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홍보관 거짓 사진…그들도 부끄러웠나

김성만(채색) 2012. 01. 16
조회수 81169 추천수 0

이포보 전시관, 삽질한 사진을 공사 전 사진으로

사업 후 사진도 수문 닫으면 물에 잠길 모습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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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이포보 홍보관 내 공사전후 비교사진. 사진=이항진(여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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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전 사진. 초록색 그물망에 있는 것이 나무들이다. 즉, 나무를 다 베어낸 뒤의 사진을 두고 '사업 전'이라고 한 것이다. 사진=이항진(여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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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후 사진. 좁은 암반위에 새들이 모여있다. 준설 뒤 낮아진 수면위로 드러난 암반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암반은 이미 파괴했으며 설령 남아있는 암반이 있더라도 수문을 닫고 물을 채운 뒤에는 잠겨 보이지 않게 된다. 사진=이항진(여주환경운동연합)

이포보 홍보관이 거짓 사진으로 공사 전후를 홍보하고 있는 사실이 환경활동가의 눈에 포착됐습니다.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이 답사차 방문하면서 발견한 것인데요. 이는 22조라는 천문학적인 세금이 투입된 국책사업을 거짓으로 둔갑시키는 행동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사업 전으로 밝혀 둔 사진에는 황량함이 묻어납니다. 아무것도 없어서 정말 뭔가를 해야할 것만 같은 인상을 심어줍니다. 그리고 사업 중에는 포크레인, 덤프트럭들이 왔다갔다 하며 공사를 하는 모습을, 사업 후 사진에는 새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을 배치시켜 두었습니다.

사업 중 사진을 빼고는 모두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사업 전 사진을 보면 초록색 그물망으로 덮여 있는 것들이 눈에 띕니다. 이는 그 지역에서 베어낸 나무들을 임시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그곳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사업 후 모습에 나온 암반층은 준설을 하며 수위가 낮아지며 물위에 나온 것입니다. 즉, 남한강에 건설된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등이 수문을 닫고 물을 채우면 잠기는 것들입니다. 또한, 강 안에 있는 암반들은 설계상 모두 파괴하여 제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진에 나온 암반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알 수도 없거니와 설령 있다 하더라도 새들을 위해 남겨두거나 수달을 위해 남겨두거나 하진 않았단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남겨둔 암반인데다 수문을 닫으면 사라지는 것을 두고 사업 후의 모습이라고 설명을 붙여 놓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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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바로 아래 지역인 전북리 일대의 강변둔치 사업 전 모습. 사진=박용훈

위 사진에 보이는 대로 사업 전의 이포보 일대는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버드나무가 촘촘히 자라나 있고 갈대를 비롯한 강변 식물들이 빼곡했습니다. 

분명히 사업을 시작하며 공사지역 일대의 사진을 찍어두었을 것입니다. 감리단에서 공사의 진행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남겨두어야 하는 것이죠. 다시 말해, 나무가 있던 사진을 쓸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그들 스스로도 공사 전의 모습이 훨씬 더 좋아보였기 때문이라 추측합니다.

사업 초기부터 공사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우리의 강은 동맥경화에 걸렸다'는 둥의 헛소리로 일관해 왔고, 각종 오염된 사진들을 보여주며 '강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산강과 금강, 낙동강 일부 지역에서는 오염된 지역이 실제로 있어서 조처가 필요했던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도권 식수를 위해 수십년간 수변구역으로 묶여져 어떠한 오염행위도 금지되어 있던 여주 일대에는 더는 무엇을 살릴 이유가 없었습니다.

이포보 전시관 뿐만 아니라 거짓 홍보사진을 걸어둔 곳은 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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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교 위에 둔 공사 전 후 사진. 사진=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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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전 황량한 모습이다가 공사를 하면서 나무를 심고, 완성했을 때는 푸르름으로 가득하다. 사진=채색

여주지역에서 강변습지가 가장 잘 발달해 있던 바위늪구비 지역, 이곳을 보기 위해서는 남한강교 위에 오르면 됩니다. 4대강의 진실을 알리려 이 지역의 공사 전후 비교사진이 많이 활용됐습니다. 

그런데 남한강교 위에는 황당한 표지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한국 수자원공사 강천보건설단에서 세워둔 것인데요. 이포보 홍보관에 있던 것과 마찬가지로 공사 전 사진이라며 공사가 한창 진행된 이후의 것을 붙여 놓았습니다. 공사 중 사진에는 조경수로 가득한 사진을 두었고, 완성 조감도에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풍경을 배치했습니다.

사진 아래 설명은 더 가관입니다. '방치되어 있던 고수부지…'를 '인공습지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자연학습 시설을 설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어떠한 정보도 없이 이 사진만 본 사람이라면 그 설명이 일견 타당하다고 여길 것이 분명합니다.

이 남한강교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폐 도로로 일반인이 접근하기 까다로운 지역에 있습니다. 즉, 남한강교 4대강 현판은 다양한 견학자들을 위해 브리핑용으로 설치된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9월 주한 외국 대사들이 현장방문했을 때나 토목학과, 건축학과 학생들의 견학 등에 활용되었을 거라 짐작됩니다. 아마 그들은 정부측의 거짓 자료를 보고, 듣고 갔을 거라 생각하니 분통이 터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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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교에서 바라본 공사 전의 바위늪구비. 자연형 습지 사이로 난 길을 탐방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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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전 바위늪구비 강변 모습. 자갈과 모래가 뒤섞여 자연스럽게 강과 연결되었다. 강 물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맑았다. 사진=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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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후 바위늪구비 강변 모습. 광산에서 캐 온 돌로 강변을 메웠다. 사진=채색

위 사진을 보시면 바위늪구비가 얼마나 아름다운 지역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정부측의 '방치되었다'는 말이 어느 곳을 두고 한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바위늪구비 지역에 들어가 찬찬히 돌아보니 믿을 수 없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모래와 자갈이 어우러져 무척이나 아름답던 강변을 광산에서 캐온 돌(사석)로 가득 채워 놓은 것입니다. 

억만금을 줘도 얻지 못하는 풍경을 허무하게 파괴했습니다. 이제는 물 가까이에도 들어갈 수 없을 만큼 혐오스럽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과연 공사 전과 후 어떤 모습이 아름다운가요?

4대강 공사는 분명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민들에게 거짓없이 보여 주어야 합니다. 공사 전이 어떠했고, 공사 후가 어떠했는지. 이를 있는그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떳떳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공사를 하는 사람들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한 공사를 두고 정부는 끊임없이 '자랑질'입니다. 물이 새고, 시설물이 무너지는 등 숱한 문제점이 드러나고도 있습니다.

온갖 거짓으로 무마하려고 하지만 결국엔 다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채색/ 생태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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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만(채색) 생태활동가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4대강 현장팀에서 활동했었다. 파괴를 막는 방법은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라 믿고 2012년 3월부터 '생태적인 삶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행을 떠난다. 중국 상하이에서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 자전거로 여행하고 <달려라 자전거>를 냈고, 녹색연합에서 진행한 <서울성곽 걷기여행>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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