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천㎞ 떨어진 남ㆍ북극 동시 존재 생물 235종

조홍섭 2009. 02. 18
조회수 20779 추천수 0
돌고래 5종ㆍ바닷새 6종ㆍ갑각류 100종 등
“바다는 컨베이어벨트처럼 흘러 서로 섞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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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북극과 남극을 왕복하는 새가 있다. 북극제비갈매기는 북극에 가까운 곳에서 번식을 마치고 겨울을 나기 위해 지구를 가로질러 남극 가까운 곳으로 날아간다. 해마다 두 번 여름을 맞기 위해서다. 이 새는 평생 지구에서 달까지 왕복하는 거리를 난다. 1년에 한 번 둥지를 틀 때를 빼고는 늘 날고 있다.
 
북극제비갈매기나 일부 고래처럼 남극과 북극을 넘나드는 놀라운 동물도 있지만 대부분의 동물에게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 그래서 북극에는 펭귄이 없고 남극에는 북극곰이 없다.
 
그러나 최근의 국제적 조사 결과 적어도 235종의 생물이 1만 1천㎞나 떨어져 있는 남극과 북극 모두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바다달팽이, 해삼, 갑각류 등 작은 생물이 그들이다.
 
전 세계 25개국 500여 과학자가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는 또 남극과 북극의 바다가 이제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놀랄 만큼 다양하고 많은 생물로 차 있으며,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추위를 좋아하는 생물들이 점차 극지방으로 이동하고 있음도 드러났다.
 
Untitled-15 copy.jpg조사단의 빅토리아 외들리 박사는 “100년 전이라면 스콧 같은 남극 탐험가들이 사방에서 눈만을 보았겠지만 이제 우리는 곳곳에서 생물을 본다”고 말했다.
 
이 조사는 2000년 ‘국제 극지의 해’를 기념해 80개 국이 참가해 시작한 ‘해양생물센서스’의 일환이며 최종 보고서는 2010년에 나온다.
 
남·북극에서 모두 발견된 생물은 돌고래 5종, 바닷새 6종, 갑각류 약 100종 등 모두 235종인데, 동일종인지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최종 확인될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이 조사 결과로 두 극지의 생물이 어디서 기원했으며 어떻게 양 극단으로 나뉘어 분포하게 됐는지가 앞으로의 흥미로운 연구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에 참여한 과학자 론 오도는 <비비시 뉴스> 인터넷판에서 “전 세계의 바다는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처럼 흘러 서로 섞이기 때문에 수많은 동물의 알과 유생이 옮겨다닐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극지방의 깊은 바다 온도가 영하 1도이고 적도 심해의 온도가 4도여서 온도가 이동의 장애는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극과 북극에서는 각각 100만 종의 생물이 기록됐으며, 남극에서 발견된 생물의 절반가량은 세계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제까지 남극대륙은 여러 개의 분리된 생태계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에서 남극 주변 바다 밑바닥에는 매우 빠른 조류로 하나로 통합된 생태계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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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남극은 추운 곳을 좋아하는 생물의 대피처 구실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종 진화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데, 빙하가 밀려왔다 후퇴할 때 고립된 생물이 세계 곳곳으로 퍼지는 역할을 한다.
 
또 북극에서는 플랑크톤이 소형화하는 추세가 발견됐는데, 생태계의 기초에서 벌어지는 이런 현상이 먹이사슬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됐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해양생물센서스 홈페이지(각종 보고서와 사진, 동영상을 볼 수 있다)=http://com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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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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