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기린’ 케냐서 밀렵꾼 손에 죽어…딱 1마리 남았다

조홍섭 2020. 03. 13
조회수 7789 추천수 0
“고기와 가죽 노린 듯”…세계 유일 집단 새끼 1마리 남아 

gi1.jpg » 세계에서 유일하게 케냐에서만 서식하던 흰 기린이 밀렵 됐다. 케냐 이샤크비니 히롤라 커뮤니티 보전기구 제공.

2016년 케냐에서 발견된 흰 기린의 어미와 새끼가 밀렵꾼 손아귀에 목숨을 잃었다. 이로써 세계에서 유일한 흰 기린 집단은 수컷 새끼 한 마리만 남게 됐다.

케냐 매체인 ‘더 이스트아프리칸’과 영국 ‘비비시(BBC)’ 등의 보도를 보면, 흰 기린 가족은 석 달 전부터 자취를 감춰 이들이 살던 이샤크비니 히롤라 커뮤니티 보전기구가 수색에 나섰다. 모하메드 아흐메드누르 소장은 “오래 수색했지만 고기와 가죽을 노린 무장한 밀렵꾼이 남긴 흰 기린의 뼈만 찾았을 뿐”이라고 10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그는 “이 지역뿐 아니라 케냐 전체에 슬픈 날”이라며 “흰 기린의 밀렵은 희귀하고 독특한 종을 보전하려고 나선 지역사회에 타격을 가했을 뿐 아니라 보전노력을 이어가려면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는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흰 기린은 2016년 한 마리가 발견된 이후 지난해에는 흰 기린 새끼 2마리를 출산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고, 지역사회에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효과를 냈다.

gi2.jpg » 흰 기린은 색소를 부분적으로 상실한 백변종(루시즘)으로 피부는 희지만 눈 등 연한 조직은 검다. 케냐 이샤크비니 히롤라 커뮤니티 보전기구 제공.

흰 기린은 색소를 부분적으로 상실한 백변종(루시즘)으로 피부는 희지만, 눈은 검은색이다. 피부는 물론 눈까지 색소가 없어 붉은 혈관이 그대로 드러나 눈이 붉게 보이는 백색증(알비노)과는 구별된다.

밀렵꾼의 정체와 동기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린은 고기와 가죽을 얻기 위해 널리 밀렵 돼 지난 30년 동안 개체수가 40% 줄었다고 아프리카 야생동물재단은 밝혔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지속해서 개체수가 감소한다는 2016년 재평가를 바탕으로 2018년 기린을 멸종위기 적색목록에서 ‘취약’ 종으로 분류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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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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