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크톤도 난다, 물고기 피하려

조홍섭 2012. 03. 23
조회수 28366 추천수 1

멕시코 만 요각류 2종 몸길이 40배 물 밖으로 '점프' 밝혀져

날치, 오징어 이어 천적 피한 비행 전략…요각류는 '바다곤충' 생태계 기초 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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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을 피해 물 밖으로 뛰는 행동이 발견된 요각류 아노말로케라 오르나타. 멕시코만에서 발견됐다. 사진=브래드 젬멜.

 

바다나 강, 호수에 사는 요각류는 육지의 곤충에 비견될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동물 플랑크톤이다. 헤엄치는 다리 모양이 배의 노와 비슷하다 해서 ‘요각류’ 또는 우리 말로 풀어 ‘노벌레’라고도 하는데, 물속 생태계의 토대를 이루는 중요한 생물이다.
 

몸길이는 수 ㎜에 불과하지만 7500종 이상이 알려져 있고, 명태, 대구 등 상업적으로 중요한 바닷물고기의 주식이다. 그런데 그저 해류에 떠밀려 떠다니는 존재로 알았던 요각류의 놀라운 행동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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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각류가 천적을 피해 점프하는 모습. 그림=브래드 젬멜, <영국 왕립협회보 B>.


미국 과학자들은 최근 요각류 가운데 물표면 가까이 사는 폰테리드 종류에 주목했다. 이들은 몸길이가 3㎜로 요각류 가운데는 제법 큰데다 다른 요각류가 낮 동안 천적을 피해 깊은 바다로 숨는 데 비해 낮에도 물 표면을 떠나지 않는다.
 

물고기 등이 잡아먹기 딱 좋은 이런 습성을 지녔는데도 이 요각류는 무척 풍부하다. 무슨 비결이 있을까.
 

연구자들이 현장 조사와 실험실에서의 고속촬영을 통해 이 요각류가 뜻밖의 도피 수단을 지니고 있음을 알아냈다. 천적을 피해 날치와 오징어가 물 위로 날아오르듯이(하늘을 나는 오징어, 수천km 이동 비밀 풀렸다) 이 동물 플랑크톤도 물 위를 ‘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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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하는 요각류의 하나인 라비도세라 케르비, 사진=타스마니아 양식 수산 연구소.
 

이들은 적이 나타나면 열 개의 다리로 물을 재빠리 걷어차면서 단번에 물 밖으로 뒤어나간다. 공기 중에서의 속도는 초속 0.66m였고 최고 17㎝를 이동했다. 이 정도면 천적인 물고기의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져 추적을 포기하기에 충분한 거리이다. 실제로 실험실에서 89번의 점프를 한 요각류 가운데 단 한 마리만이 점프를 하고도 포식자에게 잡아먹혔다.

 

물고기의 공격을 피해 점프하는 요각류 동영상

 

   

 ▲동영상=브래드 젬멜.


이런 행동은 같은 동작으로 물속에서보다 몇 배 멀리 이동하는 효과를 거두지만 다량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유선형의 지느러미가 없는 요각류가 표면장력을 이기고 물 표면을 박차고 나가기 위해 이 요각류는 운동에너지의 최고 88%(평균 39%)를 사용했다. 이는 날치의 0.07%에 견줘 매우 높은 비용이다. 그만큼 공기 속으로의 점프는 이 요각류의 생존에 중요한 행동인 셈이다.
 

이 연구는 브래드 젬멜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박사팀이 했으며 <영국 왕립학회보 B> 21일치에 실렸다.
 
■ 기사가 인용한 원문 정보
Brad J. Gemmell1, Houshuo Jiang, J. Rudi Strickler and Edward J. Buskey,
Plankton reach new heights in effort to avoid predators
Published online before print March 21, 2012, doi: 10.1098/rspb.2012.0163, Proc. R. Soc. B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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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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