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어 맛의 비결은 '지방'

김규남 2013. 09. 16
조회수 22842 추천수 0

철따라 맛 있는 물고기 따로 있다, 9월 전어는 지방이 평소 3배

어류 생태학자가 탐구한 우리나라 대표 생선 16종에 얽힌 이야기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jpg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
황선도 지음/부키·1만5000원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 말”이라는 속설의 근거는 무엇일까? 지은이는 전어의 다른 영양분은 계절에 따라 별 변화가 없지만, 가을이 되면 유독 지방 성분이 3배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가을에 전어의 맛과 냄새가 유달리 고소해지는 이유는 바로 늘어난 지방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jono3.jpg » 초가을의 대표 생선 전어의 모습. 사진=국립수산과학원

 

jun.jpg » 전어 요리의 예. 왼쪽은 전어 구이, 오른쪽은 회무침. 사진=박미향 기자

 

이렇게 생선에도 과일처럼 맛이 절정에 이르는 제철이 있다. 9월엔 전어, 10월엔 고등어, 11월엔 홍어, 12월엔 꽁치가 제철이다. 구분 기준은 바로 ‘산란기’다.

 

지은이는 “산란기를 알아야 물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산란을 위해 몸을 살찌우고 양분을 저장하기 때문이다. 산란철이 지나면 영양분이 다 빠지고 맛도 없어진다”고 설명한다.
 

위에서~1.JPG » 위에서 내려다 본 고등어의 모습. 줄무늬가 어른거려 포식자가 잘 구분하기 힘들다. 사진=<한겨레> 자료 사진

 

10월에 맛이 좋은 고등어는 왜 등 색깔이 푸를까? 평생 해수면에 떠서 사는 ‘떠살이 물고기’인 고등어의 등 색깔은 하늘의 포식자인 새가 내려다보았을 때 바다 색과 잘 구별되지 않는다. 고등어의 등 색깔은 생존을 위한 보호색인 것이다. 
 

이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의 제철 물고기 16종을 소개한다. 가정의 밥상에서, 회사 회식자리에서 접하는 익숙한 생선들이다. ‘30년 물고기 박사’인 지은이는 물고기의 생태는 물론 물고기에 얽힌 속설과 역사, 경험담, 맛있게 먹는 법 등에 대한 이야기를 푸짐하게 펼친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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