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니' 개구리 인도네시아서 대거 발견

조홍섭 2011. 08. 18
조회수 271964 추천수 2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서 13종 발견, 국제학술지에 논문 실려
용도는 미상, 영역 경쟁이나 먹이 사냥에 쓸 것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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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턱에서 뼈가 마치 송곳니처럼 돌출한 '송곳니' 개구리. 필리핀에서 채집된 것으로 이번에 인도네시아에서 더 많은 종이 발견됐다.  사진=레이프 브라운

아래턱에 송곳니처럼 뼈가 돌출해 있는 이른바 ‘송곳니 개구리’가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 섬에서 대거 발견됐다.
 
벤 에번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 동물학자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학술지 <아메리칸 내쳐럴리스트> 8월호에 실린 논문을 통해 술라웨시에서 모두 13종의 ’송곳니 개구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런 숫자는 이 개구리의 주요 서식지로 알려진 필리핀 전역에서 서식하는 종보다도 많은 것이며, 13종 가운데 9종은 학계에 처음 보고하는 신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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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나뭇잎에 낳아 지키는 '송곳니' 개구리의 일종. 이번에 발견된 9종의 신종 가운데 하나다. 사진=<아메리칸 내쳐럴리스트>

림노넥테스 속에 속하는 이 개구리들은 아래턱에 두개의 ‘송곳니’를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이것은 뿌리 등을 갖춘 이가 아니라 턱뼈가 변형된 것이며 일부 종은 잇몸 속에 들어 있어 겉에 드러나지 않는다.
 
이 ‘송곳니’의 용도는 아직 수수께끼이다. 에번스는 미국 <시비에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송곳니’가 다른 수컷과 영역 경쟁을 하기 위해 싸우거나, 먹이인 물고기, 다른 개구리, 올챙이, 곤충 등을 잡는데 또는 포식자로부터 방어용으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분명한 건 우리 누구도 송곳니 개구리에게 물린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초점은 ‘송곳니’가 아니라 고립된 섬 생태계에서 종이 환경에 적응해 얼마나 다양하게 진화하는가를 규명하는 데 있다. 
 
이번에 발견된 송곳니 개구리 가운데는 유속이 빠른 계류에 적응해 몸이 크고 물갈퀴가 큰 종이 있는가 하면 육지에 적응해 몸이 작고 물갈퀴가 작은 것도 있었다. 또 어떤 종은 몸 안에 알을 낳아 부화할 때까지 보관하거나, 천적이 들끓는 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알을 낳아 젤리 모양의 캡슐 속에서 올챙이를 기르기도 했다.

지난해엔 '뱀파이어' 개구리도 발견돼
 
술라웨시에서 필리핀보다 이 개구리 종이 다양한 이유는 필리핀과 달리 이곳에는 림노넥테스 속의 개구리밖에 없어 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이 논문은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초록에서 “이 발견은 생물종들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생존과 다양화를 위해 얼마나 유사한 전략을 쓰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사례”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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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발견된 뱀파이어 개구리. 산란과 새끼 기르기를 모두 나무에서 한다. 사진=오스트레일리아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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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개구리 올챙이의 입 내부 사진. 검고 구부러진 것이 `송곳니'이다. 사진=오스트레일리아 박물관

한편, 지난해에는 조디 로울리 오스트레일리아 박물관 양서류 전문가가 이끄는 연구팀이 베트남 남부의 운림에서 날아다니는 ‘뱀파이어 개구리’를 발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무 위에서만 사는 이 개구리는 발가락 사이의 물갈퀴를 이용해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 다니는데, 올챙이의 입에 두 개의 구부러진 ‘송곳니’가 나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개구리는 천적이 많은 땅바닥의 웅덩이를 피해 알을 나무 둥치에 고인 물에 낳는데, 올챙이의 먹이로 미수정란을 낳아놓는 습성이 있다. 연구자들은 이 올챙이의 ‘송곳니’는 그 알을 조각내는데 쓰일 것으로 추정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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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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