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하나 키우는데 온 유역이 필요하다

조홍섭 2019. 06.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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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자연하천서 입증…남한 3분의 1 유역 이용

s1.jpg » 알래스카 누샤가크 강어귀에 몰려든 산란기 홍연어 수컷들. 이 강 유역은 남한 면적의 3분의 1의 다양한 생태계로 이뤄져 있다. 제이슨 칭, 워싱턴대 제공.

“아이 하나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아프리카 속담이라고 인용해 유명해진 말이다. 그런데 이 격언은 아이뿐 아니라 연어와 같은 생물에게도 적용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션 브레넌 미국 워싱턴대 생물학자 등 미국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24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알래스카 브리스틀 만으로 흘러드는 누샤가크 강에 서식하는 연어가 수시로 변화하는 서식지 환경조건에서 어떻게 안정된 집단을 유지하는지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손때 묻지 않은 자연하천인 이 강은 남한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유역에 호수, 연못, 급류, 크고 작은 느리게 굽이치는 강 등 다양한 서식지가 펼쳐져 있다. 낙엽이 썩어 찻빛으로 물든 유기물이 풍부한 강이 있는가 하면 차고 청록색으로 반짝이는 맑은 강도 있다.

s2.jpg » 누샤가크 강의 다양한 경관. 연어는 그때그때 달라지는 상황 속에서 최선의 대응책을 찾는다. 온 마을이 아이 하나를 기르는 것과 같다. 션 브레넌, 워싱턴대, 제시 데이비스 제공
.
연구자들은 홍연어와 왕연어의 귀돌(이석) 속 스트론튬 방사성 동위원소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하천마다 연어의 성장률을 알아냈다. 환경변화에 따라 연어가 잘 자라는 강이 따로 있었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생산성이 높은 강은 한 곳에서 이웃 강으로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어린 연어는 먼바다로 떠나기 전 한 번은 유역에서 가장 여건이 좋은 곳에서 몸집을 불렸다. 마치 아이가 부모에만 의존해 자라는 것이 아니라 온 마을이 챙겨주는 것과 비슷한 얼개다.

연구자들은 “안정적인 생물학적 생산을 위해서는 모든 경관이 관여한다”며 “보전과 관리를 위해서는 특정 서식지만을 우선순위에 놓아서는 곤란하다. (기후변화와 같은)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다양한 경관 이용 시나리오를 평가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s3.jpg » 연어를 보전하려면 몇몇 핵심 하천만 지켜서는 안 된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면 더 넓은 유역 차원의 보전의 필요하다. 상류 번식지로 이동하는 홍연어 무리. 션 브레넌, 워싱턴대 제공
.
아이 키우기를 한 가정의 책임으로만 두는 것이 점점 위험해지는 것처럼, 하천의 보전과 이용도 특정 하천이 아닌 전체 유역을 대상으로 해야 만일의 사태가 닥쳐도 생태계의 회복 탄력성을 복원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자들은 “경관 사이의 다양성과 연결성을 유지하는 과정, 예를 들어 산불, 홍수, 생물 이동 등을 보전하는 것은 생물 집단을 지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Sean R. Brenn et al, Shifting habitat mosaics and fish production across river basins, Science, 24 MAY 2019, Vol 364 Issue 6442, https://science.sciencemag.org/cgi/doi/10.1126/science.aav4313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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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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