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지구과학, 현장 답사로 재미있게 배운다
학생들과 중생대 백악기 자연탐사 나선 박정웅 숭문고 교사
장산너덜부터 양남 주상절리까지 탐구와 질문 이끈 2박3일
6년째 현장수업 "과학 참맛 느껴", 시화호 공룡 답사는 필수
» 15년째 학생들에게 현장 답사를 통한 생생한 지구과학 교사에 나서고 있는 박정웅 서울 숭문고 지구과학 교사가 12일 학생들에게 부산 이기대의 지층을 설명하고 있다.
“이 돌들은 어디서 왔을까”, “돌 윤곽이 둥글지 않고 모가 난 이유가 뭘까.”
지난 11일 서울 숭문고의 ‘학교 밖 과학테마 캠프’에 참가한 학생 34명은 박정웅 지구과학교사(지질학 박사·한국지구과학교사협회장·사진)와 장산의 너덜을 둘러보고 현장 토론을 벌였다. 박 교사는 답변보다 질문을 주로 했다.
“설명은 잘 안 해줍니다. 스스로 관찰하고 깨닫게 하는 게 목적입니다.” 부산의 지질유산과 경주 양남 주상절리대를 2박3일 동안 답사하면서 학생들은 조별로 토론하고 발표하고 보고서를 쓴다.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생각을 심화시키게 됩니다.”
» 11일 부산 해운대 청사포 해안에서 유문암을 관찰하는 숭문고 학생들. 조별로 관찰하고 토론한 결과를 발표하고 나중에 보고서로 내는 과정에서 이해를 깊게 만든다.
이 학교는 6년째 1년에 두 번 이런 현장수업을 한다. 시화호 공룡 답사는 모든 학생의 필수과정이다. 제주도, 변산반도, 남도답사 등 국내는 물론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등의 지질명소도 답사했다.
“지구과학을 교과서로만 배우면 딱딱하지만 현장에서 암석을 관찰하면서 지구의 역사를 알아가면 학생들에게서 ‘과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이 수업을 받은 학생 가운데 해마다 한두명은 지구과학 전공을 택한다.
» 장산 너덜에서 자료집을 보며 현장 토론하는 박 교사와 학생들.
사고가 날까 봐 많은 학교에서 현장수업을 꺼린다. 그러나 그는 15년째 지구과학 현장수업을 해오고 있다.
“숙소와 식사까지 모두 준비하고 마무리까지 여러 달 걸리는 힘든 일”이라면서도 그는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과학의 참맛을 느끼는 것 같아 보람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질공원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인 지구과학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해설사의 수를 늘리고 교육을 강화해 학교에서 이들에게 학생 교육을 맡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글·사진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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