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동안 박물관 보관 표본, 신종 육식동물로 밝혀져

조홍섭 2013. 0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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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스미스소니언 연구자, 에콰도르서 식육목 신종 포유류 확인

박물관 보관 오링고 표본에 섞여 있어…"운무림 고유종 지킴이 구실 기대"

 

 olin1.jpg » 신종 식육목 동물로 밝혀진 오링기토의 모습. 에콰도르 운무림에서 서식이 확인됐다. 사진=마크 거니, <주키스>

 

남아메리카 북서부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에는 운무림이 펼쳐져 있다. 열대지역이지만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구름이 안개처럼 숲을 감싸는 이곳에는 독특하게 진화한 수많은 고유종이 분포한다.
 

크리스토퍼 헬겐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의 포유류 학예사는 이 운무림에 서식하는 아메리카너구리과의 바사리시온 속(오링고) 포유류를 연구하고 있었다. 오링고는 북미산 너구리인 라쿤, 코아티, 칸카주 등과 함께 식육목,  아메리카너구리과에 속해 있다. 고기를 먹는 동물인 식육목은 종수도 많지 않고 이미 완벽하게 진화 계통도가 그려져 있어 이 분야에서 새로운 종이 발견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연구진은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박물관에 보관된 오링고 표본의 95%를 조사했는데, 그 가운데 이상한 표본이 포함돼 있음을 눈치챘다. 기존의 오링고보다 이와 두개골이 작고 모양이 다른 오링고가 있었던 것이다.

 

map.jpg » 운무림(붉은색)과 오링기토 서식지(세모). 그림=헬겐 외, <주키스>
 

ecuador.jpg » 오린기토의 서식지인 안데스의 운무림. 구름이 낮게 깔리고 이끼가 많은 독특한 생태계이다. 사진=헬겐 외, <주키스>

 

연구진은 20세기 초 이 표본을 수집한 장소인 안데스 산맥 북쪽 끄트머리의 에콰도르 운무림으로 향했다. 3주 동안의 현장 조사에서 연구진은 운 좋게도 이 새로운 오링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링기토(바사리시온 네블리나)라는 이름을 얻은 이 새로운 오링고는 야행성이고 나무를 좀처럼 벗어나지 않으며 주로 과일을 먹고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적으로 다른 오링고에 견줘 몸이 길고 모피가 치밀하다. 생긴 것은 봉제 곰인형과 집고양이를 합쳐 놓은 것 같다.
 

사실 이 오링기토는 박물관 표본으로만 보관돼 있었던 것이 아니고 1960~1970년대 미국 동물원에서 오링고로 전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링고와 다른 종인 줄 몰랐기 때문에 번식에 늘 실패했고 결국은 대를 이어가지 못했다.
 

olin3.jpg » 1970년대 미국 루이빌 동물원에서 오링고로 전시되고 있던 오링기토. 사진=포글라인-뉴월, <주키스>

 

오링기토의 발견은 온라인 공개 학술지인 <주키스> 특별호에 소개됐다. 주 저자인 헬겐은 “올린기토의 발견은 세계가 아직 완전히 탐구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육식동물의 신종도 발견되는데, 어떤 다른 놀라운 발견이 우릴 기다릴지 모른다. 그들을 기록하는 것은 지구의 생물다양성을 온전히 이해하는 첫 걸음”이라고 스미스소니언의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olin2.jpg » 나무에서 과일을 먹으며 사는 오링기토. 사진=마크 거니, <주키스>

 

새로운 포유류로 밝혀진 오링기토의 서식지 보전도 과제라도 연구진은 밝혔다. 오링기토는 새끼를 한 마리밖에 낳지 않는 등 번식능력이 좋지 않은데다 서식지인 안데스 산맥의 해발 1500~2700m에 있는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운무림 지역은 개발 압력이 높은 곳이다.

 

기존의 서식지 가운데 42%가 이미 농지나 도시 개발로 사라졌다. 헬겐은 “오링기토가 멸종위기에 놓인 수많은 고유종이 사는 남아메리카 운무림을 지키는 깃대종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신종 육식동물s.jpg » 남아메리카 운무림에 서식하는 바사리시온 속의 여러 오링고 종 모습. 맨위가 이번에 발견된 오링기토이다. 그림=낸시 할리데이, <주키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Helgen KM, Pinto CM, Kays R, Helgen LE, Tsuchiya MTN, Quinn A, Wilson DE, Maldonado JE (2013) Taxonomic revision of the olingos (Bassaricyon), with description of a new species, the Olinguito. ZooKeys 324: 1.83. doi: 10.3897/zookeys.324.5827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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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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