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과 종이, 절반 이상이 종량제 봉투로 간다

이동수 2019. 0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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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선별 필요하거나 소각돼 자원 낭비…재활용 첫 출발 분리배출부터 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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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종이와 플라스틱류 폐기물의 재활용분리배출 비율

우리는 쓰레기 문제로 종종 곤란을 겪곤 한다. 2018년만 해도 3월에 폐비닐 수거 거부 사태로 홍역을 치르더니 11월에는 쓰레기 불법수출로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국내의 한 업체가 이물질이 섞인 폐플라스틱 6000여t을 재활용 명목으로 필리핀에 수출한 것이 적발되어 되돌아오게 된 것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자원을 잘 관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자원의 사용을 절제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래서 세계 여러 나라의 정부는 공통적으로 폐기물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것을 폐기물관리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폐기물의 원천적 감량을 획기적으로 이루고 있는 국가는 아직 없으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차선책은 재사용과 재활용을 통해 최대한 자원의 순환주기를 늘리는 것이다.

512.jpg » 중국의 재활용 폐기물 수입 중단에 따라 폐비닐 수거 중단 사태가 3월 벌어졌다. 연합뉴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환경부의 폐기물관리 담당부서 이름이 자원순환정책과, 폐자원관리과, 자원재활용과, 폐자원에너지과 등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폐기물의 재사용이나 재활용은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는 나라가 많다. 

그럼 우리나라의 재활용은 과연 어떤가? 우리나라에서는 폐기물을 크게 생활계 폐기물과 사업장 폐기물로 나누는데 일단 우리가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활계 폐기물의 재활용에 대해서 살펴보자. 

폐기물 재활용의 출발은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 항목의 분리이다. 어떤 제품을 생산하든 가능한 한 순도가 높은 원재료가 필요하다. 재활용 제품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좋은 원재료에 이어 분리수거된 폐기물을 쓸모 있는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그 다음에는 이 제품들이 잘 팔려나가서 사용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분리배출·수거-재활용품생산-재활용품 소비의 세 요소가 끊임없이 연결되어야 재활용을 통한 자원의 순환이 이루어진다. 

05938693_P_0.jpg » 우리나라의 쓰레기 분리 배출은 세계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개선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연합뉴스

먼저 출발점인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 항목의 분리를 보자면, 세계 여러 나라를 살펴봐도 분리배출을 우리나라만큼 열심히 하는 곳은 드물다. 종이,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유리, 금속, 음식물 등으로 우선 분리되는 세부항목이 다양하다. 또한 이런 저런 불만에도 일반시민들은 분리배출이 생활화 되어 있다. 

또한 문제가 없진 않지만, 이들을 비교적 조직적으로 수거하는 체계가 나름 작동하고 있다. 어디든 시민들의 참여와 협조가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다. 

이와 함께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밀집된 주거양식도 분리수거가 비교적 잘 되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도시의 단독주택지역이나 시골 등에서 분리배출이나 수거가 아파트 단지처럼 잘 되고 있지 않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분리배출·수거 현황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 사람들도 놀라고 부러워하기도 하니 가히 뿌듯함을 느낄 만하다.  

그러나 조금 자세히 보면, 재활용을 위한 분리배출도 개선의 여지가 제법 있다. 그림 1에 나타나 있듯이, 지난 16년 간 우리의 생활계폐기물은 음식물, 종이, 플라스틱, 금속, 유리 등 재활용 분리배출 대상 항목들의 합이 꾸준하게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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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생활폐기물 주요 항목별 비율

