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 울타리 덕에 내몽골 사막에 나무 뿌리 내린다

이은주 2019. 08. 05
조회수 10320 추천수 1
모래 고정해 식물 정착 도움, 나중엔 비료로 활용

11663_11366_3630 (1).jpg » 내몽골 조림지역에 어린 나무를 모래로부터 보호하는 짚 울타리가 세워져 있다. 산림청 제공.

지난 7월 21일부터 일주일간 내몽골 황사 발생지인 후룬베이얼에 사막화 지역 생태계 복원 연구를 위해 다녀 왔다. 현지 조사지인 이곳은 중국 북동 3성 왼쪽, 우리나라에서 보면 북서쪽에 있으며 광활한 평원에 초원과 곳곳에 모래땅이 자리 잡고 있다. 연간 강수량은 280~400㎜로 우리나라의 약 4분의 1에 불과하며, 70% 이상이 7월과 8월에 내린다. 

올해 둘러본 내몽골 황사 발생지 현장은 여름철에 비교적 비가 자주 내려 전체적으로 녹색을 띠고 있었다. 보통 현장에 가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현지에 작은 물웅덩이가 있는가이다. 올해는 물웅덩이 수도 많았고 웅덩이마다 물이 차 있었다. 최근에 이 지역에 비가 자주 왔다는 뜻이다. 

조사지는 사막화된 모래땅에 2005년, 2008년 2011년, 2012년 등 4차례에 걸쳐 가축 접근을 막는 펜스와 바람 울타리를 설치하고 장자송, 포플러를 심고 졸골담초 같은 자생 종자를 뿌려 복원 중인 장소이다. 지난해까지 고온과 가뭄으로 시들어 가던 장자송과 포플러는 새로운 가지와 잎을 내면서 회복되었고, 키 작은 좀골담초와 나무황기도 작년과 달리 건강한 잎을 많이 달고 잘 자라고 있었다. 앞으로 남은 생육 기간 동안 비가 적절히 와 준다면 식생이 많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까지 내몽골 황사 발생지에서 생태계 복원 연구를 하면서 얻은 몇 가지 중요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512.jpg » 내몽골 지역 사막화의 근본 원인은 기후변화와 과도한 방목이다. 이순혁 제공

첫째, 내몽골 지역의 황사 발생 원인은 이 지역의 시막화 때문이다. 사막화를 일으킨 원인은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이다. 내몽골 지역은 지난 40년간 인구증가와 산업화로 인해 사막화가 진행되었고, 특히 연간 강수량이 400㎜ 이하인 반건조 지역은 과도한 방목과 나무 베기로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과도한 방목으로 풀의 뿌리까지 먹히고 이로 인해 토양이 노출되어 쉽게 건조해져 바람에 날리게 된다. 과도한 방목만 멈추어도 생태계 복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바람에 날리는 모래를 고정해 주는 울타리 설치는 식생복원에 도움이 되었다. 사막화 지역에 1∼2m 간격으로 설치한 무릎 높이의 모래 고정용 짚 울타리는 움직이는 모래를 고정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짚 울타리는 3~5년 모래를 고정하는 제구실을 마치면 유기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다. 특히 울타리 가장자리에는 많은 식물이 정착해서 식생복원에 도움이 되었다.

모래고정1.jpg » 내몽골의 모래고정 울타리. 우리나라 대관령의 풍충지역 조림 때도 이 방법이 적용돼 큰 성과를 거두었다. 산림청 제공.

세 번째, 잘 선정한 지역 자생식물 종자를 뿌린 것이 식생복원을 촉진했다. 사막화 지역에서 식생복원은 짚 울타리 안에 주로 장자송이나 포플러의 식재 또는 자생식물 종자 산포로 이루어졌다. 보기에는 키가 큰 나무인 장자송이나 포플러가 도움되었지만, 주기적인 가뭄에 약한 특성을 보여주었다. 키 작은 자생나무인 좀골담초와 나무황기는 콩과 식물로 질소고정이 가능해 잘 자라고 가뭄에도 상대적으로 강한 특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질소를 고정하는 좀골담초와 나무황기 아래 흙 속에 질소 함량이 높아 토양을 더 비옥하게 만들어 주어 생태계 복원에 도움이 되었다.

좀골담초.jpg » 내몽골 조림 식물인 좀골담초. 산림청 제공

네 번째, 사막화 지역 식생복원이 황사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을까? 현지 연구결과를 보면, 식물 잎의 면적(피도)이 땅 면적의 10% 정도가 되면 모래 날림이 70~80% 정도 감소했다. 식물 잎의 피도 10%는 종자 뿌리고 몇 년간 잘 관리해 주면 얻을 수 있는 수준이다.

다섯 번째, 사막화 지역 복원의 마지막 성공 요인은 바로 자연의 힘이다. 아무리 인간이 온 힘을 다해서 가축의 접근을 막고, 울타리 설치하고, 적합한 종자를 뿌려주어도 적절한 시기에 비가 와 주지 않으면 생태계 복원은 기대만큼 성과를 낼 수 없다. 

2012년부터 환경부가 중심이 되어 한·중·일이 황사 공동연구단을 구성해서 황사 문제 해결을 위해 3국 간 협력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황사 공동연구단은 황사 발생과 이동을 연구하는 1그룹과 황사 발생지 현장과 생태계 복원을 연구하는 2그룹이 있다. 한·중·일 협력연구 초기에는 3국의 의견이 달라 힘들었지만 해가 갈수록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으며, 매년 여러 차례 황사 전문가들과 3국 환경부가 머리를 맞대고 황사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지난 7월 갔다 온 내몽골 황사 발생지의 현장 방문 연구는 우리에게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첫째, 우리가 사막화 지역 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생태계는 회복되고 그 결과 황사 발생은 앞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둘째, 최근 관심사인 미세먼지 해결도 황사처럼 이웃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서 해결해 볼 것을 제안한다.

2015년까지 많이 발생했던 황사는 올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해 미세먼지보다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십 년간 우리나라 황사 발생 횟수와 일수를 보면, 2010년에 15회 발생에 26일 관측으로 가장 잦았고, 올해는 지금까지 3회 발생에 5일 관측으로 가장 뜸했다. 평균적으로 보면 황사는 매년 8회 발생에 15일 정도 관측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황사는 이르면 2월부터 관측되고, 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2018년의 경우 초겨울인 11월 말과 12월 초에도 관측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는 주로 몽골, 중국 황토고원, 내몽골 건조지역에서 강한 바람이나 지형에 의해 만들어진 난류에 의해서 다량의 흙먼지가 공중으로 떠올라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서 떨어지는 현상이다. 

이은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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