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뺨검둥오리에 흰뺨이 없다

윤순영 2013. 10. 11
조회수 21555 추천수 0

수수하고 친근한 '우리 오리', 이름만 가지곤 구분 어려워

우리나라서 번식, 가을엔 철새 대거 합류 큰 무리 형성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YS1_9413[1].jpg » 도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흰뺨검둥오리. 

 

흰뺨검둥오리는 전국에 걸쳐 서식하는 텃새이다. 하지만 요즘 북쪽에서 번식한 새로운 무리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텃새에 철새가 합류하니 개체수가 늘어나 이 오리를 만날 기회가 더 많아졌다. 흔히 볼 수 있는 새라 무관심하지만 가족애 부부애가 너무나도 좋은  새이기도 하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DSC_3846[1][1].jpg

 

여름에는 암수 한 쌍이 짝을 지어 하천의 갈대, 줄, 창포 등 습지 식물이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전형적인 물가 습지 초원에서 살아간다. 겨울이 되면 짝을 이룬 개체가 모여들어 큰 무리를 형성한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SY3_9628[1].jpg » 저녁 무렵 하천에서 휴식을 취하는 흰뺨검둥오리 가족.

 

넓은 호수나 연못, 습지, 간척지, 논이나 하천 등지에서 먹이 활동을 위해 집단으로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오리류에 속하기 때문에  물가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초원이나 얕은 숲의 가장자리, 심지어 나무 위에서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SC_0121[1].jpg » 나무 위에 올라가 휴식을 하는 흰뺨검둥오리 부부. 

 

크기변환_dnsYS2_0125.jpg » 알을 품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경계의 눈초리가 매섭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YS1_0793[1].jpg » 새끼를 거느리고 평화롭게 연못을 오가는 흰뺨검둥오리 어미.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DSC_4504~2[1].jpg » 연잎에 올라가 날갯짓을 하는 흰뺨검둥오리 새끼. 

 

몸을 숨기기에 적당한 풀숲에 둥지를 틀고, 4~7월에 걸쳐 한 번에 10~12개의 알을 낳는다. 주로 암컷이 알을 품으며 기간은 21~23일이고, 수컷은 둥지 주변에서 끊임없이 천적과 환경 변화에 경계의 눈초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DSC_6576[1][1].jpg » 무르익은 논 위를 날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무리.

 

먹이로는 수초의 어린 싹이나 잎, 줄기 등을 선택하기도 하고, 초본류의 종자, 곡물류 등을 먹기도 한다. 그밖에 지상에 서식하는 곤충류나 수중 또는 육상의 습한 곳에서 찾아내는 무척추동물, 어류 등 동물성 먹이도 섭취한다. 언제 봐도 우리 곁에 화려하지 않은 모습으로 다정다감하게 다가오는 정겨운 새다.

 

그러나 이름은 이 새의 겉모습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도시에서 처음 새를 접하는 사람이 "그런데 흰뺨이 어디 있어요?"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흰뺨검둥오리에서 희다고 할 수 있는 부위는 뺨이 아니라 눈썹선이고, 그것도 엄밀하게 말한다면 흰 것이 아니라 옅은 갈색이다. 뺨은 눈썹선보다 더 어두운 갈색이다. 그래서 이 오리의 이름을 듣고 "흰뺨'을 찾으려 해도 허사이다.

 

다음은 '검둥오리' 부분인데, 아무리 봐도 이 오리는 검지 않고 갈색이다. 수컷의 고리덮깃 색이 검긴 하지만 몸의 일부일 뿐이다. 빛깔로만 보면 이 오리는 대표적인 '갈색오리'이다.

 

white.jpg » 흰뺨오리. 대체로 검은 몸빛깔을 한데다 뺨에 흰 무늬가 있다.

 

사실 흰뺨검둥오리란 이름에 꼭 맞는 오리가 있다. 수컷의 뺨에 선명한 흰색인데다 배 부위를 빼고 몸 대부분이 진한 검은 색이다. 그리고 이 새에게는, 당연하게도 '흰뺨오리'란 이름이 붙어있다.

 

흰뺨검둥오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검은 부리 끝의 노란색이다. 보통 탐조가들이 이 새를 식별할 때 포인트가 이것이다. 참고로, 이 새의 영어 명칭은 '동쪽에 사는 부리 끝이 노란 오리'란 뜻이다.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http://윤순영자연의벗.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김포의 재두루미 지킴이. 한강 하구 일대의 자연보전을 위해 발로 뛰는 현장 활동가이자 뛰어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메일 : crane517@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crane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개구리 잡고, 딱정벌레 잡고…더워도 호반새는 지치지 않았다개구리 잡고, 딱정벌레 잡고…더워도 호반새는 지치지 않았다

    윤순영 | 2018. 08. 03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불에 달군 듯 붉은 부리의 여름철새, 7월말 번식개구리, 도마뱀, 딱정벌레 이어 마지막 잔치는 뱀 40도를 육박하는 엄청난 폭염이 찾아왔다.&...

  • 새끼가 76마리? 어느 비오리 엄마의 ‘극한 육아’새끼가 76마리? 어느 비오리 엄마의 ‘극한 육아’

    조홍섭 | 2018. 07. 26

    미국 미네소타 호수서 조류 사진가 촬영남의 알 받은 데다 이웃 새끼 입양한 듯 “새끼를 몇 마리 입양한 비오리 같네요”지난달 23일 미국인 아마추어 조류 사진가인 브렌트 시제크는 미네소타주 베미지 호수에서 촬영한 사진을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 ‘살아있는 보석’ 동박새, 광릉숲에 자리 잡았나‘살아있는 보석’ 동박새, 광릉숲에 자리 잡았나

    윤순영 | 2018. 07. 13

    붓 모양 돌기로 동백꽃 즐겨 빠는 남부지방 텃새포천 국립수목원서 애벌레 사냥…둥지는 안 틀어동박새란 이름을 들으면 동백꽃이 생각난다. 동백꽃의 곁에는 언제나 동박새가 있다. 동박새는 동백나무가 많은 우리나라 남해안과 섬 등지에서 서식하는...

  • 코앞에 달려든 매의 눈…10초가 길었다코앞에 달려든 매의 눈…10초가 길었다

    윤순영 | 2018. 07. 03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어청도에 뿌리 내려 사는 매난공불락 벼랑 위 둥지, 5대가 물려 받아풀숲 등 '지정석'에 먹이 감추고 쉬기도 경계심 없이 접근한 매, 강렬한 여운 남아지인으로부터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리 어청도에 매가 있...

  • 큰 망토 두른 후투티 ‘추장’은 땅강아지를 좋아해큰 망토 두른 후투티 ‘추장’은 땅강아지를 좋아해

    윤순영 | 2018. 06. 07

    머리 장식 깃이 독특한 여름 철새, 종종 텃새로 눌러 앉아인가 깃들어 사람과 친숙…알에 항균물질 바르는 행동도후투티를 보면 새 깃털로 머리를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