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낀 심해어 첫 발견

조홍섭 2009. 01. 09
조회수 20510 추천수 0
1천m 심해서 렌즈 이용해 빛 모아
태평양 등 서식 갈색주둥이 스푸크피시
 

스푸크피시.jpg

  • 주변 빛을 모으는 안경 구실을 하는 기관이 달린 심해어 스푸크피시의 모습. 
 
눈 속의 렌즈 뿐 아니라 눈 옆에 달린 한 쌍의 거울까지  동원해 캄캄한 물 속에서 먹이를 찾는 태평양 열대 심해어가 처음으로 산 채로 잡혔다고 <비비시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유령처럼 투명한 몸통에 빨간 눈을 갖고 있는 `갈색주둥이 스푸크피시'(학명 Dolichopteryx longipes)란 이름의 이 물고기는 120년 전부터 그 존재가 알려져  있었지만 살아 있는 개체가 잡히기는 처음이다.
 

독일 튀빙겐 대학과 영국 브리스톨 대학 연구진은 자신들이 통가 근해에서 잡은 이 물고기가 주변의 빛을 모아 눈으로 보내기 위해 거울을 진화시킨 최초의  등뼈동물임이 확인됐다고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근 5억년에 걸친 등뼈동물의 진화 역사에 걸쳐, 지구상에 명멸한  수천종의 등뼈동물을 통틀어 유일하게 이 물고기는 모든 눈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광학적 문제, 즉 어떻게 사물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느냐 하는 문제를 거울로 해결했다"고 밝혔다.
 

스푸크피시는 태평양과 대서양 및 인도양의 열대 및 온대 지역  수심  1천m에서 사는 작은 심해어로 겉보기엔 눈이 4개 달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눈은 두  개이며 각각의 눈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안쪽에 있는 부분은 위로  향해  희미한 빛을 모으며 머리 양 옆에 불쑥 튀어나온 다른 부분은 아래쪽 빛을  모으는  독특한 게실(憩室: 곁주머니)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게실형 눈은 거울을 이용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모든 등뼈동물 중에서도 특이한 것이다.
 

연구진은 "1천m 깊이의 물 속에서는 빛이 거의 통과하지  않으며  스푸크피시는 다른 심해어들처럼 약간의 빛이나마 최대한 이용하려고 적응한 것"이라면서 "심해에서는 이들이 먹잇감으로 찾고 있는 다른 동물들이 내는 생물발광이  유일한  빛이며 게실형 눈은 이런 빛의 영상을 만들어내 아래 쪽에도 움직이는 동물이 있음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눈거울은 구아닌결정체로 이루어진 작은 판들이 여러 겹으로 쌓인  구조로 돼 있는데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거울의 곡선형 표면 안쪽 판들이 정확한 방향성을 갖고 있어 반사된 빛을 스푸크피시위 망막에 완벽하게 모은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극도로 희미하고 얼핏 스쳐가는 빛까지 포착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먹느냐 먹히느냐가 순식간에 갈리는 심해에서 엄청난 이점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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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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