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연구자, 건설업계도 "4대강 정비는 사실상 대운하"

조홍섭 2008.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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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 없는 유람선 보 만들기 납득 안 돼"
"토목사업은 설계변경 쉽다", 정치적 결단 내려지면 기술적 어려움 없어 
 
 
정부가 14조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겠다는 ‘4대강 정비사업’이 한반도 대운하 건설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국토해양부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4대강 정비를 4대강 ‘재탄생 프로젝트’로 추어올렸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대운하 사업과의 직접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은 물론, 주무 부처인 국토해양부와 4대강 정비 용역을 맡은 국책연구원 안에서도 이 사업이 결국 대운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의 한 연구원은 23일 “정부의 최근 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 건설과 기술적 차이가 있지만 각도만 다르게 보면 공통점도 많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보와 준설 공사로 꼽았다. 그는 “4대강 정비사업에서 낙동강에 신설하는 보는 두 개로 대운하 계획의 다섯 개보다는 적고, 보 높이도 4~4.5m로 대운하(10m)와 차이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단 공사를 시작하면 설계변경을 통해 언제든 보 개수를 늘리고 더 깊게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기연은 국토부 발주로 ‘4대강 정비 마스터플랜’ 용역을 맡고 있는 국책연구원이다.

 
4대강 정비를 위해 정부가 이번에 선정한 ‘7개 선도사업지구’도 대운하 사업계획에 나와 있는 화물터미널 터로 바뀔 수 있다. 건기연 연구원은 “대운하 사업에서 낙동강의 대구·구미, 한강의 충주 등이 4대강 정비사업의 선도사업지구 대상지와 겹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4대강 정비방안을 보면 수질 보호를 명분으로 둔치의 농경지를 모두 철거하는 계획이 있는데 대운하 터미널도 둔치에 짓기로 돼 있었다”며 연관성을 의심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4대강 정비사업이라면서 왜 낙동강과 영산강에 유람선을 띄우려 하는지, 이를 위해 보를 짓고 준설을 하는지 잘 짚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4대강 정비사업의 원조는 정부가 애초 10년 단위로 수립해온 ‘4대강 유역종합치수계획’이다. 그런데 유역종합치수계획에는 보 신설도, 유람선 운항 계획도 없다. 이 관계자는 “사업성도 없는 유람선을 위해 보를 만들고 수심을 2m 유지해야 하는지 우리 내부에서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 국민 설득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 정비사업에 참여하려는 한 대형건설사 간부는“4대강 정비를 대운하로 발전시키는 데 기술적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정치적 결단만 내려지면 4대강 정비사업을 대운하 사업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토목사업은 플랜트나 건축 등 다른 어떤 분야보다 설계 변경이 쉽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송창석 기자, 허종식 선임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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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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