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멸종위기 저어새 쫓아내는 ‘친환경’ 산단 건설

김영준 2016.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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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2700마리 남은 긴급한 멸종위기종, 남동공단 인공섬엔 보툴리즘 발생해 떼죽음 우려

매립 후 남은 새만금 서식지 4년 새 80% 사라져, 수라 갯벌 등 보전 절실하지만 당국 모르쇠


a1.jpg » 다양한 원인으로 사고를 당했다 구조된 어린 저어새들.


새의 부리는 참 다양합니다. 전 세계 9500여 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진화 과정에서 나름의 살길을 찾아 여러 방면으로 그 모습을 달리해 왔으며, 특히 서로 경쟁을 피하고자 먹이를 찾는 방법을 바꿔왔습니다. 


시간대를 달리하거나 먹이 사냥터가 다르거나 혹은 먹이 자체가 다릅니다. 이런 먹이를 집어 들기 위해서 가장 효율적인 무기를 찾아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부리입니다. 


날아야 하는 숙명을 지닌 새들은 이나 턱처럼 무거운 구조물을 머리에 두는 게 불합리하죠. 그 결과 이를 버리고 부리를 얻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뭉툭한 오리 부리, 닭의 짧지만 뾰족한 부리, 흰꼬리수리의 거대하고 날카롭게 날이 선 휜 부리도 있죠. 드문 경우이긴 하나 부리가 위로 휜 새도 있고 심지어 옆으로 휜 종도 있습니다. 돌 밑의 먹이를 쉽게 뒤지기 위해서입니다. 


부리 모양이 아예 놀부의 밥주걱처럼 생긴 녀석도 있습니다. 바로 저어새류입니다. 주걱처럼 생긴 부리를 물에 담그고 이리저리 저어 먹이를 잡는다고 해서 저어새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영어로는 부리가 숟가락을 닮았다고 해서 스푼빌(spoonbill)이라고 합니다. 



저어새류는 전 세계 6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여름 철새로 저어새, 겨울 철새로 노랑부리저어새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중 저어새는 체중 2㎏도 되지 않은 중형 조류로서,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 절멸 위기종으로 지정된 종입니다. 전 세계에 약 2700여 마리만 남은 상태이며, 이 가운데 성체는 고작 1600여 마리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화도와 인천 송도, 영종도 그리고 새만금 인근의 작은 섬에 찾아와 4~5월 번식합니다. 10~11월께 중국 남부 해안, 대만과 홍콩, 베트남 등지까지 이동하여 월동을 하죠. 이렇게 먼 거리를 떠나기 전에 충분히 몸을 불려야 바다를 건너갈 수 있습니다.


a2.jpg » 노랑부리저어새와 어린 저어새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인천 송도 갯벌은 간척사업으로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남동공단 유수지 안의 인공섬에서 매년 100여쌍이 넘게 번식하고 있으나 송도 갯벌을 매립하면서 먹이터까지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고, 도심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여전히 유수지에 모여들고 있습니다. 건강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태입니다. 


설상가상으로 2008년도부터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보툴리즘 중독증으로 올해만 이곳에서 3마리 이상이 폐사했습니다. 2002년 대만에서 발생한 보툴리즘 중독에 의해 73마리(전 세계 개체군의 7%)가 폐사한 바 있어 우리나라에서의 집단폐사 문제는 심각하게 보아야 합니다. 


a3.jpg » 가을 하늘을 가로지르는 어린 저어새. 날갯깃 끝이 검은 게 어린 새의 특징이다.


한편, 전남 영광의 칠산도 인근에서 번식한 개체들은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서 마지막 체력을 보충합니다만 여기도 상황은 크게 어려워져만 갑니다. 전북 군산의 수라 갯벌로 알려진 곳에서 벌어지는 새만금산업단지 3공구 매립공사 때문입니다. 


새만금의 거의 모든 지역은 준설과 매립으로 인해 저어새가 버틸 수 있는 지역이 사라졌습니다. 2012년 자료보다 4년 만에 저어새 서식지 80%가 사라졌다는 점은 얼마나 시급한 상황인지 알 수 있습니다. 


a4.jpg » 새만금의 거의 모든 지역은 준설과 매립으로 저어새가 머물 공간이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몇몇 갯벌은 고맙게도 저어새를 품어주고 있다.


