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사업성 분석 6개 시나리오 중 절반 "경제성 없다" 결론

조홍섭 2009. 01. 14
조회수 9281 추천수 0
 국토부, 사업타당성 조사 보고서 공개
 
 
경인운하의 사업성을 따지는 여섯 가지 세부 시나리오 중 절반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용역을 맡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를 무시한 채 경제성이 있다는 시나리오를 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해양부는 14일 한국개발연구원이 분석한 ‘경인운하사업 수요예측 재조사, 타당성 재조사 및 적격성 조사’ 보고서 요약본을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굴포천 방수로용 너비 40m에서 운하용으로 추가로 넓혀진 나머지 40m 구간을 경인운하 공사비에 포함하지 않는 경우에만 ‘비용 대비 편익’(B/C)이 1을 넘었다. 경제성의 잣대인 이 수치는 1을 넘어야 편익이 더 많아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운하용으로 너비가 추가로 확대된 굴포천 방수로 구간을 경인운하 비용으로 포함하는 시나리오에서는 통행료 과다에 상관 없이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모두 1미만(0.889~0.906)이었다. 2003년 감사원 감사보고서와 2005년 민관이 참여한 ‘굴포천 유역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합의 내용을 보면, 굴포천 수로의 80m 중 40m는 경인운하 사업으로 돼 있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은 굴포천 추가 너비 40m 부분을 비용 항목에서 빼고 제방도로의 통행료 기준을 연구원 자체 제시 요금(1322원)으로 삼은 시나리오(비용 대비 편익 비율 1.065)가 가장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원은 “너비가 추가된 부분은 운하용이라는 논리가 있어 시나리오로 반영했지만, 모두 방수로용이라는 지적이 더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두 시나리오의 중간 단계로, 운하용 40m 구간을 운하 사업비에 넣지 않되 운하를 따라 건설될 제방도로의 포장비와 톨게이트 운영비만 비용에 넣고 국토부 계획 요금을 기준으로 한 시나리오에서도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0.963에 그쳤다. 요금 기준을 연구원 잣대로 삼을 경우 비율은 1.030이었다. 제방도로 포장은 방수로 사업의 목적인 치수와 무관하고 운하와 함께 조성되는 인천·김포 터미널을 연결하는 구실을 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요약본 3쪽에서 제방도로를 경인운하 사업에 포함시키면서도 이 시나리오를 최종 선택하지 않았다. 제방도로에 따른 편익은 모두 반영하고서도, 비용 계산에서만 제외한 것이다.

 
보고서 요약본은 운하 요금에 대해 “강-바다 겸용선박(RS선)은 건조비용, 속도 및 요금 추정이 어려워 현행 컨테이너선의 요금 수준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운하 구간에 다니지도, (선체가 교량에 걸려) 다닐 수도 없는 컨테이너선을 기준으로 한 조사를 토대로 지난 5일 “운하가 조성되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당 물류비를 6만원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경제성 분석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듯 “경제성 분석 외에 정책적 분석과 지역 균형발전 세 항목을 모두 고려했다”고 주장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경인운하 편익 곳곳 부풀리기
송도신항 4월 착공...인천항 대체효과 '신기루'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인운하를 건설하면 2조585억원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편익을 뜯어보면 곳곳에서 부풀린 흔적이 드러난다.

 
 ■편익의 24%는 신기루
 
케이디아이는 경인운하 건설로 발생하는 전체 편익 가운데 약 4분의 1인 4869억원이 인천항 대체 효과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즉 경인운하의 인천터미널을 지으면 포화상태에 이른 인천항에서 발생하는 재항 비용(항구에 정박하는 비용 2258억원)과 하역 비용(2611억원)이 절감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편익은 인천항이 확장되면 사라진다. 인천항만공사는 오는 2020년까지 컨테이너 23개 선석과 일반 잡화 7개 선석 등 모두 30개 선석을 인천 송도신항에 건설할 계획이다. 이 중 컨터이너 6개 선석과 일반 잡화 3개 선석은 경인운하의 영업이 시작되는 2013년까지 건설한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해 12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해 이미 송도신항 설계에 착수했으며, 오는 4월 착공할 계획이다.

 
케이디아이 관계자도 “항만이 적기에 확충되면 경인운하로 인한 편익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뒤늦게 경인운하의 편익을 보장하기 위해 인천항 확장 계획을 수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미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인천신항 건설 계획을 포기하거나 바꿀 경우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갈등이 예상된다.

 
물류비 절감 효과도 엉터리로 드러나고 있다. 케이디아이 보고서는 부산∼인천∼김포까지 4천톤급 배를 통해 컨테이너 250티이유(TEU: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개)를 수송할 때 컨테이너 1 티이유당  6만원의 물류비 절감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 정의택 수자원개발처 부장은 “2006년 네덜란드 데하베(DHV)사의 분석자료로 물류비 절감 효과를 산정했다”고 말했다. 최근 물동량 및 물류비용에 대한 조사도 없이 3년 전 연구 용역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운하 건설때의 물류비 절감 효과를 산정한 셈이다. 그동안 데하베의 보고서는 경제성이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토지조성 편익도 부풀려
 
 
케이디아이는 경인운하의 인천터미널 배후단지(108만㎡), 김포 터미널 배후단지(198만㎡)를 6300억원을 들여 개발하면 토지 분양 등으로 7956억원의 편익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토지조성 편익은 전체 편익의 38.6%를 차지한다. 국토부는 토지 분양가격을 인천 3.3㎡당 250만원, 김포는 277만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인천의 한 항만 관련업체 관계자는 “항만 배후단지에 집을 지을 것도 아니고 화물적치장 등으로 써야 하는데 분양 예상 금액이 너무 높다”며 “경제가 어려워 땅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금액으로 누가 땅을 분양받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케이디아이도 보고서에서 토지분양가격, 분양률 및  분양 면적에 따라 비용 대비 편익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배후단지 땅이 팔리지 않으면 경제성이 크게 떨어질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편, 케이디아이는 애초 경인운하를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때 보장한 투자수익률(6.06%)을 맞추려면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해 공공부문이 직접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민자로는 이익이 없으니 국민세금으로 건설하자는 것이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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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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