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는 왜 밤에도 우는가

윤순영 2011. 08. 22
조회수 30010 추천수 0

애매미, 털매미 등 인공조명 탓에 짝짓기 나서

기후변화로 말매미 소음 기승, 9월 기온 떨어지면 사라져


malmami.jpg

▲말매미. 도시의 신개발 지역에서 소음공해의 주범이다. 지구온난화로 확산 일로에 있기도 하다.


2309.jpg

▲참매미


매미가 시도 때도 없이 운다.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부터 우는가 하면, 방충망에라도 앉아 울기 시작하면 단잠에 빠졌던 식구들이 모두 깨어난다.


매미 가운데 털매미, 말매미, 애매미 등은 비교적 흐린 날에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밝을 때도 운다. 따라서 인공조명으로 주변이 밝다면 이들 매미는 당연히 운다. 매미를 탓할 게 없다. 이렇게 시끄럽다가도 9월이 되면 매미 소리는 갑자기 뚝 그친다. 온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금만 기다리면 매미 소음을 듣고 싶어도 듣지 못한다. 



  2386.jpg

▲털매미

2744.jpg

▲애매미


8월11일 새벽 2시, 보슬비가 내리는 가로 등불 거리에서 매미가 울어 댄다. 간혹 그런 일이 있었지만 이젠 자연스런 일상이 되어 버린 것 같다.


 6413.jpg

▲곤충을 유혹하는 가로등

 

특히 백색광 가로등이 켜진 곳에 온갖 곤충들이 수 없이 모여들어 야단법석이다. 빙빙 돌다  떨어지기도 하고 여기저기 부딪히며 갈팡질팡하기도 한다.

 

6437.jpg

▲가로등 불빛 벽에 달라붙은 매미들


참매미도 울고, 애매미도 울고 털매미도 울어댄다. 노린재, 땅강아지, 나방 딱정벌레, 여치 등도 가로등 불빛에 교란되어 아우성이다,

여름철 가로등은 빛을 찾아 몰려든 곤충들의 살육장이다.

 

6411.jpg

▲애매미가 벽에 앉아 울고 있다.

 

6431.jpg

▲바닥에 떨어진 애매미


무분별하게 밝힌 가로등이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우리에겐 소음 공해로 다가 오고 있다.


6435.jpg

▲죽어가는 참매미

 

6440.jpg

▲날베짱이


매미 소리 가운데 가장 시끄러운 것은 말매미 울음이다. 쏴아~ 하고 파도처럼 소음이 몰려온다. 서울 여의도, 잠실 등 신개발지에 특히 많이 살며 주민들에게 고통을 준다.


하지만 이 지역에 말매미가 많은 것은 환경이 교란된 곳에 가장 먼저 말매미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으로, 일차 책임은 개발을 한 사람에게 있다.


맴, 맴, 매~하고 우는 참매미와 새소리와 비슷한 변화가 많은 울음소리를 내는 애매미는 숲이 있는 곳을 좋아한다. 더운 곳을 좋아하는 남방매미인 말매미가 특히 기승을 부리는 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김포의 재두루미 지킴이. 한강 하구 일대의 자연보전을 위해 발로 뛰는 현장 활동가이자 뛰어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메일 : crane517@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crane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얼어붙은 설원의 다람쥐, ‘도토리 점심’만 먹을까?얼어붙은 설원의 다람쥐, ‘도토리 점심’만 먹을까?

    조홍섭 | 2020. 09. 18

    캐나다 북극토끼 사체 청소동물 24종, 4종의 다람쥐 포함 캐나다 북서부 유콘 준주의 방대한 침엽수림에서 눈덧신토끼는 스라소니 등 포식자들에게 일종의 기본 식량이다. 눈에 빠지지 않도록 덧신을 신은 것처럼 두툼한 발을 지닌 이 토끼는 ...

  • ‘노래하는 고대 개' 뉴기니서 야생종 발견‘노래하는 고대 개' 뉴기니서 야생종 발견

    조홍섭 | 2020. 09. 17

    `늑대+고래’ 독특한 울음 특징…4천m 고원지대 서식, ‘멸종’ 50년 만에 확인오래전부터 호주 북쪽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 뉴기니에는 독특한 울음소리의 야생 개가 살았다. 얼핏 늑대의 긴 울음 같지만 훨씬 음색이 풍부하고 듣기 좋아 ‘늑...

  • ‘겁 없는 야생닭’ 골라 10대 육종했더니 가축 닭 탄생‘겁 없는 야생닭’ 골라 10대 육종했더니 가축 닭 탄생

    조홍섭 | 2020. 09. 16

    1만년 전 가축화 재현 실험…온순해지면서 두뇌 감소 현상도동남아 정글에 사는 야생닭은 매우 겁이 많고 조심스러워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8000∼1만년 전 이들을 가축화하려던 사람들이 했던 첫 번째 일은 아마도 겁 없고 대범한 닭을...

  • 코로나 록다운에 ‘자연이 돌아왔다’…좋기만 할까?코로나 록다운에 ‘자연이 돌아왔다’…좋기만 할까?

    조홍섭 | 2020. 09. 15

    외래종과 밀렵 확산 등 ‘착한, 나쁜, 추한’ 영향 다 나타나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도시 봉쇄)은 못 보던 야생동물을 도시로 불러들였다. 재난 가운데서도 ‘인간이 물러나자 자연이 돌아왔다’고 반기는 사람이 많았다.그러나 록다운의 영향을 종합...

  • ‘태풍 1번지’로 이동하는 제비갈매기의 비법‘태풍 1번지’로 이동하는 제비갈매기의 비법

    조홍섭 | 2020. 09. 11

    강한 태풍이 내는 초저주파 수천㎞ 밖서 감지, 이동 시기와 경로 정하는 듯오키나와에서 번식한 검은눈썹제비갈매기는 해마다 태풍이 기승을 부리는 8월 말 필리핀 해를 건너 인도네시아 섬으로 월동 여행에 나선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해 힘을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