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테에 쫓긴 퓨마의 굴욕

조홍섭 2013. 04. 03
조회수 33995 추천수 1

미 보호구역서 코요테 피해 울타리 난간에 쪼그려 앉은 `숲의 사자' 2마리

재규어, 늑대에 밀리는 '2인자'…유전적으로 사자보단 치타에 가까워

 

 puma1.jpg » 밑에서 지키는 코요테에 쫓겨 울타리 난간에 쪼그려 앉은 '숲의 사자' 퓨마. 사진=로리 아이버슨,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

 

퓨마는 호랑이, 사자, 재규어에 이어 고양이과 동물 가운데 네 번째로 큰 포식자로 `숲 사자'로 불리는 아메리카의 대표적인 육식동물이다. 하지만 그건 백과사전의 얘기일 뿐 현장에선 얼마든지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 직원 로리 아이버슨은 지난달 28일 와이오밍 주 국립 엘크 보호구역에서 특이한 광경을 목격했다.
 

퓨마 두 마리가 개과의 코요테 5마리에 쫓겨 울타리 난간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퓨마는 어린 개체였는데, 코요테가 접근하자 개울 위의 울타리로 피신하는 등 처지가 옹색해졌다.
 

lions-2-creek.jpg » 코요테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개울 위 울타리 난간에 올라간 어린 퓨마. 사진=로리 아이버슨,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

 

한 시간쯤을 버티다 퓨마 한 마리는 결국 울타리를 내려와 숲 속으로 줄행랑을 쳤고 코요테들은 의기양양하게 추격했다. 나머지 퓨마는 겁에 질렸는지 달아나지도 못하고 울타리 밑 풀숲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고 아이버슨은 밝혔다.
 

어린 퓨마들은 호된 경험을 했지만 31일 야생동물국이 확인했을 때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lions-4-approach.jpg » 퓨마 한 마리가 코요테를 내려다 보며 잔뜩 경계하고 있다. 사진=로리 아이버슨,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

 

lions-7-escape.jpg » 퓨마 한 마리는 결국 울타리를 내려와 숲 속으로 탈출을 시도했다. 사진=로리 아이버슨,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  

 

퓨마는 수컷 성체가 길이 2.4m, 무게 62㎏에 이르는 대형 고양이과 동물로 주로 사슴 등 유제류를 먹이로 삼지만 목장의 가축도 노리고 쥐나 곤충 등 작은 동물도 마다지 않는다.

 

그렇지만 최상위 포식자는 아니어서 재규어, 늑대, 회색곰 등에는 밀린다. 코요테가 어린 퓨마를 위협한 것은 먹이가 겹치는 경쟁자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전적으로는 사자보다 치타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평생 한 번 보기 힘든 희귀 나그네새 검은뺨딱새평생 한 번 보기 힘든 희귀 나그네새 검은뺨딱새

    윤순영 | 2019. 06. 11

    잠깐 마주쳤던 기억만 남기고 훌쩍 날아가검은뺨딱새는 1987년 5월 대청도에서 1개체가 처음으로 확인된 이후 1988년 대청도, 2004년 어청도, 2005년 소청도, 2006년에는 전남 홍도에서 관찰됐다. 기록이 손꼽을 만큼만 있는 희귀한 새다. 지난 ...

  • 오렌지빛 가슴의 나르키소스, 황금새를 만나다오렌지빛 가슴의 나르키소스, 황금새를 만나다

    윤순영 | 2019. 05. 13

    어청도 찾은 희귀 나그네새…사람 두려워 않는 앙징맞은 새황금은 지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물질이다. 밝은 황색 광택을 내고 변색하거나 부식되지 않아 높게 치는 금속 가운데 하나다.이름에 황금을 올린 새가 있다. 월동지와 번식지를 오가면서 ...

  • “날개가 투명한 나비 보셨나요?”“날개가 투명한 나비 보셨나요?”

    조홍섭 | 2019. 03. 12

    안데스 운무림서 촬영…포식자 회피 추정하지만 생태는 수수께끼날개를 통해 배경이 선명하게 보이는 투명한 나비가 중앙·남 아메리카에 산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 나비 사진이 2018년 생태학자들이 찍은 ‘올해의 사진’으로 뽑혔다.과학기술과 의학...

  • 개구리 잡고, 딱정벌레 잡고…더워도 호반새는 지치지 않았다개구리 잡고, 딱정벌레 잡고…더워도 호반새는 지치지 않았다

    윤순영 | 2018. 08. 03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불에 달군 듯 붉은 부리의 여름철새, 7월말 번식개구리, 도마뱀, 딱정벌레 이어 마지막 잔치는 뱀 40도를 육박하는 엄청난 폭염이 찾아왔다.&...

  • 새끼가 76마리? 어느 비오리 엄마의 ‘극한 육아’새끼가 76마리? 어느 비오리 엄마의 ‘극한 육아’

    조홍섭 | 2018. 07. 26

    미국 미네소타 호수서 조류 사진가 촬영남의 알 받은 데다 이웃 새끼 입양한 듯 “새끼를 몇 마리 입양한 비오리 같네요”지난달 23일 미국인 아마추어 조류 사진가인 브렌트 시제크는 미네소타주 베미지 호수에서 촬영한 사진을 사회관계망 서비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