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처럼 행동하는 쥐’인 인류 70억 시대

조홍섭 2011. 1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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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자연 닥치는대로 소비, 2050년엔 105억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10가지 인구퀴즈, 답은?

 

인도의 서쪽 지역 구자라트주 나트와르가드의 주민들이 커다란 우물 주변에 동그랗게 모여 물을 길어 올리고 있다. 이 사진은 통신이 세계인구 70억 시대를 맞아 제공한 특별 사진 가운데 하나다..jpg

▲인도 서쪽 지역 구자라트주 나트와르가드의 주민들이 커다란 우물 주변에 동그랗게 모여 물을 길어 올리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시스.

 

10월 31일 지구의 인구는 70억을 돌파했다. 한 나라의 인구도 정확히 계산하기 힘든 마당에 세계 인구가 그날 꼭 70억을 넘어섰다는 건 과학보다 상징에 가깝다. 하지만 인구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누구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 유엔은 이 날을 잡아 인구문제를 환기시키고자 한 것이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기 전인 기원 전 약 8000년 전 세계 인구는 200만~2000만에 지나지 않았고, 기원후 1세기에 2억~3억, 1500년에야 4억~5억이 됐다, 두 배로 늘어나기까지 1500년이나 걸린 것이다.

 

산업혁명과 함께 인구는 가파른 성장기에 접어들어 1804년 10억을 돌파하고, 1927년엔 20억, 다시 1974년엔 40억으로 곱절씩 늘어난다. 첫 번째 밀레니엄이 저물던 1999년 10월 60억을 기록한 뒤 1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70억을 돌파하게 된 것이다. 인구는 거대한 눈덩이처럼 순식간에 몸집을 불려나간다.

 

영국 경제학자 토마스 맬서스는 1796년 발표한 <인구론>에서 “식량은 산술급수로 늘어나지만 인구는 기하급수로 늘어난다”며 인구재앙을 경고했다. 전쟁과 기근, 질병 때문에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진 못한다고 그가 경고했을 무렵 유럽인의 평균수명은 35살로 현재의 77살보다 절반 이하였다.

 

의학이 발달해 콜레라, 천연두 등 치명적인 질병을 물리치고 위생상태가 개선되면서 맬서스의 예언은 들어맞지 않았다. 인구가 급팽창을 계속하던 1970년대 초 맬서스의 후예인 인구학자 폴 에를리히는 ‘인구 폭탄’이 터져 지구는 재앙에 빠질 것이라고 다시금 경고했다.

 

그의 예언도 실현되지 않았다. 녹색혁명으로 값싼 곡물이 대량 생산되면서 인류는 인구증가와 평균수명 연장을 동시에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당시보다 인구가 다시 곱절 가까이 늘어났고 앞으로 2050년이면 105억에 이를 인류는 무사할까. 의학과 녹색혁명에 이은 또 다른 구세주가 나타나 줄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다시금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 환경이 더는 너무 많아진 인류를 버텨내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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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할 것은 ‘인구 문제’에서 자칫 문제의 핵심이 사람의 숫자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세계의 인구 추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체적인 인구 규모는 여전히 커지고 있지만 1970년대를 고비로 증가세는 꺾였음을 알 수 있다.

 

나라별로 그 양상은 더욱 분명하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자녀수인 2.1명을 밑도는 아이를 낳고 있다. 개도국에서도 그런 현상이 보인다.

 

현재 지구 인구 5명 가운데 1명이 중국인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20년 전부터 인구 증가율은 자연 감소율을 밑돌고 있다. 1965년만 해도 여성은 평균 아이 여섯을 두었지만 정부의 한 자녀 정책 때문에 현재 자녀수는 평균 1.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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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미 인구 증가율이 자연 감소율을 밑돌고 있다. 최대 인구 국가는 인도가 될 것이다. 사진=한겨레 사진 디비  

 

인구 폭발을 경험하고 있는 곳은 이제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밖에 없다. 인도의 인구는 2030년이면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 인도의 인구는 16억에 도달해 세계 인구 여섯에 하나를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인도에서도 전체적인 증가율은 떨어지고 있다. 유엔은 2030년께면 인구가 균형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구가 폭발하는 일은 지구 전체로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구학자 가운데는 금세기 중반부터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인구 증가율이 떨어지더라도 인구는 증가한다. 개도국에서 관건은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 가난과 사회기반시설의 부족이다. 개도국의 많은 여성들이 가족계획이란 말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아이를 낳고 있다. 전 세계에서 굶주린 배를 안고 잠드는 사람은 무려 10억명에 이른다.

