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탄소성적표지 확인하셨어요?

조홍섭 2009. 01. 05
조회수 19935 추천수 0
기후변화 덜 일으키는 제품에 붙여
소비자들도 ‘이왕이면…’ 관심 높아
 
 
올해부터 제품의 생산에서 사용과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양을 표기하는 상품이 소비자에게 선보인다.
 
이를 계기로 소비자는 기후변화를 덜 일으키는 물건을 고르게 되고, 생산자는 모든 공정에서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지난해 8월부터 세탁기, 두부, 콜라 등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벌인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기업의 신청을 받아 ‘탄소성적표지’를 제품에 부착할 수 있는 온실가스 라벨링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즉석쌀밥 샴푸 두부 항공서비스 등
 
8000162817_20090105.jpg처음으로 탄소성적표지를 붙일 제품의 하나인 시제이제일제당의 즉석쌀밥은 210g 제품당 383g의 온실가스를 내보낸다. 이 수치는 쌀을 재배하는 데 든 농약, 비료, 농기계, 물에 들어간 화석연료를 환산한 173g의 이산화탄소와 공장에서 쌀을 씻어 밥을 짓고 제품을 소매점까지 차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방출한 206g, 그리고 플라스틱 포장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4g의 이산화탄소를 모두 합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샴푸(820㎖) 1개는 484g의 온실가스를 내보내는데, 용기를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료와 제조단계 방출량 573g에서 89g을 뺀 값이다.
 
금호아시아나는 항공서비스에도 탄소성적표지를 붙일 예정이다. A330-300 기종으로 여행할 때 ㎞당 109g의 온실가스가 방출된다. 인천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라면 왕복에 1084㎏의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셈이 된다.
 
이 제도는 기업의 자발적 신청을 받아 친환경상품진흥원이 배출량을 검토해 인증을 내 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업이 마크를 받으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감축계획을 내야 한다. 따라서 이 마크를 단 제품 회사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제도는 소비자의 저탄소 제품 구매 활성화와 함께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에 벌써 기여하고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즉석쌀밥 제조업체는 인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20~30% 감축하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액화천연가스 대신 공장 근처 폐기물 소각시설의 폐열을 밥을 짓는 데 활용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폐열로 지은 밥’이란 인상을 줄까봐 꺼리던 계획을 ‘기후변화 대응’을 명분 삼아 실행에 옮기게 됐다.
 
이밖에 풀무원은 공장에 고효율 모터와 절전형 조명기구를 도입해 두부 제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과정 배출량을 줄이기로 했고, 금호아시아나는 비행기의 지상 활주시간을 줄이고 연료 탑재량을 합리화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예정이다.
 
올해 붙는 탄소라벨에는 ‘기후변화대응’이란 표시가 돼 있다. 내년부터는 정해진 감축목표를 달성한 상품에는 ‘저탄소상품’이란 표지가 붙는다.
 
주요 대기업·대형 유통업체 참여 뜻 밝혀
 
Untitled-1 copy.jpg현재 시행중인 환경마크 제도는 같은 성능 제품 가운데 더 환경에 좋은 상품을 인증하는 상대평가이지만, 탄소라벨링에서는 절대평가다. 제품마다 평균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정부가 제시한 최소 감축목표를 달성했는지를 따진다.
 
탄소라벨링 제도는 영국이 2007년 처음 시작한 이후 스웨덴, 캐나다, 미국 등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도 올해 도입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20여개 주요 제조회사에서 75개 품목이 인증을 받아 탄소성적표지를 부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의 식품체인인 테스코는 2008년부터 세제, 감자, 오렌지주스 등 20개 품목에 탄소 표지를 붙이고 있다. 탄소발자국 상징물 옆에 소비자에게 안내하는 문구가 달려있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분말세제에는 750g의 온실가스를 내보낸다는 표시 옆에 “액상농축세제를 쓰면 한 번 세탁할 때 600g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설명과, 대부분의 이산화탄소는 사용단계에서 나오는데 소비자들이 세탁온도를 40도에서 30도로 낮추거나 빨래를 햇볕에 널어 말리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안내문을 곁들이고 있다.
 
박광칠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실 사무관은 “대부분의 주요 대기업과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업체가 자사 상표에 탄소성적표지를 붙이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소비자의 반응이 민감한 식품·음료 분야 업계에서 이 제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익 친환경상품진흥원 제품평가국 팀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국민의 인지도가 높고 표지제도가 제공하는 정보가 이해하기 쉬워 시장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직접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일상 생필품이 전체 온실가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기 때문에 이런 소비재의 온실가스 감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환경상품진흥원이 지난해 4~5월 수도권 주민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가 “제품 구매 시 탄소배출량 정보를 확인할 의사가 있다고 대답했고, 69%는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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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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