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윙크’는 미소, “대화 시작하자”는 신호

조홍섭 2020.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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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도 윙크하면 접근 허용…긍정적 소통수단 확인

c1.jpg » 고양이의 윙크는 진심 어린 미소를 짓는 것과 같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한 쪽 눈을 살짝 감았다 뜨는 윙크는 사람의 묘한 소통수단이지만 고양이도 비슷한 행동을 한다. 고양이 ‘윙크’는 두 눈을 서서히 감아 실눈 또는 감은 상태를 잠깐 유지하다 뜨는 동작이다. 

집사라면 고양이 윙크가 사람과 동물을 잇는 따뜻한 소통수단임을 경험으로 안다. 그러나 윙크하는 고양이의 감정 상태가 정말 어떤지는 알 길이 없었다.

영국 서섹스대 동물행동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고양이 윙크가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표시하는 소통수단임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실험 결과 고양이는 주인과 방에 함께 있는 상황에서 주인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을 때보다 눈을 서서히 감았다 뜨는 동작을 할 때 더 자주 윙크로 반응했다. 또 낯선 실험자가 방에 들어와 중립적 표정을 지을 때보다 고양이를 향해 천천히 눈을 깜박였을 때 훨씬 자주 윙크했다. 윙크를 한 낯선 사람이 내미는 손에 대한 거부감도 더 적었다.

c2.jpg » 고양이 윙크의 과정. 눈을 가늘게 한 뒤 잠깐 감은 뒤 뜬다. 태스민 험프리 외 (2020) ‘사이언티픽 리포트’ 제공.

연구 책임자인 카렌 매콤 심리학 교수는 “(윙크는) 집에 있는 고양이나 길고양이를 상대로도 해볼 만하다. 고양이와의 유대감을 높일 훌륭한 방법이다. 편안하게 미소 지을 때처럼 고양이를 향해 눈을 서서히 가늘게 해 2초쯤 감아 보라. 고양이가 똑같이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다. 이제 둘은 일종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고양이가 사람의 윙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은 낯선 사람도 윙크하면 쉽게 접근을 허용하는 데서도 드러났다. 고양이끼리도 윙크를 나누며 평온한 상태에서 소통한다.

연구자들은 고양이의 윙크는 “사람의 진심 어린 미소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고양이 윙크에서 눈을 가늘게 뜨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행동은 사람은 물론이고 털 고르기를 하는 소, 말, 양, 먹이 주는 소, 노는 개 등 사람과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가축에서도 발견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그렇다면 이런 행동이 가축에서 생겨난 이유는 뭘까. 연구자들은 그것이 학습의 결과인지 진화한 형질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사람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고 강화됐을 가능성이 있고 또 상대를 위협하는 응시하는 동작을 중단하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고양이의 윙크가 긍정적인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라면 동물복지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주 저자인 태스민 험프리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가정에서 사람과 동물의 소통을 증진할 뿐 아니라 수의병원과 보호소 등에서 고양이가 얼마나 평온한 상태인가를 재는 잣대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c3.jpg » 윙크를 하는 고양이는 평온한 상태에서 소통할 준비가 됐음을 가리킨다. 카렌 매콤 교수 제공.

외톨이 포식자에서 기원했지만 고양이는 가축화 과정에서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다양하게 획득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인 얼굴을 쳐다보고 개처럼 주인이 가리키는 대상에 주목한다. 

갸르릉 대는 소리로 주인에게 호소하고 주인은 물론 낯선 이가 부르는 자기 이름을 알아듣는다. 슬픔에 빠진 주인에게 몸을 더 비비며 공감하는 능력도 밝혀졌다. 윙크는 그런 소통수단 목록에 새로 추가된 한 항목일 뿐이다.

인용 논문: Scientific Reports, DOI: 10.1038/s41598-020-73426-0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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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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