 

무엇보다 인구가 늘어나는 속도가 둔화되더라도 지구가 그들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중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미국인처럼 생활하고 싶어 한다.

 

반면, 아프리카에서 급격히 인구가 늘어나더라도 그들이 내뿜는 온실가스는 미국인에 견주면 사실상 아무것도 아니다. 따라서 지구의 인구문제는 환경문제이고, 우리가 얼마나 현재와 같은 소비를 지속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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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5000만 번째로 태어난 아기. 이종찬 기자.

 

사람은 다른 동물에 견줘 비교적 덩치가 큰 동물이다. 일반적으로 큰 동물은 개체수가 적고 작은 동물은 많은데, 사람은 크면서 개체수도 많은 독특한 동물이다.

 

물론 산업혁명 이전까지 사람의 수가 다른 대형 동물에 비해 유달리 많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이후 사람은 다른 어떤 생물도 이루지 못한 속도로 지구 자원을 이용하면서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1500년 세계의 연간 국내총생산(GDP)는 약 2400억 달러로 오늘날의 대만보다 약간 작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1992년엔 그 규모가 28조 달러로 약 120배 커졌다. 1인당 국내총생산은 같은 기간 9배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인구증가 때문에 경제규모가 커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류는 지구의 자연을 모두 자기 것인 양 이용했다. 지표면에서 자라는 모든 식물의 3분의 1은 인간이 재배하는 식물이다. 지구의 숲 가운데 절반이 인간에게 토지를 제공하기 위해 사라졌다. 지구 표면을 흐르는 담수의 절반은 사람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쓴다. 지구에 남은 마지막 야생 자원인 수산물은 금세기 중반이면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시대를 사는 다른 생물종을 하루에 150종 꼴로 멸종시켜 지질학적 대멸종 사태를 일으킨 생물은 지구 역사에서 인류가 처음이다. 그래서 지질학자들은 현 시대를 ‘인류 세’(Anthropocene)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인류 만큼 지구에 큰 발자국은 남긴 생물은 40억년 가까운 지구의 생명 역사에서 없었다.

 

인류는 또 지구의 기후를 바꾼 최초의 생물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를 초래한 화석연료의 대량 사용은 인류가 번창하도록 이끈 원동력이기도 했다. 인간의 에너지 효율은 약 18%이다. 음식 100칼로리를 먹으면 18칼로리만 기계적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다.

 

산업혁명 이전에 에너지를 저장할 방법이 없을 때 인구와 가축은 잠재적 에너지 비축 효과를 지녔다. 동원할 수 있는 힘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집트의 절대 군주 파라오가 동원할 수 있는 에너지는 현대의 불도저 한 대 수준, 곧 노예 수 천 명이 내는 동력과 맞먹었다. 4대강 공사를 하느라 전국의 강에 몰아넣은 수 천 대의 굴삭기 동력을 인력으로 환산한다면 수백만 명이 될 것이다.

 

결국 인력은 화석연료를 쓰는 증기기관, 내연기관, 전기 등으로 대체됐고 에너지 축적도는 높아졌다. 20세기 동안 인류가 사용한 에너지 양은 그 이전 인류가 1000년 동안 사용한 에너지를 모두 합친 것보다 10배나 많다.