현재 수라 갯벌만은 완만한 갯벌이 유지되고 있고 아직도 수심이 낮아 저어새 먹이터로서의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군산경제자유구역 새만금산업지구 환경영향평가 환경 관련 사업계획에는 방수제 축조 시 “환경친화적인” 산업단지를 조성하도록 명기하고 있으나 멸종위기 1급에 지정된 동물마저 쫓아내는 개발사업이 진행된다면 어떤 환경친화적인 사업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인간 위주의 일방통행 개발방식이라고 한다면 굳이 멸종위기종을 지정하고 보호할 필요가 있을까요? 조금만 더 그들을 위한 숨통을 틔워주는 아량이 우리에게는 없을까요? 


멸종이라는 절벽에 내몰리는 저어새와 같은 국제적 이동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해당 경로에 있는 모든 국가의 노력이 합쳐져야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의 갯벌 보전은 어쩌면 지구적 가치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것임이 분명합니다.


a5.jpg » 우리나라에서의 갯벌 보전은 지구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글·사진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병원 부장


성명서

새만금 저어새 및 도요물떼새의 서식지 보전을 위한 원형 보전지 선정을 바라는 

전국 탐조인 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공동 연명


s6.jpg » 수라 갯벌의 저어새, 2016년.


새만금 멸종위기 1급 저어새 서식지와 도요물떼새가 살 수 있는 원형 보전지를 만들어라!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이뤄진 지 10년이 지났다. 하지만 지금 새만금의 모습은 어떤가. 3만여 명의 지역민과 관련 산업까지 지탱했던 갯벌은 대부분 사라지고, 그와 함께 사라진 도요물떼새는 지구상 어디에서도 관찰되지 못하고 있다. 호수 바닥은 썩고 있고, 매년 여름 물고기 떼죽음이 정기 행사처럼 되고 있다.


새만금 저어새 서식지 4년 만에 80% 사라져


새만금은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 저어새의 중요 서식지임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전혀 갯벌 원형지 보존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새만금은 많은 새들의 이동 경로 상의 중요 서식지이다. 올해도 187개체(2016년 9월4일: 수라갯벌 167, 심포 20마리)가 만경강하구에서 관찰되었고, 이 중 대부분이 수라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있다. 하지만 이곳도 매립계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지만, 관련 기관은 과거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서로 만든 새만금 개발 계획의 틀 속에 매몰되어 있다.


그간 저어새 서식지는 단 4년 만에 80%가 방수제 공사와 준설로 사라져 지금은 만경강하구의 일부 지역과 수라 갯벌(비응도와 내초도, 하제 사이 갯벌)에서 관찰되고 있다.


s7.jpg » 수라 갯벌의 도요물떼새 군무. 2013년의 모습.


이런 서식지의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환경부와 새만금지방환경청은 기존 생태조경 공사를 통한 생태용지 조성이 계획되어 있다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하여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인위적 조경용지 외에 추가 갯벌 원형 보전지 확보 절실


원형보전 갯벌도 아닌 작은 면적의 인위적 조경용지로는 저어새와 그 밖의 많은 새들의 서식지가 될 수 없다. 조경공사로 이뤄지는 생태용지는 기존 수라 갯벌이 가지고 있는 1°에 가까운 완만한 경사도를 맞출 수가 없다. 이로 인해 일부 오리기러기를 수용할 뿐 섭금류(저어새나 도요물떼새와 같이 걸어 다니며 먹이를 먹는 종)가 살 수 있는 서식 환경을 갖추지 못한다.


현재의 생태용지 조성공사계획은 지금의 생태적 조건을 맞추지 못할뿐더러, 그 규모 또한 명분만 살리겠다는 얄팍한 술수다. 정말 정부가 생태용지 조성을 한다면 새만금 규모에 맞는 원형지를 보존 확대해야 함에도, 기존 갯벌은 모두 매립해 쓰려 하면서 일부 수면을 매립해 생태용지란 이름을 붙인 것은 지금까지 정부가 보여준 연안생태 파괴의 전형이었다.


