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사냥꾼'의 왕 발견

조홍섭 2012. 0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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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서 길이 3㎝ 구멍벌 발견, 낫 모양 턱 두드러져

거미 등 먹이에 침 놓아 이벌레 깰 때까지 신선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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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신종 구멍벌. 거대한 턱이 눈길을 끈다. 사진=킴제이.  

 

나나니벌이나 조롱박벌 등 구멍벌에 속하는 작은 벌들은 마취 사냥의 명수이다. 이들은 메뚜기, 노린재, 거미 등의 몸에 침을 놓아 마취시킨 뒤 땅속에 파놓은 구멍에 넣고 알을 낳는데,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그때까지 신선하게 보관된 먹이를 먹고 땅 밖으로 나온다.
 

이런 구멍벌 마을에 괴물이 출현했다. 길이가 무려 3㎝에 낫처럼 날카롭게 생긴 턱을 지닌 새로운 속의 구멍벌이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됐다. 이 정도 크기이면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대형 포식 벌인 장수말벌과 비슷하다.
 

린 킴제이 미국 캘리포니아 대 버클리 캠퍼스 교수팀은 지난해 술라웨시 섬 남동부에서 엄청나게 큰 검은 몸집에 날카로운 턱을 지닌 전혀 새로운 구멍벌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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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구멍벌의 옆 모습. 사진=킴제이.

 

이 벌은 약 80년 전 채집돼 베를린 자연사박물관에도 소장돼 있었던 것을 미카엘 올이 독립적으로 발견했다. 두 연구자는 생물다양성을 다루는 공개 국제학술지 <주키스> 23일치에 새로 발견한 마취 사냥꾼을 공동으로 보고했다.
 

이 벌에는 ‘메갈라라 가루다’라는 학명을 붙였는데, 앞의 속명은 커다란 구멍벌이라는 뜻이고 종명인 가루다는 인도네시아의 상징으로서 반은 인간이고 반은 매인 상상의 동물이자 새들의 왕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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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이 최근 함백산에서 발견한 구멍벌의 일종인 참빗은주둥이벌. 길이는 1㎝이며 꽃파리를 잡아 땅속 구멍에 저장한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이 벌은 살아있는 상태로는 아직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어 어떤 동물을 먹이로 삼는지 긴 턱으로는 무슨 행동을 하는지 등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큰 몸집과 턱이 있는 데 비춰 수컷이 짝짓기를 하는 동안 큰 턱으로 암컷을 움켜쥐거나 적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쓸 것으로 추정했다.

 

■ 기사가 인용한 원문 정보

Lynn S. Kimsey, Michael Ohl
ZooKeys 177: 49–57, doi: 10.3897/zookeys.177.2475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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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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