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한 번에 어린 제비 사망률 곱절로

조홍섭 2020.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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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진 봄 산란 앞당기면 새끼 굶주릴 위험 커져, 30년 장기연구 결과

MPI of Animal Behavior_ Shipley.jpg » 날씨가 따뜻하다고 일찍 부화한 녹색제비 새끼는 이상 한파를 만나면 굶어 죽을 확률이 높다. 쉬플리 제공.

기후변화는 평균으로 오지 않는다. 봄은 일찍 찾아오고 평균기온은 오르지만 꽃샘추위는 잦아진다. 동물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 장기 현장연구로 밝혀졌다.

라이언 쉬플리 독일 막스플랑크 동물행동 연구소 박사후연구원 등은 29일 과학저널 미 국립학술원 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따뜻해진 봄에 맞춰 산란을 앞당긴 새들은 새끼 사망률이 높아지는 상황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미국 뉴욕 이타카에서 여름 철새인 녹색제비의 번식(30년 이상), 곤충 풍부도(25년 이상), 기상(100년 이상) 등을 장기 관찰한 결과 “지난 30년 동안 녹색제비의 번식 시기는 10년에 사흘꼴로 앞당겨졌다”며 “그러나 부화가 일러지면서 꽃샘추위에 노출될 위험이 커졌는데, 이런 날에는 먹이인 날벌레를 잡기 힘들어진다”고 밝혔다.

s2.jpg » 새끼에게 날벌레를 먹이는 어미 녹색제비. 앤디 리에이고,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결국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할까는 동물에게 생사가 걸린 문제이지만 무작정 기후변화 템포에 맞추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쉬플리 박사는 “기후변화에 발맞춰 단순히 날짜를 앞당기는 건 위험하다. 예외적으로 따뜻한 봄 날씨에 따르다가는 예상치 못한 변덕스러운 날씨에 봉착할 수 있다”고 이 연구소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한 번 꽃샘추위가 닥쳐도 새끼의 생존율은 50% 이상 떨어진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이상 한파가 오면 새끼 새들의 먹이인 날벌레를 잡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곤충의 비행활동은 날씨에 직결되는데 변덕스러운 날씨가 닥치면 “날벌레를 먹고 사는 새들에겐 하루는 잔치였다가 이튿날은 쫄쫄 굶는 날이 되곤 한다”고 쉬플리 박사는 말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 관찰한 봄철 꽃샘추위는 1970년대보다 2배 잦아졌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어미가 알 품기에 나섰는데 3주 뒤 새끼가 깨어날 때쯤 예상치 못한 이상 한파가 오는 일이 흔해졌다. 

이 지역에서는 세계 다른 곳에서 문제가 되는 곤충의 절대량 감소가 나타나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곤충의 풍부도가 아니라 며칠 동안 얼마나 많은 곤충을 잡을 수 있는가이다”라고 연구자들은 강조했다.

s.jpg » 기후변화는 새들에게 적응을 요구하지만 특히 녹색제비처럼 곤충을 먹는 새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특히 곤충을 먹는 새들에게 치명적임을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곤충을 먹는 새들의 감소가 두드러진다.

연구에 참여한 마렌 비투세크 미국 코넬대 교수는 “이런 장기연구는 생물종이 어떻게 왜 기후변화로 영향받는지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생물이 복잡한 생태계 안에서 어떻게 기능하고 서로 관계 맺으며 진화하는지 통찰할 수 있게 해 준다”라고 말했다.

인용 논문: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 DOI: 10.1073/pnas.2009864117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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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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