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서 온 불청객 갑각류 처음 발견
화물선 밸러스트 워터 통해 동해안 유입 추정
국립생물자원관, 지난해 미기록 무척추동물 113종 발견

지중해에만 사는 것으로 알려진 갑각류가 동해에서 발견됐다. 동해뿐 아니라 태평양에서 이 생물이 목격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크기 2밀리미터의 조그만 생물이 그토록 먼 거리를 헤엄쳤을 리는 없다. 이동한 비결은 바로 밸러스트 워터이다. 밸러스트 워터란 화물선이 화물을 부린 뒤 무게중심을 낮춰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탱크에 채웠다가 항구에 도착한 뒤 배출하는 바닷물이다. 이 생물은 이 바닷물에 섞여 지구 반바퀴를 무임승차한 셈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8일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자생생물 조사 발굴 연구 사업을 한 결과 신종 85종과 미기록종 113종의 무척추동물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미기록종 가운데는 지중해 원산인 몬스트릴라(사진) 류도 포함돼 있다. 이 생물은 몸길이 2밀리미터 정도의 소형 갑각류로서 어린 시기에는 갯지렁이 등의 내부에 기생하다가 성체가 되면 플랑크톤 생활을 하며 생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물자원관은 이 생물이 밸러스트 워터를 통해 국제 화물선 출입이 잦은 포항과 울산 인근 해안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생물 발견지는 경북 영덕의 강구항이다.
밸러스트 워터를 통한 외래종 유입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실태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제공=국립생물자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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