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가스 최대 배출국 중국 ‘억울해!’

조홍섭 2009. 03. 03
조회수 19062 추천수 0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1/3은 수출품 제조용
영국 CO₂도 소비 기준이면 줄어든게 아냐 
 

 
 

6000194131_20090303 copy.jpg
  •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으로 다시 그린 세계 지도

지구의 대기는 마치 사과껍질처럼 대지를 얇게 두르고 있다. 지구의 반지름이 약 6000㎞인데 비해 대기의 두께는 약 30㎞밖에 안 된다. 서울 신촌에서 고려대까지 거리(10㎞)만큼만 하늘로 올라가면 기상을 결정하는 대류권은 끝난다.
 
이렇게 빈약해 보이는 대기 속에 인류는 산업혁명 이래 온실가스를 퍼부어 왔다. 2007년 한 해에만도 그 양은 310억t으로 하루 8500만t, 일인당 매일 13㎏꼴이다.
 
지구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갈수록 가파르게 늘어나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립해양대기국(NOAA)이 측정한 지난해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84.9ppm(100만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으로 전년도보다 2.2ppm 높아졌다. 2006~2007년 사이 증가분 1.8ppm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385ppm이라면, 산업혁명 이전의 280ppm보다 38% 늘어난 농도다.
 
온실가스엔 메탄 등 이산화탄소보다 대기중에서 온실효과를 훨씬 강하게 일으키는 가스가 있다. 이들을 모두 합쳐 이산화탄소 농도로 환산하면 2007년 460ppm에 이르렀다.
 
유엔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은 기후재앙을 피하려면 기온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농도가 475ppm일 때 2도로 기온상승을 안정화시킬 확률을 반반으로 본다. 이미 위험수위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 개도국에 CO₂다량 배출 제조업 넘겨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를 휩쓴 경기불황에도 이산화탄소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것은 불길한 조짐이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배출량이 계속 늘고 있는데다, 바다가 이제까지 받아들인 이산화탄소로 산성화돼 더는 주요한 흡수원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현재 전세계 이산화탄소 방출량의 24%를 차지한다. 줄곧 선두를 지키던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이 됐다. 1990~2008년 사이 미국의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27% 증가하는 사이 중국은 150%나 늘었다. 방출량은 23억t에서 59억t으로 뛰었다.
 
반면 영국은 1990~2005년 사이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16%나 줄었다. 이는 2008~2012년까지 12.5%를 줄이겠다는 교토의정서의 감축목표를 앞당겨 달성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이런 성과를 내세워 기후변화 대응 선도국으로 자임하고 있다.
 
중국 등 개도국이 오염국의 오명을 얻는 동안 영국 등 선진국이 기후변화 모범 대응국으로 떠오르게 된 비결은 뭘까.
 
디에터 헬름 옥스포드 대 교수는 ‘진실이기엔 너무 좋은?-영국 기후변화 성적’이란 보고서에서 영국의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과소평가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이 수입하는 모든 공산품을 만들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영국인들이 해외여행을 하느라 방출하는 온실가스를 모두 고려하면 1990~2003년 사이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19%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고 밝혔다. 소비를 기준으로 할 때 배출량은 곱절로 늘어난다. 이 기간 중국에서 수입하는 공산품의 양은 급증했다.
 
선진국은 산업구조를 서비스나 금융업 중심으로 개편해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하는 제조업은 중국 등 개도국과 신흥공업국으로 이전했다. 따라서 수출과 수입을 모두 고려한, 다시 말해 소비를 기준으로 해야 진정한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나온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교토의정서는 한 국가 안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만을 합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산품 수출하는 우리나라도 예외 아냐 

중국은 1차에너지의 69%를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하는 석탄이 공급하며, 산업부문에서 에너지의 70%를 쓴다. 이렇게 만든 제품을 수출해 중국의 무역규모는 세계 3위이다. 수출품의 90%는 공산품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약 3분의 1은 수출품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시 말해, 중국산 공산품을 수입해 쓰는 나라들은 연간 약 20억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중국에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제조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공산품을 주로 수출한다. 우리 제품을 수입해 쓰는 사람의 이산화탄소까지 우리가 부담하는 셈이다. 반대로 해마다 옥수수, 밀, 콩 등을 1400여 만t 수입한다. 농작물 재배에 드는 비료, 물, 농기계 등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므로  수입자인 우리는 그만큼 이산화탄소 부담을 넘긴 셈이다. 외국 방문객보다 해외여행자들이 많은 것도 우리가 남에게 이산화탄소를 부담을 지우는 요인이다.
 
소비를 기준으로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얼마나 될지를 계산한 것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는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우리나라가 더는 개도국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되리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4억5천만t으로 세계 10위이지만 1850~2002년 사이 역사적 배출량 순위는 23위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태그 :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시베리아서 낙동강까지, 열목어 대이동의 비밀시베리아서 낙동강까지, 열목어 대이동의 비밀

    조홍섭 | 2017. 04. 10

    빙하기 시베리아서 남하, 아무르강 거쳐 2만년 전 한반도로최남단 서식지 낙동강 상류에 고유 집단 잔존 가능성 커북극해서 놀던 ‘시베리아 연어’한강과 낙동강 최상류 찬 개울에는 커다란 육식성 민물고기가 산다. 한여름에도 손이 저릴 만큼 차...

  • 브렉시트, 기후변화 대응에 불똥 튀나?브렉시트, 기후변화 대응에 불똥 튀나?

    조홍섭 | 2016. 07. 01

    파리협정 이행 갈길 먼데, '기후 리더' 영국 빠진 유럽연합 동력 상실 우려기록적 가뭄→시리아 난민사태→브렉시트→기후대응 약화 악순환되나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가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갖는지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공통적인 견...

  • 화학물질 참사 막으려면, 틀린 경보가 묵살보다 낫다화학물질 참사 막으려면, 틀린 경보가 묵살보다 낫다

    조홍섭 | 2016. 06. 03

    `가정 독물'인 살생물질 관리에 특별한 대책 필요…디디티 교훈 잊지 말아야과학적 불확실성 있어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 예상되면 조기경보 들어야  아침에 쓴 샴프나 손에 든 휴대전화, 금세 썩지 않는 나무의자에는 모두 화학물질이 들어있다....

  • 차로 치고 새끼 유괴하고…고라니의 잔인한 봄차로 치고 새끼 유괴하고…고라니의 잔인한 봄

    조홍섭 | 2016. 05. 06

    IUCN 취약종 지정, 체계적 조사 없이 우리는 매년 15만마리 죽여세계서 중국과 한국이 자생지, 중국은 멸종위기에 복원 움직임  야생동물을 맞히는 퀴즈. 수컷의 입에는 기다란 송곳니가 삐져나와 “흡혈귀 사슴”이란 별명이 붙어 있다. 가장 원...

  • 똑똑한 식물…때맞춰 꽃피우고 기억하고 속이고똑똑한 식물…때맞춰 꽃피우고 기억하고 속이고

    조홍섭 | 2016. 04. 08

    중추신경계 없지만 잎, 줄기, 뿌리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고등기능 수행 미모사는 30일 뒤까지 기억…공동체 이뤄 햇빛 못 받는 나무에 양분 나누기도     봄은 밀려드는 꽃 물결과 함께 온다. 기후변화로 개나리 물결이 지나기도 전에 벚꽃이 ...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