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양심선언 김이태 연구원 끝내 3개월 정직

조홍섭 2008.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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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연구원, 징계위 3차례 연기 끝 어제 밤 9시 결정
내부선, "제 2의 양심선언 막으려는 협박성 경고"
 

81223건기연 김이태 박사 징계위 봉쇄5.JPG
지난 5월 "4대강 정비의 실체는 운하”라고 양심선언을 했던 김이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원이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승강기에서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가 저녁에 다시 열리게 된 사실을 부인에게 알려주고 있다. 고양/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오후 4시, 오후 5시, 오후 8시, 오후 9시.
지난 5월 대운하 양심선언을 했던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의 김이태 연구원에 대한 보복은 끈질겼다. 23일 건기연 노동조합원 60여명이 오후 4시 징계위원회 개최를 막기 위해 경기 고양 일산서구 건기연 건물 지하 회의장 출입문을 봉쇄했지만, 징계위 위원들은 회의 속개 시간을 오후 5시, 8시, 9시 등 시간 단위로 연기하면서 중징계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노조원들은 혀를 내둘렀고 조금씩 떨어져나갔다.
 오후 9시 드디어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노조는 징계위 거부 대신 회의장 안에서 징계의 부당성을 알리는 발언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지만 힘이 달렸다. 2시간30분 가량 난상 토론 끝에 징계위는 위원들 다수가 김 연구원에 대해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가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5월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대운하에 참여하는 연구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건기연이 국토해양부로부터 연구용역 의뢰를 받은)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운하 계획”이라고 폭로했다. 당시 국토부는 “내용 유출은 아니므로 보안각서 위반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건기연도 당시 공석이던 원장을 대리해 우효섭 부원장이 “처벌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부임한 조용주 원장은 건기연의 이런 공식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버렸다. 양심선언을 한 지 반년이 넘은 지금에 와서야 김 연구원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징계 절차를 밟았다. 마침 건기연은 4대강 정비 사업 용역을 다시 수주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건기연 내부에서는 상당 수가 이번 징계가 김 연구원에 대한 보복은 물론 김 연구원을 희생양 삼아 제2의 대운하 양심선언을 막기 위한 권력기관의 협박성 경고로 풀이했다. 박근철 건기연 노조 지부장은 “징계위 위원들 중 30%만 부장급으로 뽑는 게 관례였는데 이번에는 12명 모두를 부장급 이상으로 뽑았다”며, “낙하산이어서 권력기관에 약할 수밖에 없는 원장이 일반 직원보다는 자신의 뜻에 잘 따를 부장들만 모아 중징계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석진 건기연 감사실장은 “김 연구원이 보안사항을 유출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직원으로서 내부 협의 절차 없이 개인 의견을 밝혔고 이로 인해 건기연의 위상을 훼손시켜 내부 취업규칙과 인사관리 규정을 어긴 혐의”라고 해명했다.
♣H6s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 김이태 연구원 부인이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108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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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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