 

1990년대 평균적인 세계인 한 사람이 쓰는 에너지 양을 사람이 내는 동력으로 환산한다면 ‘에너지 노예’를 약 20명 부리는 셈이 된다. 나라별로 차이가 커 미국인의 에너지 노예는 75명인데 비해 방글라데시인의 에너지 노예는 한 명도 안 된다. 대량의 에너지 사용은 지구의 환경을 대대적으로 교란시켰고 마침내 기후변화를 불러왔다. 과연 70억 인류는 지구에서 현재의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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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학자 J. R. 맥닐은 <20세기 환경의 역사>(2008/에코리브르)에서 “인간은 상어처럼 행동하는 쥐”라고 말했다. 상어가 지구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적당한 크기의 먹잇감이면 무엇이든 다 공격해 먹어치우는 습성 덕분이었다.

 

해양환경은 늘 변했어도 먹잇감은 언제나 풍부했다. 마치 상어처럼 인간은 값싼 에너지와 풍부한 물, 급속한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에 적응한 삶을 살아 왔다.

 

그러나 인간은 생태적으로 상어보다는 기회주의적인 쥐에 가깝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특별한 문명을 번성시킨 인류가 화석연료의 고갈과 그로 인한 기후변화 사태에 닥쳐 계속 상어처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다.

 

70억 인구 시대를 맞아 우리는 한 생물종으로서 자신의 삶을 돌아봐야 할 계기를 맞았다. 지금처럼 고기를 많이 먹고 자동차를 많이 몰며, 더울 때나 추울 때도 실내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살아가는 삶을 과연 지구가 얼마나 참아내 줄까.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70억 돌파한 인구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내셔널 지오그래픽 뉴스>는 30일 세계 인구 70억 돌파를 맞아 세계 인구에 관한 우리의 상식을 묻는 문제 10개를 출제했다. 우리는 인구 지식은 어느 정도일까.

 

1. 70억 지구 인구 가운데 인류를 대표할 만한 사람은 누구일까?

가. 자바에 사는 인도네시아 남자(62살)

나. 펀잡에 사는 인도 여성(34살)

다. 한족 중국인 남자(28살)

라. 장족 중국인 여성(10살)

 

2. 70억 지구 인구가 어깨를 맞대고 빽빽히 모인다면 다음 어느 곳을 가득 채울까?

가. 브라질 사웅파울루 나. 일본 도쿄 다. 미국 플로리다 라. 미국 로스앤젤레스

 

3. 선진국 사람들의 예상 수명은 몇 살일까?

가. 55살 나. 70살 다. 80살 라. 100살

 

4. 지구에 여태 살았던 사람을 모두 합치면 얼마나 될까?

가. 150억 나. 550억 다. 1080억 라. 5000억

 

5. 지구에 지금까지 태어난 사람 가운데 아직 살아있는 사람의 비율은?

가, 0.5% 나. 2.0% 다. 6.4% 라. 15%

 

6. 현재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이다. 2050년엔 어느 나라일까?

가. 중국 나. 인도 다. 나이지리아 라. 인도네시아 

 

7. 세계 인구의 몇 퍼센트가 문맹이 아닐까?

가. 5% 나. 16% 다. 38% 라. 82%

 

8. 현재 세계의 사람들은 도시와 농촌 어디에 더 많이 살고 있을까? 

가. 도시 나 농촌

 

9. 세계 사람들의 생계를 꾸려가는 가장 큰 일자리는 어느 부문에 있을까?

가. 농업 나. 서비스업 다. 공업

 

10. 2011년 세계에서 매 분 태어나는 아이의 수는?

가. 38명 나. 127명 다. 266명

 

정답

1. 다(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가 28살이며, 가장 인구가 많은 종족은 한족, 최대 인구는 중국, 여성 1명당 남성은 1.01명이 있다) 2. 라(로스앤젤레스의 면적은 1300평발킬로미터이다) 3. 다(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예상수명은 53살이다) 4. 다 5. 다 6. 나(2050년이면 인도의 인구는 17억으로 중국을 넘어서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된다) 7. 라 8. 가(2008년부터 도시 인구가 농촌 인구를 넘어섰다. 2050년이면 도시 인구의 비중은 7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9. 나 10.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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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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