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크기는 댐인데 설계는 보 ‘모래성’…보강도 땜질만

김성만(채색) 2012. 01. 27
조회수 46204 추천수 0

암반 위 건설 안해 모래 유실되면 '두 동강'

물 속에 콘크리트 붓거나 자갈망태 넣기만 

 

얼마 전 생명의 강 연구단에서 4대강 사업현장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보가 두 동강 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사실이 아니라며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는데요.

 

발표의 핵심내용은 '4대강 보'는 진짜 '보'였다는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규모로는 국제대댐협회에서 규정하는 대형 댐에 해당하지만 '보'로 설계했다는 것입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발표자료를 통해 "4대강에 설치되는 대부분의 보 본체가 암반 위에 건설되지 않았고 물이 보 본체 아랫 부분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차수벽을 설치하였다."며 4대강의 보들이 '보'의 설계기준으로 건설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가래로 막아야 할 것을 호미로 막고 있다는 걸 뜻하는데요. 경악할 만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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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보의 설계도. 물은 왼쪽에서 흘러와 오른쪽으로 넘어간다. 보 본체와 상하류의 보호공, 아래의 차수공 등으로 간단하게 이루어져 있다. 그림=생명의강 연구단 발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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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보 월류부 표준단면도. 일반적인 보의 설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림=생명의강연구단 발표자료, 국토해양부

실제 설계도를 보면 1~2m 내외의 일반적인 보의 설계도와 높이가 11m인 구미보의 설계도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박 교수는 특히 이 보가 암반 위에 직접 건설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2번과 3번 부분에 해당하는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이 유실되더라도 암반위에 직접 건설되었다면 댐 하부가 유실될 걱정이 없지만, 암반 위에 짓는 대신 4번에 해당하는 차수공만 설치했다면 댐 하부가 유실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모래가 유실된 뒤에는 댐 스스로의 무게에 못이겨 아래로 꺼져버리는, 즉 두 동강이 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4대강 중 특히 낙동강은 모래층이 잘 발달되어 있어 유실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지역에 따라 강 바닥에 20m 이상의 모래가 쌓여 있다고 합니다. 이는 창원에 강변여과수를 활용한 정수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증명합니다. 강변여과수를 통해 취수하기 위해서는 '25~50m 깊이에 물이 원활히 순환할 수 있는 자갈과 모래층이 발달한 지질구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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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양수발전소 하부댐 기초공사 모습. 암반이 나올 때까지 굴착하고 틈새에는 차수재를 투입한 뒤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사진=생명의강 연구단 발표자료.

발표자료는 기존 댐 설계의 예로 양양 양수발전소에 지어진 댐을 들고 있습니다. 이 댐은 기초공사에서 흙과 풍화토를 모두 걷어낸 뒤 노출된 암반을 물로 깨끗이 씻고 균열된 암반에는 차수재를 투입한 후 그 위에 콘크리트 타설을 하여 댐을 올렸다고 합니다.

 

물이 댐 하부로 흘러갈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습니다. 보와 달리 댐은 엄청난 수압을 받기 때문에 댐 어디로도 물이 흘러나와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또 암반 위에 직접 건설하면 댐 하부가 깎여나갈 가능성도 줄어드는 것입니다.

문제는 연구단의 조사 결과 구미보, 칠곡보, 세종보 등에서 물받이공이 유실된 것입니다. 암반 위에 건설하지 않았다면 물받이공이라도 단단하게 설치하여 댐하부가 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했어야 했는데 물받이공 조차 단 한번의 여름을 견디지 못하고 유실된 것입니다.

 

그래서 완공을 올해 6월로 또 다시 늦춰가며 '특수 콘크리트'를 직접 물 속에 붓는 등 부랴부랴 보강공사를 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지금이라도 땜질식 공사를 중지하고 가물막이를 다시 설치하여 보의 안정성을 정밀 재검토하고 그에 합당한 설계"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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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고령보 보강공사 현장. 긴 시트파일(H빔 같은)을 강 속으로 박고 있다. 이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물받이공이 유실됐음을 의미한다. 보 본체 아래 모래의 유실방지 목적으로 설치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사진=생명의강 연구단 발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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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보 보강공사 현장. 보 아래 쪽으로 돌망태를 던져 넣고 있다. 저 형태의 돌망태는 4대강 지천 곳곳에 하상유지공 용도로 쓰인 적이 있으나 대부분 쉽게 유실이 됐다. 사진=생명의강 연구단 발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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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유구천의 보. 보 아랫 부분이 역행침식으로 유실되며 내려앉았다. 4대강 보들이 만약 이처럼 내려앉는다면? 사진=채색.

발표자료를 살펴보면 보강공사를 하고 있는 곳들이 상당히 부실해 보입니다. 공사를 처음 진행할 때처럼 물을 뺀 뒤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한 뒤에 보강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물을 빼지 않고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달성보 현장에서는 자갈을 채워넣은 돌망태를 물 속으로 던져넣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보여드린 사진의 2번 내지는 3번 부분(물받이공 또는 바닥보호공)을 보강하는 것인데요. 저 돌망태는 작은 하천에서도 쉽게 유실됐습니다. 낙동강처럼 큰 강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강정 고령보 현장은 시트파일(H빔 같은)을 박아넣는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연구단이 현장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하상보호공 유실방지'로 설명했다고 했으나 연구단의 견해로는 '댐 본체 밑으로 유출되는 모래차단'이 주 목적으로 보였다고 합니다.

 

시트파일을 박는 위치상 하상유지공보다는 보 본체의 끝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이곳에서는 수중으로 직접 콘크리트를 붓는 공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런 조사결과에 대해 정부쪽에서는 각종 해명자료를 내고 있으나 대부분 못미더운 것뿐입니다. 자료를 공개하고 검증을 받는다면 문제가 없을 텐데 말입니다. 단순히 '문제가 없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해명은 안하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생명의강 연구단이 제안한 대로 정부쪽 전문가와 민간쪽 전문가들이 함께 4대강의 안정성을 확인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김성만(채색)/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생태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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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만(채색) 생태활동가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4대강 현장팀에서 활동했었다. 파괴를 막는 방법은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라 믿고 2012년 3월부터 '생태적인 삶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행을 떠난다. 중국 상하이에서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 자전거로 여행하고 <달려라 자전거>를 냈고, 녹색연합에서 진행한 <서울성곽 걷기여행>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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