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삼성본관, 주변 12곳 석면 검출"

조홍섭 2009. 03. 10
조회수 13869 추천수 0
서울대 보건대학원 등 조사
160m 떨어진 곳에서도...건물 내부선 기준치 초과
폐기물 반출과정서 날린 듯...삼성쪽 "기준치 아래"
 

석면2.jpg
 

  •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왼쪽 두번째)와 최예용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맨 오른쪽) 등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옛 삼성 본관 안팎의 석면 오염 실태에 대한 공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서울 중구 태평로의 옛 삼성 본관 주변의 토양과 본관 내부에서 기준치를 넘는 석면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는 9일 “리모델링 공사중인 삼성 본관 안팎의 석면 오염 실태를 지난 4~6일 조사한 결과, 본관 내부 대기 중에서 기준치를 2~5배 초과한 석면이 검출됐고, 본관 밖 토양과 먼지 등에서도 석면 성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석면은 흡입할 경우 1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악성중피종 등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국내에서는 올 1월부터 모든 종류의 석면 사용이 금지됐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삼성 본관 반경 170여m 이내 22곳의 토양과 먼지를 조사한 결과, 절반을 웃도는 12곳에서 청석면과 트레몰라이트 등 석면 성분이 검출됐다. 본관에서 160m 떨어진 한 가판대 차양막과 150m 떨어진 식당 광고판 등 10곳에서 청석면이 검출됐고, 33m 떨어진 교회 옥상 등에서는 백석면과 트레몰라이트가 검출됐다.

 

 

Untitled-1.jpg연구소는 “석면 폐기물을 모아 외부로 반출하는 과정에서 석면이 날린 것으로 보인다”며 “폐기물을 2층에서 1층으로 직접 내려보내고, 마대에 담지 않고 차량에 싣는 등의 과정에서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1차로 편광현미경, 2차로 주사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석면 성분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또 조사 결과 본관 내부에서는 석면 작업장 이외의 공간 3곳 가운데 2곳의 대기 시료에서 각각 0.022개/㏄, 0.058개/㏄의 석면이 검출됐다. 이는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의한 대기 중 석면 기준치인 0.01개/㏄ 이하를 각각 2배, 5배 초과한 수치다.

 

최예용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지난해 11월 석면 해체 공사가 본격화하기 전에 삼성 쪽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개선된 점이 거의 없다”며 “발주사인 삼성전자와 시공사인 삼성에버랜드 등을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인 삼성에버랜드는 반박 자료를 내 “건물 내부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꾸준히 조사해왔고, 건물 바깥은 지난 5일 시민환경연구소가 검출한 4곳을 똑같이 조사했지만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은 건물 밖의 먼지 속 석면을 분석하는데 편광현미경만을 이용해 분석했다. 한 석면분석 전문가는 “먼지 중의 석면은 최고 배율 400배인 편광현미경으로는 찾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고 90만배까지 확대가 가능한 전자현미경을 함께 이용해야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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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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