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찾아낸 네이버 백과 오류
쇠기러기와 비슷한 흰이마기러기, 정작 개리와 사진 설명 바꿔 달아
숙제 위해 퍼간 학생들 모두 오류 전파, "백과사전이 이래서야"
»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오리'를 검색하면 두산백과의 이 화면이 나온다. 사진설명이 뒤바뀐 오리가 무얼까.
요즘 인터넷에는 누리꾼이 잘못된 정보나 소문을 퍼트려 놓은 것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포털사이트의 하나인 네이버의 지식백과도 예외가 아니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오리”라고 검색하면 두산백과의 다양한 오리과 새가 그림과 이름, 학명까지 꼼꼼하고 친절하게 표기되어 나온다. 그런데 일부 오리과 새한테 잘못된 이름이 적혀 있었다.
포털사이트 담당자 혹은 이를 제공한 두산백과 쪽의 실수였는지 몰라도, 인터넷 백과사전도 믿기 힘든 것 아니냔 생각이 들었다.
» 흰이마기러기. 눈테가 노랗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 쇠기러기. 흰이마기러기와 비슷하지만 눈테가 노랗지 않다. 사진=원터 지그문트, 위키미디어 코먼스
오류로 보이는 곳은 흰이마기러기와 개리의 사진 2곳이다. 먼저 흰이마기러기를 보자. 흰이마기러기는 또 다른 오리 종류인 쇠기러기와 아주 비슷하다. 몸통 색도 둘 다 밤색이고 흰이마까지 있어서 많이 헷갈린다.
그러나 흰이마기러기는 눈 주위에 노란색 테가 있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고, 두번째는 그림이나 사진으로는 잘 표현되지 않지만 크기이다. 흰이마기러기가 쇠기러기보다 작다.
그러므로 이미 답은 나왔다. 쇠기러기 사진엔 옳은 설명이 붙었지만 흰이마기러기라는 이름이 붙은 새는 흰이미기러기가 아니다. 눈테가 노란 새가 희이마기러기인데 정작 그 사진엔 ‘개리’란 설명이 붙어있는 것이다.
» 개리. 흰이마기러니가 쇠기러기와는 많이 다르다. 가축 거위의 조상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그렇다면 개리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가축으로 기르는 거위의 조상으로 알려져 있는 개리는 옆머리와 뒷머리, 머리꼭대기, 뒷 이마, 뒷목은 붉은 갈색이고, 턱밑은 연한 적갈색, 목과 뺨, 옆목은 흰색이다.
이러한 특징에 맞는 새는 네이버 백과에 ‘흰이마기러기’라고 표기된 사진이 분명하다. 결국 흰이마기러기와 개리의 사진 설명을 뒤바꿔 놓은 것이다.
내가 찾은 오류는 이것이 전부지만, 이러한 오류 때문에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는 댓글을 보면 짐작이 간다. “사진 퍼 갑니다” “숙제 때문에 필요해서요, 사진이랑 글 좀 가져갈게요” 등의 댓글이 보인다. 숙제를 하기 위해 자료를 가져간 어떤 학생은 잘못된 정보로 숙제를 했을 것이다.
백과사전은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이 집필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 아무도 백과사전의 내용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공유된다. 다른 정보보다 백과사전의 잘못된 정보가 더 문제인 까닭이다.
권순호/ 이우중학교 2학년
※ 이 기사가 나간 뒤 네이버 백과사전은 흰이마기러기와 개리의 설명을 바로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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