음식물(43%~50%)을 제외하면 종이(15%~23%)와 플라스틱(5%~12%)이 가장 많다. 이 자료에 근거해서 이상적으로 따지자면, 생활계폐기물 총 발생량의 70%가 재활용 분리배출, 나머지 30%가 종량제 봉투로 배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사실 종량제 봉투로 배출되는 양은 전체의 45% 정도에 이르고 있다. 즉, 분리배출 되어야 할 항목들의 적지 않은 부분이 종량제봉투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어떤 항목들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고 종량제 봉투로 들어가고 있을까? 환경부의 자료에 의하면 음식물은 95%를 넘게 잘 분리배출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그 다음으로 종이와 플라스틱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림 2를 보면 종이는 2010년까지는 총배출량의 50%를 약간 넘는 정도가 분리배출 되었고, 그 이후에는 점차 줄어들어 2016년에는 45%만이 재활용을 위해 분리배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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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종이와 플라스틱류 폐기물의 재활용분리배출 비율 

즉, 종량제 봉투에 섞인 채로 배출되는 종이의 비율이 전체의 반이 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의 집계에 따르면, 이렇게 종량제 봉투에 섞여 들어간 종이의 40%~50%가 추가적인 선별과정을 통해 다시 재활용된다고 하는데, 이런 추가 선별-재활용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재활용될 수 있는 종이의 적지 않은 부분이 처음 배출 단계에서 제대로 분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플라스틱류 폐기물도 지난 16년 동안 재활용분리배출 비율이 33%~47%로 전체의 반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최근에 와서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그림 2). 이렇게 종량제 봉투로 섞여 들어 간 플라스틱은 95% 이상이 소각이나 매립되다가 최근에 와서야 그 중 10%~15% 정도만 재활용 되고 있다. 

종이와는 달리 종량제 봉투 속의 플라스틱은 별로 재활용되지 않고 큰 비율로 소각되고 있어서, 만일 제대로 재활용 분리배출을 하면 태울 쓰레기가 부족해져서 소각로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플라스틱을 두고 재활용과 소각이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소각하면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 소각도 재활용의 범주에 넣기도 한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두고 재활용과 소각을 통한 에너지 회수 중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획일적으로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재활용이 에너지 회수보다 본래부터 여러 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인데 이는 꼭 플라스틱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05998187_P_0_권지담.jpg » 청소노동자가 쓰레기에서 재활용품을 골라내고 있다. 올바른 분리 배출이 시급하다. 권지담 기자

어떤 제품이든 만들어지려면 자연으로부터 원료를 채취하고 가공하는 공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자원과 에너지가 많이 사용되며 동시에 오염물질도 배출된다. 

따라서, 만일 휴대폰을 하나 손에 들고 있다면, 눈에는 휴대폰만 보이지만 사실 그것에는 많은 다른 것, 예컨대, 휴대폰의 부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했던 여러 종류의 금속, 희토류 광석, 반도체 원료, 원유 등의 채취와 가공을 위해 사용된 에너지와 엄청난 양의 물, 그 과정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폐수 등이 그 뒤에 한 덩어리로 딸려있는 것과 다름없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만약 플라스틱 제품을 재활용한다면 그만큼을 새로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그 많은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 그리고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반면 소각을 한다면 플라스틱 속에 잠겨있는 에너지만 회수할 수 있을 뿐이다.

재활용을 통한 에너지와 자원 절약, 오염물질 배출저감 효과에 비하면 에너지 회수는 너무 작은 이익이기 때문에 재활용이 여러 면에서 소각보다 더 나은 대안이다. 많은 경우 심지어는 에너지 효과만 비교해도 그렇다. 게다가 플라스틱은 더는 재활용을 할 수 없을 때 언제든 소각해서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으니, 미리 서둘러서 소각해 버리려 하지 말고 재활용 방법을 먼저 열심히 찾아보는 것이 마땅하다.

재활용의 첫 출발은 분리배출이다. 이제부터 종이와 플라스틱의 분리배출을 더 잘해서 자원순환의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와 기업은 제품 제조단계에서부터 재활용과 재사용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생산하여야 하며, 재활용으로 생산된 제품이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자원이 순환되는 사회로부터 시작된다. 

이동수/ 환경과공해연구회 운영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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