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6739m 서식 세계 최고 고산 동물 발견

조홍섭 2020. 03. 25
조회수 10585 추천수 1
칠레 유야이야코 산 정상서 생쥐 확인…산소 절반, 먹이 없고 극단적 일교차

m1.jpg »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사는 것으로 밝혀진 노랑엉덩이잎귀쥐. 마르키알 키로가-카르모나 제공.

산소가 희박한 데다 극도로 건조하고 먹을 것이 없는 고산지대에도 포유류가 서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제이 스토르스 미국 네브래스카대 생물학자 등 미국과 칠레 연구자들은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유야이야코 화산 꼭대기(해발 6739m)에서 포획한 생쥐가 유전자 분석 결과 노랑엉덩이잎귀쥐로 나타났다고 13일 ‘바이오 리시브’에 밝혔다. ‘바이오 리시브’는 미발간된 생물학 분야의 연구를 동료 비평을 듣기 위해 미리 공개하는 누리집이다.

이로써 이 생쥐는 지구에 사는 포유동물 가운데 가장 높은 고도에 서식하는 종이 됐다. 연구자들은 “이 발견으로 작은 포유류가 얼마나 높은 고도에서 생리적인 한계를 극복해 살 수 있는지를 우리가 얼마나 과소평가했나 알 수 있다”며 “그 이유는 단지 생물학자들이 세계 최고봉을 거의 탐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논문에 적었다.

실제로 유야이야코 정상에서 이 생쥐를 처음 목격한 것은 2013년 등반대의 대원이었다. 당시는 정상 눈 위에 있는 생쥐의 사진을 찍었을 뿐이었다. 이번 연구는 그것을 생물학자들이 확인한 셈이다.

m2.jpg » 칠레 북부 아르헨티나 접경지역에 있는 유야이야코 산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화산으로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아타카마 사막에 인접해 있다. 제이 스토르스 외 (2020) ‘바이오 리시브’ 제공.

유야이야코 산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화산으로 극한적인 환경이 화성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산소는 해수면의 절반 이하이고 극도로 건조한 데다 온도의 일교차가 극단적으로 심하다. 겨울에는 영하 51도까지 떨어지고 연평균 기온은 영하 15도이지만, 햇살이 내리쪼이는 토양 표면은 32도까지 올라 하루 중 온도 차이 69도에 이른다.

연구자들은 지난달 이 화산을 등정했는데 해발 4620m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정상까지 조사하면서 4종 80개체의 고산 생쥐를 포획했다. 특히 연구자들을 놀라게 한 것은 정상에서 발견된 노랑엉덩이잎귀쥐가 해수면 높이에서도 서식해, 고도에서뿐 아니라 서식 범위에서도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m3.jpg » 유야이야코 산 정상에서 노랑엉덩이잎귀쥐를 포획한 지점(네모). 제이 스토르스 외 (2020) ‘바이오 리시브’ 제공.

그렇다면 이 생쥐는 어떻게 이런 고산에서 살 수 있을까. 연구자들은 “유야이야코 산에서 식물이 분포하는 한계는 정상보다 2000m 이상 아래”라면서 “이 생쥐가 무얼 먹고 사는지, 어떻게 저산소와 추위를 견디는지 등은 후속 연구과제”라고 밝혔다. 산 정상에는 식물이 전혀 없지만, 지의류가 일부 분포하고, 소량이지만 마른 풀잎 등이 바람에 실려 날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자들은 “이번 발견으로 포유류가 어느 고도까지 생리적, 생태적 한계를 이기며 살 수 있는지에 관한 통념을 깬다”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들도 한때 생각한 것처럼 생명체 없는 삭막한 곳은 아니다”라고 논문에 적었다.

인용 저널: bioRxiv, DOI: 10.1101/2020.03.13.989822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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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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