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빙어, 오염된 호수에서 대량으로 잡힌다

조홍섭 2008. 12. 09
조회수 16357 추천수 0
01814498_P_0 copy.jpg빙어는 투명한 속살 때문에 깨끗한 물에만 사는 어종으로 인식된다. 겨울철 수족관에 살아 있는 빙어를 싣고 다니는 차량에서 빙어를 사 통째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빙어는 ‘호수의 요정’이라는 별명과는 어울리지 않게 오염된 물에서도 잘 사는 어종이어서 먹을 때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더러운 물에도 사는 만큼 몸에 기생충은 물론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빙어가 더러운 물에서도 살 수 있는 것은 수질보다 수온이 서식에 절대적 요인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완옥 중부내수면연구소 연구원은 9일 “빙어는 냉수성 어종으로 수온이 섭씨 20도를 넘으면 살지 못하지만, 수온 조건이 맞으면 다소 더러운 물에도 잘 사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질이 나쁘더라도 수심이 10m 이상인 인공호수는 여름에도 저층의 수온이 20도 이하로 유지되므로 빙어의 서식지가 된다는 것이다. 여름엔 보이지 않던 빙어가 겨울에는 표층의 수온이 내려가면서 나타나는 비밀이 여기에 있는 셈이다.
 
충남 서산 간월호 주변 주민들과 함께 간월호 오염 개선 캠페인을 펼치는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사람들’의 최병성 목사는 “간월호 수질은 현재 농업용수로도 쓰기 어려울 만큼 오염이 심하지만, 요즘 빙어가 대량 잡혀 수도권 수산시장 등지로 반출되고 있다”며 “빙어가 겉으로 깨끗해 보여도 어디서 잡힌 것인지도 모른 채 날로 먹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태그 :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얼어붙은 설원의 다람쥐, ‘도토리 점심’만 먹을까?얼어붙은 설원의 다람쥐, ‘도토리 점심’만 먹을까?

    조홍섭 | 2020. 09. 18

    캐나다 북극토끼 사체 청소동물 24종, 4종의 다람쥐 포함 캐나다 북서부 유콘 준주의 방대한 침엽수림에서 눈덧신토끼는 스라소니 등 포식자들에게 일종의 기본 식량이다. 눈에 빠지지 않도록 덧신을 신은 것처럼 두툼한 발을 지닌 이 토끼는 ...

  • ‘노래하는 고대 개' 뉴기니서 야생종 발견‘노래하는 고대 개' 뉴기니서 야생종 발견

    조홍섭 | 2020. 09. 17

    `늑대+고래’ 독특한 울음 특징…4천m 고원지대 서식, ‘멸종’ 50년 만에 확인오래전부터 호주 북쪽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 뉴기니에는 독특한 울음소리의 야생 개가 살았다. 얼핏 늑대의 긴 울음 같지만 훨씬 음색이 풍부하고 듣기 좋아 ‘늑...

  • ‘겁 없는 야생닭’ 골라 10대 육종했더니 가축 닭 탄생‘겁 없는 야생닭’ 골라 10대 육종했더니 가축 닭 탄생

    조홍섭 | 2020. 09. 16

    1만년 전 가축화 재현 실험…온순해지면서 두뇌 감소 현상도동남아 정글에 사는 야생닭은 매우 겁이 많고 조심스러워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8000∼1만년 전 이들을 가축화하려던 사람들이 했던 첫 번째 일은 아마도 겁 없고 대범한 닭을...

  • 코로나 록다운에 ‘자연이 돌아왔다’…좋기만 할까?코로나 록다운에 ‘자연이 돌아왔다’…좋기만 할까?

    조홍섭 | 2020. 09. 15

    외래종과 밀렵 확산 등 ‘착한, 나쁜, 추한’ 영향 다 나타나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도시 봉쇄)은 못 보던 야생동물을 도시로 불러들였다. 재난 가운데서도 ‘인간이 물러나자 자연이 돌아왔다’고 반기는 사람이 많았다.그러나 록다운의 영향을 종합...

  • ‘태풍 1번지’로 이동하는 제비갈매기의 비법‘태풍 1번지’로 이동하는 제비갈매기의 비법

    조홍섭 | 2020. 09. 11

    강한 태풍이 내는 초저주파 수천㎞ 밖서 감지, 이동 시기와 경로 정하는 듯오키나와에서 번식한 검은눈썹제비갈매기는 해마다 태풍이 기승을 부리는 8월 말 필리핀 해를 건너 인도네시아 섬으로 월동 여행에 나선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해 힘을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