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과 망고스틴을 함께 먹어야 하는 이유

조홍섭 2012. 01. 05
조회수 25377 추천수 0

생물다양성 협약, 기후변화로 우리 관심사로 떠오른 열대 과일의 모든 것

해외여행지 식당과 시장에서 풀지 못한 궁금증 풀려 

 

열대과일_표지.jpg  

열대의 과일 자원
김기중 지음/지오북·5만8000원
 
이제는 익숙한 과일이 된 참다래가 뉴질랜드 원산이라고 알고 있다면 중국 사람들이 배 아파할지 모른다. 큰다래와 참다래는 애초 중국 중남부가 원산이지만 1904년 뉴질랜드 사람 이사벨 프레이저가 가져가 개량한 것이다.
 

큰다래는 키위, 참다래는 골드키위라는 상표로 먼저 알려지게 된 연유이다. 중국 정부는 2005년 뒤늦게 큰다래를 국가 과일로 지정했지만, 선진국으로 유출된 생물자원이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사진2.큰다래와 참다래(붉은색, 노란색)의 횡단면.jpg

▲'키위'라는 상표명으로 더 알려진 큰다래(왼쪽). 오른쪽 둘은 골드키위로 알려진 참다래.

 

김기중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교수는 생물자원 보유국의 주권을 규정한 국제생물다양성협약이 구체화하고 있고, 기후변화로 점차 아열대 작물 재배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려고 <열대의 과일 자원>을 펴냈다고 이 책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굳이 그런 거창한 얘기가 아니라도, 열대 나라를 여행하면서 식당이나 시장에서 만난 수많은 낯선 열대 과일에 대해서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는 궁금증을 느낀 이들은 많을 것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열대 과일에 관한 도감이지만 원산지, 재배방법, 과일의 특징, 생산시기, 식물의 생김새, 유용 성분 등 일반인의 호기심을 채워줄 만한 정보를 풍부한 사진과 함께 담고 있다. 일반인을 위한 팁도 잊지 않았다.
 

사진3 두리안_축소.jpg

▲'과일의 왕' 두리안의 겉 모습(왼쪽)과 내부의 모습.

 

동남아에서 ‘과일의 왕’이란 별명을 지닌 두리안은 “약간의 구린내와 달고 감미로운 향이 섞여 있는” 매우 독특한 열대 과일로  “한두 번 맛을 들이면 잊지 못하고 다시 찾게 되는 매력이 있는 과일”이다. 지은이는 시장에서 이 과일을 구입한 여행자에게 “(강한 냄새 때문에) 호텔 직원에게 제지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시식 장소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여행안내서에도 나와 있는 이 정도의 조언에 그치지 않고 두리안을 망고스틴과 같이 먹으라는 충고를 곁들인다. 두리안이 고열량 과일로 몸에 열을 발생시키는 반면, 요즘 국내에도 팔리고 있는 ‘과일의 여왕’ 망고스틴은 뛰어난 맛과 함께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1. 시장에서 유통되는 망고스틴 (말레시아).jpg

▲'과일의 여왕'으로 불리는 망고스틴.

 

세계화와 함께 우리의 식탁은 이미 상당 부분 ‘열대화’했다. 중국 요리의 후식으로 종종 나오는 리치는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과일 가운데 맛이 으뜸이라고 꼽은 중국 원산의 열대 과일이다. 이제 기후변화와 함께 그 목록은 점점 길어질 것이다.

 

사진5.리치의 과일 표면_축소.jpg

▲소동파가 최고의 과일로 칭송했던 중국 원산의 리치.
 

열대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고 과일의 종류도 수백 가지에 이른다. 이들은 풍미와 함께 신약 개발 등 새로운 생물자원의 원천이기도 하다.
 

miracle.jpg

▲단맛을 유지하는 특수 성분이 있는 기적의 열매 겉(왼쪽)과 속. 

 

열대 서아프리카가 고향인 ‘기적의 열매’는 그런 예이다. 이 과일에 들어있는 ‘미라쿨린’이란 성분은 과일을 먹은 뒤 30분~1시간 동안 모든 입맛을 단맛으로 바꾸는 신기한 힘을 발휘한다. 기적의 열매를 먹은 뒤 눈이 저절로 찡그려지는 레몬을 씹어도 달콤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성분을 이용해 당뇨환자 또는 다이어트용 설탕 대용품을 개발하거나 암환자들의 입맛을 돋우는 보조식품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4. 성장하는 빵나무 열매.jpg

▲열매가 빵처럼 생긴 빵나무. 덜 익었을 때부터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이 책은 이 밖에도 이제껏 몰랐던 열대 과일과 채소에 관한 호기심을 풀어주는 쏠쏠한 재미를 주기도 한다. 동남아 열대지방에서 기원한 빵나무는 노예들의 식량자원으로 널리 재배되었는데, 나무에서 빵이 열리기 때문이 아니라 덜 익은 과일이라도 요리하면 감자 비슷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또 바나나는 ‘씨 없는 수박’처럼 개량된 3배체이기 때문에 스스로는 번식을 하지 못하며, 바나나의 원종인 야생 바나나에는 잘못하면 이가 부러질 만큼 단단한 씨앗이 잔뜩 들어있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지오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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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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