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에서 자란 냉이와 달래를 먹어야 하는 이유

이은주 2017. 0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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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하우스서 화학비료 줘 기른 것보다 비타민, 미네랄 풍부

자연 천적 대항 위해 생리활성물질 많아, 요즘 상추는 안 졸려


03849776_P_0.JPG » 달래 등 탐스런 봄나물. 노지에서 자란 것이 비닐하우스에서 난 것보다 영양 면에서 낫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전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 하는 직장이 구글이라고 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포털사이트 구글은 유명하다.

구글은 좋은 직장 환경을 제공해 주는 회사로 또한 유명하다. 한 예로 직장 곳곳에 100% 유기농 과일을 두고 직원들이 언제든지 먹을 수 있게 배려하였다.


또한 구내식당은 맛있고 품위가 있는 식사를 제공해서 고객이 방문하면 회사 밖의 식당보다 구내식당을 이용한다고 한다. 직원의 건강과 사기를 위해서 좋은 유기농 과일을 무한정 제공하는 구글, 전 세계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장이 될 만하다.


우리의 실정은 어떤가? 요즘 모든 방송마다 ‘먹방’이 대세이다. 먹을거리에 관심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특히 매일 뉴스를 통해 보고 듣는 엉터리 음식재료와 불결한 조리실, 이에 따른 식중독과 영양 불균형 등 이러한 음식문화가 앞으로 지속된다면 지금 자라고 있는 우리나라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Elina Mark_800px-Ecologically_grown_vegetables.jpg » 유기농 채소. 식탁에 이런 건강한 먹을거리가 자주 올라야 한다. Elina Mark, 위키미디어 코먼스


우리나라는 전쟁 후 전체 가계의 생활비 중 식품이 차지하던 비율(엥겔지수)이 절반 정도이다가 현재는 10% 정도 된다고 한다. 사교육비로는 매달 수 십 만원씩 사용하지만 가족 건강을 위한 음식재료 선택에는 인색한 경우가 많다. 우리가 먹는 음식재료에 무관심하면 환경에도 부담이 가고 나중에 병들어 더 많은 돈을 병원비로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 많이 먹었던 식품을 적어보자. 가공된 흰 밀가루, 흰 설탕, 합성조미료, 산화방지제, 방부제로 조리된 식품에 입맛이 길들여지지 않았는지?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찌개와 음식에 합성조미료를 넣은 것과 넣지 않은 것 가운데 선택하게 한 결과 대부분 사람들이 합성조미료를 넣은 음식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 만큼 우리 입맛이 벌써 합성조미료에 길들여졌다는 것이다.


식당 찌개에 듬뿍 넣어주는 합성조미료 맛은 벌써 너무 익숙해져 넣지 않으면 맛이 없게 느껴진다. 식당에서는 맛있게 먹지만 집에 오면 똑같은 음식이 싱겁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또한 자녀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속에는 트랜스지방, 당분 등의 함량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있다.


David Besa.jpg » 유기농 토마토의 비타민 시 함량은 화학비료를 주어 기른 토마토보다 3배나 많다. David Besa, 위키미디어 코먼스


최근 상업적인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농축산업은 환경과 건강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일본의 자료를 보면 화학농법이 시작되기 전인 1954년과 1997년 화학농법으로 지은 채소와 과일 내 비타민 시, 칼슘, 철분 함량을 조사한 결과 1954년 채소와 과일에 약 2배 더 들어 있었다. 화학비료와 농약에 의존하다 보니 미량 미네랄이 많이 부족하고 연작으로 인해 토양이 척박해져 발생한 결과이다.


화학비료를 써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채소보다는 자연환경 속에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채소가 영양 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한다. 토마토 경우 화학비료를 사용하여 재배한 것은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것보다 비타민 시의 함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시금치의 철분은 화학비료로 재배하면 1/3 이하로 떨어진다.


또 야생 더덕이 재배 더덕보다 식이섬유의 함량이 현저히 많다고 한다. 결론은 자연에서 유기적으로 재배한 제철 과일, 채소를 먹는 것이 환경이나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고기도 같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에스키모인이 고기를 많이 섭취하면서도 심장질환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야생동물과 생선을 먹기 때문이다. 야생동물의 고기에는 단백질이 22%, 지방이 4% 들어 있지만, 운동시키지 않고 옥수수 위주 사료를 먹인 가축의 고기에는 단백질이 16%, 지방이 29%로 지방 함량이 높다.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오메가-3 지방산도 생선이나 야생동물에 훨씬 많이 들어 있다.


실제로 먹어보면 비닐하우스에서 화학비료로 재배한 채소가 더 맛있는 경우도 있다. 부드러운 상추가 그 예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채소는 벌레 먹은 흔적이 있고, 퇴비의 영향으로 잎이 두껍고 억세다. 반면 하우스 채소는 자연에서 재배한 채소보다 잎이 연하고 보기에 좋다.


울릉도_참고비.JPG » 나물로 인기 있는 울릉도 섬고사리.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우스 채소는 자연 노지 채소에 비해 생리활성물질이 다양하게 생성되지 않는데, 이것은 식물이 자체 방어하기 위해 2차 대사물질을 덜 만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예전 노지 상추는 흰 액 같은 것이 많았지만 요즘 하우스 상추엔 흰 액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요즘 상추는 많이 먹어도 졸리지 않는다.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단기적으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음식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중장기적으로 보아야 한다. 분명한 것은 먹는 대로 거둔다는 것이다. 음식물의 영향은 10대가 아니라 적어도 40~50대를 지나보아야 나타날지도 모른다.


05534676_P_0.JPG » 봄내음이 가득한 냉이 무침. 제철 노지에서 자란 나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켜 보면 어떨까.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먹는 음식만큼은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자연 속에서 제대로 자란 음식은 몸을 자연스럽게 되돌려준다. 바로 눈앞에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괜찮은 것은 아니다. 이러한 교훈을 지난 수 십 년간 우리들이 화학물질로 환경에 가한 결과를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봄볕 좋은 양지에서 자란 봄 향기 나는 냉이, 달래, 씀바귀가 그리운 계절이다.


이은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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