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폐수처리장 '생태독성' 되레 키워

조홍섭 2009. 02. 24
조회수 10321 추천수 0
57곳 중 8곳, 방류수가 유입수보다 독성 높아
오염물질 제거 위한 약품 투입, 공정 때문인 듯
 
 
전국 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57곳 가운데 8곳이 지난해 유입된 폐수보다 오히려 ‘생태독성’이 더 높은 방류수를 내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생태독성이란 폐수가 생태계에 끼치는 독성으로, 실험용 물벼룩을 폐수에 집어넣어 생존율과 활동 능력의 변화를 측정해 평가한다.

 
23일 환경오염평가 전문 업체인 네오엔비즈 환경안전연구소가 최근 환경부에 낸 ‘폐수종말처리시설 생태독성 배출 실태 파악 및 독성 원인 탐색’이란 연구용역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이 연구소가 전국 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장 57곳으로 유입된 폐수와, 처리 뒤 내보낸 방류수를 대상으로 생태독성을 측정했더니 8곳의 방류수 생태독성 값이 유입된 폐수보다 더 높았다. 8곳은 경북 경산산단의 처리시설 2곳과 경기 검준·파주첨단, 전북 군장·익산, 충남 월산, 경북 화산산단의 처리시설이었다.

 
하루 3천여t의 폐수를 처리하는 경산산단 산업폐수종말처리장에서는 24시간 노출 기준 생태독성 값이 유입수에서는 1.4였으나 방류수에서는 9.3이었다. 주로 염색업체들의 폐수를 하루 8천여t 처리하는 검준산단에서는 1.7이었던 유입수의 생태독성 값이 방류수에선 5.0으로 높아졌다. 군장산단과 파주 첨단산단에서는 1.3이었던 유입수 생태독성 값이 방류수에서는 각각 3.7, 1.9로 높아졌다.

 
유입수에서 독성이 낮았던 물질이 여러 처리 공정을 거치면서 독성이 강하게 바뀌었거나, 폐수 처리에 넣은 염소 같은 약품에 의해 독성이 새로 유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생태독성을 낮추는 데 있어 현재 폐수종말처리장에 설치되고 있는 고도처리 시설은 그리 효율적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고도처리 시설은 생태독성 관리가 목적이 아니라 기존의 수질오염 물질 제거가 목적이기 때문에 생태독성 저감에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며 “각 처리시설에서 독성 유발 원인 물질을 먼저 파악해 수질오염 물질 관리와 독성물질 저감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폐수종말처리시설은 방류수의 생태독성 값이 1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상훈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은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하지만, 대장균 처리를 위해 최종 방류수에다 염소를 투입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염소 처리를 오존 처리 방식으로 바꾸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H*@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태그 :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초콜릿의 눈물…‘상아 해안’에 코끼리 대신 카카오 농장초콜릿의 눈물…‘상아 해안’에 코끼리 대신 카카오 농장

    조홍섭 | 2020. 10. 30

    한때 서식 중심지, 이젠 보호구역 25곳 중 21곳서 절멸국립공원 안에도 불법 카카오 농장19세기 말 프랑스가 식민지로 개척한 코트디부아르는 ‘상아 해안’이란 말뜻 그대로 서아프리카에서 코끼리가 가장 많이 살던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조사 ...

  • 어린이집 마당을 잔디로 바꾸자 ‘면역강화 박테리아’ 늘었다어린이집 마당을 잔디로 바꾸자 ‘면역강화 박테리아’ 늘었다

    조홍섭 | 2020. 10. 29

    하루 1시간 반 흙 만지고 자연물 갖고 놀자 피부와 장내 미생물 변화, 면역체계 강화도시민은 과거보다 훨씬 깨끗한 환경에서 사는 데도 아토피와 알레르기 같은 질환은 더 늘어난다. 그 이유를 자연과 접촉이 줄면서 우리 몸의 미생물 다양성이...

  • 모랫둑 쌓아 설탕물 빼내는 개미의 ‘집단 지성’모랫둑 쌓아 설탕물 빼내는 개미의 ‘집단 지성’

    조홍섭 | 2020. 10. 28

    모래로 사이펀 만들어 익사 줄이고 손쉽게 설탕물 확보사람 말고도 도구를 쓰는 동물은 침팬지, 까마귀, 문어, 개미 등 많다. 그러나 고체가 아닌 다루기 까다로운 액체 먹이를 얻는 데 도구를 쓰는 동물은 훨씬 적다. 침팬지는 깊은 구멍 ...

  • 고양이 ‘윙크’는 미소, “대화 시작하자”는 신호고양이 ‘윙크’는 미소, “대화 시작하자”는 신호

    조홍섭 | 2020. 10. 27

    낯선 이도 윙크하면 접근 허용…긍정적 소통수단 확인한 쪽 눈을 살짝 감았다 뜨는 윙크는 사람의 묘한 소통수단이지만 고양이도 비슷한 행동을 한다. 고양이 ‘윙크’는 두 눈을 서서히 감아 실눈 또는 감은 상태를 잠깐 유지하다 뜨는 동작이다...

  • 올해의 ‘뚱보’ 곰, 640킬로 ‘747' 선정올해의 ‘뚱보’ 곰, 640킬로 ‘747' 선정

    조홍섭 | 2020. 10. 26

    브룩스강 연어 잡이 나선 2200여 불곰 대상 온라인 투표 결과점보기에서 이름을 얻은 이 거대한 수컷 불곰이 연어 사냥 명당에 나타나면 다른 불곰은 자리다툼은커녕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기 바쁘다. 미국 알래스카 캐트마이 국립공원 및 보호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