있겠죠? 이 지점은 모두 준설이 된 지점으로 사진 상 모래톱은 다시 쌓인 것입니다. 간매천으로부터 흘러온 것이죠. 준설 때문에 생겨난 본류와 지천의 높이 차이를 자연 스스로 극복하려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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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3일. 기존에 사석으로 된 하상유지공 자리에는 콘크리트 벽이 설치됐습니다. 하천 바닥에는 거대한 크기의 사석이 놓여지고, 제방부분은 사석으로 된 보호장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사진=이항진(생명의강 연구단)


마지막 두번째 사진을 주목하셔야 합니다. 각 지천에서는 보시다시피 막대한 모래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지형은 많은 부분이 화강암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 하천의 모래는 대부분 화강암이 풍화하며 떨어져 나온 것이죠.

 

정부는 모래들이 수천년 수만년간 강의 흐름을 막으며 '동맥경화'를 일으켰다며 준설의 정당성을 외쳤습니다. 하지만 그게 거짓이라는 것은 강바닥을 몇 분만 쳐다보고 있어도 알 수 있습니다. 모래는 물을 따라 흘러가지 그곳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지천에서 흘러내려오는 모래를 막지 못한다면 수조원을 들인 준설공사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 됩니다. 역행침식을 막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하상유지공을 설치했으나 작년 한 해 그 정도로는 막지 못한다는 것을 몇 차례고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경상북도청은 이것을 막아야 한다며 중앙정부에 5800억원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결국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백개의 지천을 콘크리트화 공사를 해야합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모래는 침식을 거치며 본류로 흘러들어가게 되고 수십조원이 들어간 4대강 공사가 '헛 공사'가 됩니다. '4대강 살리기 공사'가 결국엔 '콘크리트 강 공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채색/ 생태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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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만(채색) 생태활동가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4대강 현장팀에서 활동했었다. 파괴를 막는 방법은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라 믿고 2012년 3월부터 '생태적인 삶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행을 떠난다. 중국 상하이에서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 자전거로 여행하고 <달려라 자전거>를 냈고, 녹색연합에서 진행한 <서울성곽 걷기여행>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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