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후 무임승차국’ 비판

조홍섭 2009. 02. 04
조회수 16604 추천수 0
<가디언> “대만·중동 등과 함께 감축목표 미정”
의무감축국들보다 CO₂배출 급증해도 모른 척

 
 
전세계의 기후협상이 연말을 시한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등 일부 신흥 공업국이 ‘기후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인터넷판은 3일 “신흥 공업국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과학저술가 프레드 피어스의 글을 실었다.
 
Untitled-2 copy.jpg이 글은 “기후협상가들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을 당연히 줄여야 하는데도 감축 목표조차 세우지 않는 나라들이 있다”며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이스라엘, 일부 중동 산유국들을 ‘기후 무임승차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2007년도 국가별 배출량 자료를 인용해 이 나라들이 가난하지도 않고 종종 선진국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도 감축은커녕 배출량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자료를 보면, 2005년을 고비로 교토의정서의 의무감축국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비 의무감축국의 화석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아지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국가 전체의 화석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3억t으로 세계에서 9번째로 많았다. 중국은 18억t으로 미국 15.9억t을 제치고 세계 최고를 기록했고, 러시아, 인도, 일본 등이 뒤를 이었다.(표 참조)
 
일본은 이산화탄소 감축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최근 일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일본을 넘어섰는데도 모른 척 하고 있다. 이 글은 “한국이 1996년 부자 나라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으면서도 아직 가난한 나라들 틈에 편리하게 앉아 있다”고 지적했다.
 
“반기문 총장 열정 조국 위해 쓸 때”
 
피어스는 한국 출신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전임 코피 아난 총장과 달리 기후변화 문제에 열성적으로 대처해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이 당황스러울 정도라며, 반 총장에게 “좌초 위기에 놓인 2007년 발리 유엔기후회의를 구해낸 열정의 일부라도 조국을 위해 쓸 때”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는 대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990년보다 곱절로 늘었으며, 일인당 배출량은 대부분의 유럽국가를 넘어선다고 밝혔다.
 
또 말레이시아의 2007년 배출량은 1990년의 4배였으며, 일인당 배출량이 영국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일부 중동 국가들은 산업화와 해수 담수화를 위해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이미 개인당 배출량이 미국을 넘어섰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레인과 쿠웨이트도 일인당 배출량이 미국보다 많고 이스라엘은 영국보다 높은 배출량을 보였다. 특히 카타르는 가스 추출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뿜어내는데, 인구 일인당 배출량은 미국의 3배, 영국의 8배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이 글은 지적했다.
 
한국 등 신흥 공업국이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감축의무 부담국에서 제외된 것은 역사적인 방출량이 많지 않고 당시의 배출량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선진국에 비해 산업구조와 기술수준에서 이산화탄소 방출을 급격히 줄이기 힘들다는 이유로 선진국과 같은 의무감축에 반대하고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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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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