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인구 8%, 농민 의원 0.7%

이수경 2014.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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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상식 톺아보기 2. 대의민주주의가 헌법정신?

국민 구성과 국회 구성이 달라, 비례대표 늘려야 민의 제대로 대표

국정 전반에 시민참여 늘려야, 당사자는 가장 중요한 참여 주체

 

사본 -05137532_R_0.jpg » 지난 9월18일 정부서울청사 정문 옆에서 농민들이 쌀 전면개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농민 인구 8%, 농민 의원 0.7%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가 국민의 의사나 이익을 대표하지 못하는 역설은 대의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어쩔 수 없는 한계 때문에 발생한다.  다수의 ‘대표’가 ‘다수’의 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기고한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소선구제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이 국민을 고르게 대표하지 않는 탓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인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50.3%로 남성보다 많지만 19대 국회의원 중 여성의원의 비율은 15.7%에 불과하다. 또 우리나라 인구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13.7%이지만 국회의원 당선자의 47.3%가 50대다(주 1). 게다가 농민은 우리나라 인구의 8%에 달하지만 농민 출신 국회의원은 0.7%에 불과하다.
 
이렇게 국민의 구성과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 구성은 다르다. 따라서 국민의 관심사나 의견, 더 나아가서는 이해까지 국회가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gr0.jpg » 19대 총선 성별, 연령별, 직업별 당선인 수 (단위 : 명, %)(주 2)

 
다양한 국민 대표할 비례대표 늘려야
 
19대 국회에서 장애인 관련법안을 제일 많이 발의한 의원은 장애를 갖고 있는 의원이었다. 당사자라 객관적이지 않다고 하지만 특히 사회적 약자의 경우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우리 사회의 불공정함을 알기 어렵다. 또 당사자라야 불공정을 개선하기 위한 힘들고 지루한 과정을 견뎌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국정에 당사자가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국회에서 직능대표인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국민이 선출한 대표인 입법부에서만 당사자의 참여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임명직인 사법부와 행정부의 경우, 국민의 상식이나 합리성과 다른 행정 집행, 또는 사법적 판단으로 국민의 불신과 사회적 갈등을 자초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렇게 국가운영이 국민의 상식과 합리성, 더 나아가서는 국민의 이익과 어긋나는 일이 잦아지면서 입법, 행정은 물론 사법에까지 국민의 직접 참여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시민입법, 정책참여, 시민배심원제와 같이 입법, 행정, 사법에 국민이 참여할 길을 만들어 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아직 참여제도도 턱 없이 부족하고 국민의 참여도 적은 편이다.

 

사본 -05123597_R_0.jpg » 세월호 참사 단원고 희생자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호씨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는 모습. 사진=박승화 기자

 
당사자를 빼야 객관적인가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유가족이 참여하는 것을 두고 입법권 침해라고 반대했고 진상조사위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게 해달라는 유가족의 요구도 사법권 침해라며 반대했다. 유족이 원했던 세월호특별법을 국민의 과반수가 찬성했지만 결국 새누리당의 억지대로 세월호특별법은 기소권도 수사권도 진상조사위원회에 주지 않았고 입법과정에 당사자인 유가족의 참여도 허락하지 않았다.
 
새누리당과 대통령이 주장했던 삼권분립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입법, 사법, 행정권이 서로 견제하고 감시해서 국민의 주권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주인인 국민으로부터 삼권이 분립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던 셈이다.

 

애초에 정부가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고 검찰이 성역 없는 수사를 제대로 하고, 국회가 세월호법을 제대로 만들어낼 거라는 믿음을 주었다면 슬픔만으로도 무너져 내리는 유족이 당사자로 참여하겠다고 주장하지도 국민들이 유족을 참여시키라고 촛불을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대의민주주의가 헌법정신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참여가 헌법정신을 위배하는 거라 주장하지만 국가기구가 국민의 권리를 제 멋대로 행사하고 국민의 이익을 침해하면서 주인 노릇을 하는 것이야말로 헌법정신을 거역하는 일이다.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는 집회나 시위와 같은 표현의 자유를 통해 국민의 뜻을 국정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국민이 직접 국가운영에 참여할 길을 넓혀가기 위해 시민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당사자라서 국정에 참여할 권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당사자의 참여는 반드시 필요하다. 당사자라 객관적일 수 없는 게 걱정된다면 전체 절차가 객관적일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하면 된다. 
 
국민이 주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만드는 게 민주주의이지 절차를 핑계로 국민의 권리를 박탈하는 게 민주주의는 아니다. 다수결이나 대의민주주의라는 절차를 헌법정신인양 들고 나오면서 국민의 뜻을 무시한다면, 새누리당이 생각하는 우리 나라의 주인은 국민일까 헌법의 자구일까?

 

이수경/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환경운동가
 

<참고자료>
(1) 제19대국회의원선거총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가통계포털>, 통계청
(2) 제19대국회의원선거총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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