그런데도 마치 넓은 지역의 생태용지를 일부러 마련한 것처럼 생태용지란 미명으로 포장한 것은 반환경적 정책을 감추기 위한 것뿐이다. 그래서 인위적 간섭이 없는 진정한 원형 보존 상태의 생태용지가 얼마나 되겠는지 따져보면 보잘것없는 포장술임이 드러났다. 우리는 4대강에서 보았듯이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는 한국의 일반적 생태조경방식을 원하지 않는다. 저어새와 도요물떼새가 먹이를 먹고 쉴 수 있는 원형 보전지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aa1.jpg » 새만금의 저어새 서식지 변화.


새만금 개발 처음부터 엉터리 생태자료를 인용 개발 계획


새만금 초기 농어촌공사는 새만금에 법정보호 조류가 단 2종 (황조롱이, 검은머리물떼새)만이 있다는 생태자료로 개발 계획을 세웠다. 더욱 놀라운 것은 환경부 또한 이 자료를 2010년경까지 인용하여 준설계획에 대한 대책을 내어놓는 등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개발정책(내부준설)을 새만금 개발에 활용하였다. 그래서 저어새나 중요한 도요물떼새(넓적부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 알락꼬리마도요 등)의 서식지를 만들지 않아도 법에 저촉되지 않았다. 하지만 새만금은 과거부터 매년 20여종 이상의 법정보호종이 관찰되고 있었다.


이제라도 과거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그래서 중요한 서식 환경이 알려지면 그곳을 보존지역으로 정함은 아주 당연한 과정이다.


16년 전 정부는 새만금 도요물떼새가 다른 갯벌로 대부분 이동할 것이라고 거짓


2000년 파행으로 끝난 민관합동조사단 결과 이후 16년이란 시간은 정부의 주장이 진실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당시 정부는 새만금 갯벌이 사라지더라도 유부도 갯벌과 같은 주변 갯벌로 많은 새가 이주할 것이라는 것을 주장하였다. 새만금 하늘을 날았던 6만 마리의 붉은어깨도요 군무는 이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정부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정부가 져야 할 것이다. 시간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남수라 갯벌 저어새뿐만 아닌 도요물떼새 중요 서식지로 알려져


바닷물이 많이 차 올라오는 사리때를 중심으로 유부도의 갯벌은 밀물 때 갯벌이 모두 잠기게 되고, 금강하구와 유부도 일대의 도요물떼새는 새만금 수라 갯벌을 휴식과 취식을 하는 장소로 이용한다. 사리때 만조가 되면 보통 3시간여 동안 도요물떼새는 계속 하늘을 날고 있어야 하는 비참한 상황이 된다. 좁지만 군산항 부근의 금란도와 솔리천하구 그리고 수라 갯벌은 이들의 중요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s9.jpg


정부 카지노는 발의하고 버젓이 살아있는 저어새는 원형 갯벌 한 평도 고민 없어


저어새는 대만의 경우 국조로 되어 있다. 또한 많은 탐조가들과 인발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저어새 서식지 보전은 다양한 생물들과 지역민들의 마음의 안식처도 함께 만들어준다.


전국의 많은 탐조가와 환경을 사랑하는 국민들의 힘을 믿어 새만금 규모에 맞는 원형 보전지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만약, 새만금지방환경청과 정부가 아무런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역사의 과오와 회한으로 남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제적인 멸종위기 1급 조류 저어새와 갯벌 생태의 중요 생물인 도요물떼새를 위한 갯벌의 원형 보전지를 만들어라!


-물막이 10년 새만금 도요물떼새의 이동설 거짓으로 드러났다.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서로 만든 새만금 개발 이들의 서식지를 만들어라!


2016. 10.9


새만금 저어새 및 도요물떼새의 서식지 보전을 위한 갯벌 원형 보전지 선정을 바라는 전국 탐조인 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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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원부장
<수의사가 말하는 수의사>의 공동저자, <천연기념물 야생동물의 구조 치료 및 관리>의 대표저자. 단순한 수의학적 지식보다 야생생물의 생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수의사로, '야생동물소모임'의 회원이다.
이메일 : ecovet@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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