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뺨검둥오리에 흰뺨이 없다

윤순영 2013. 10. 11
조회수 23048 추천수 0

수수하고 친근한 '우리 오리', 이름만 가지곤 구분 어려워

우리나라서 번식, 가을엔 철새 대거 합류 큰 무리 형성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YS1_9413[1].jpg » 도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흰뺨검둥오리. 

 

흰뺨검둥오리는 전국에 걸쳐 서식하는 텃새이다. 하지만 요즘 북쪽에서 번식한 새로운 무리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텃새에 철새가 합류하니 개체수가 늘어나 이 오리를 만날 기회가 더 많아졌다. 흔히 볼 수 있는 새라 무관심하지만 가족애 부부애가 너무나도 좋은  새이기도 하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DSC_3846[1][1].jpg

 

여름에는 암수 한 쌍이 짝을 지어 하천의 갈대, 줄, 창포 등 습지 식물이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전형적인 물가 습지 초원에서 살아간다. 겨울이 되면 짝을 이룬 개체가 모여들어 큰 무리를 형성한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SY3_9628[1].jpg » 저녁 무렵 하천에서 휴식을 취하는 흰뺨검둥오리 가족.

 

넓은 호수나 연못, 습지, 간척지, 논이나 하천 등지에서 먹이 활동을 위해 집단으로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오리류에 속하기 때문에  물가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초원이나 얕은 숲의 가장자리, 심지어 나무 위에서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SC_0121[1].jpg » 나무 위에 올라가 휴식을 하는 흰뺨검둥오리 부부. 

 

크기변환_dnsYS2_0125.jpg » 알을 품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경계의 눈초리가 매섭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YS1_0793[1].jpg » 새끼를 거느리고 평화롭게 연못을 오가는 흰뺨검둥오리 어미.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DSC_4504~2[1].jpg » 연잎에 올라가 날갯짓을 하는 흰뺨검둥오리 새끼. 

 

몸을 숨기기에 적당한 풀숲에 둥지를 틀고, 4~7월에 걸쳐 한 번에 10~12개의 알을 낳는다. 주로 암컷이 알을 품으며 기간은 21~23일이고, 수컷은 둥지 주변에서 끊임없이 천적과 환경 변화에 경계의 눈초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DSC_6576[1][1].jpg » 무르익은 논 위를 날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무리.

 

먹이로는 수초의 어린 싹이나 잎, 줄기 등을 선택하기도 하고, 초본류의 종자, 곡물류 등을 먹기도 한다. 그밖에 지상에 서식하는 곤충류나 수중 또는 육상의 습한 곳에서 찾아내는 무척추동물, 어류 등 동물성 먹이도 섭취한다. 언제 봐도 우리 곁에 화려하지 않은 모습으로 다정다감하게 다가오는 정겨운 새다.

 

그러나 이름은 이 새의 겉모습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도시에서 처음 새를 접하는 사람이 "그런데 흰뺨이 어디 있어요?"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흰뺨검둥오리에서 희다고 할 수 있는 부위는 뺨이 아니라 눈썹선이고, 그것도 엄밀하게 말한다면 흰 것이 아니라 옅은 갈색이다. 뺨은 눈썹선보다 더 어두운 갈색이다. 그래서 이 오리의 이름을 듣고 "흰뺨'을 찾으려 해도 허사이다.

 

다음은 '검둥오리' 부분인데, 아무리 봐도 이 오리는 검지 않고 갈색이다. 수컷의 고리덮깃 색이 검긴 하지만 몸의 일부일 뿐이다. 빛깔로만 보면 이 오리는 대표적인 '갈색오리'이다.

 

white.jpg » 흰뺨오리. 대체로 검은 몸빛깔을 한데다 뺨에 흰 무늬가 있다.

 

사실 흰뺨검둥오리란 이름에 꼭 맞는 오리가 있다. 수컷의 뺨에 선명한 흰색인데다 배 부위를 빼고 몸 대부분이 진한 검은 색이다. 그리고 이 새에게는, 당연하게도 '흰뺨오리'란 이름이 붙어있다.

 

흰뺨검둥오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검은 부리 끝의 노란색이다. 보통 탐조가들이 이 새를 식별할 때 포인트가 이것이다. 참고로, 이 새의 영어 명칭은 '동쪽에 사는 부리 끝이 노란 오리'란 뜻이다.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http://윤순영자연의벗.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김포의 재두루미 지킴이. 한강 하구 일대의 자연보전을 위해 발로 뛰는 현장 활동가이자 뛰어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메일 : crane517@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crane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평생 한 번 보기 힘든 희귀 나그네새 검은뺨딱새평생 한 번 보기 힘든 희귀 나그네새 검은뺨딱새

    윤순영 | 2019. 06. 11

    잠깐 마주쳤던 기억만 남기고 훌쩍 날아가검은뺨딱새는 1987년 5월 대청도에서 1개체가 처음으로 확인된 이후 1988년 대청도, 2004년 어청도, 2005년 소청도, 2006년에는 전남 홍도에서 관찰됐다. 기록이 손꼽을 만큼만 있는 희귀한 새다. 지난 ...

  • 오렌지빛 가슴의 나르키소스, 황금새를 만나다오렌지빛 가슴의 나르키소스, 황금새를 만나다

    윤순영 | 2019. 05. 13

    어청도 찾은 희귀 나그네새…사람 두려워 않는 앙징맞은 새황금은 지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물질이다. 밝은 황색 광택을 내고 변색하거나 부식되지 않아 높게 치는 금속 가운데 하나다.이름에 황금을 올린 새가 있다. 월동지와 번식지를 오가면서 ...

  • “날개가 투명한 나비 보셨나요?”“날개가 투명한 나비 보셨나요?”

    조홍섭 | 2019. 03. 12

    안데스 운무림서 촬영…포식자 회피 추정하지만 생태는 수수께끼날개를 통해 배경이 선명하게 보이는 투명한 나비가 중앙·남 아메리카에 산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 나비 사진이 2018년 생태학자들이 찍은 ‘올해의 사진’으로 뽑혔다.과학기술과 의학...

  • 개구리 잡고, 딱정벌레 잡고…더워도 호반새는 지치지 않았다개구리 잡고, 딱정벌레 잡고…더워도 호반새는 지치지 않았다

    윤순영 | 2018. 08. 03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불에 달군 듯 붉은 부리의 여름철새, 7월말 번식개구리, 도마뱀, 딱정벌레 이어 마지막 잔치는 뱀 40도를 육박하는 엄청난 폭염이 찾아왔다.&...

  • 새끼가 76마리? 어느 비오리 엄마의 ‘극한 육아’새끼가 76마리? 어느 비오리 엄마의 ‘극한 육아’

    조홍섭 | 2018. 07. 26

    미국 미네소타 호수서 조류 사진가 촬영남의 알 받은 데다 이웃 새끼 입양한 듯 “새끼를 몇 마리 입양한 비오리 같네요”지난달 23일 미국인 아마추어 조류 사진가인 브렌트 시제크는 미네소타주 베미지 호수에서 촬영한 사진을 사회관계망 서비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